2017 8월 노르웨이 3 플롬 , NTR 243

2017. 9. 7. 00:35유럽여행

 

 

이제 다시 Kinsarvik에서 오다 지나친 Voss 쪽을 향해 E16 도로를 달렸다. 가는 중에도 터널이 매우 많았고 구드방겐 못미쳐 E 16 옆으로 5715번 Stalheimskleiva  산악도로를 일부러 들렀다. 지도를 보면 꼬불꼬불 재미있게 생겼는데 막상가보니 경사 18도나 되는 매우 가파르고 운전할 때 주의해야하는 길이지만 폭포들이 중간에 있고 산과 하늘과 길이 조화를 이루는 멋진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산악도로 앞에 호텔이 있었다

사진으로는 잘 표현이 안되는 경사 도로

엄청난 경사가 있는 구비구비 고갯길인데 생각보다 사진으로 표현이 안되네 ㅠ

이 끔찍한 경사길에  자전거를 끌고 올라오는 사람을 목격하고 기가 막혔다

 

구글맵으로 보면 꼬불거리는 구비길이 보인다

 

 

산악도로를 지나쳐 구드방겐 ( Gudvangen ) 에 이르니 페리를 타는 부둣가가 나왔다. 고요한 피오르드 마을의 부둣가는 그야말로 평화롭고 아름다웠다. 날씨도 화창하고 따뜻해서 기분도 상쾌하다. 이제 송네 피오르드 지역이다.

부둣가에서 잠시 휴식하며 간단하게 점심을 사먹고 사람 구경, 물 구경, 산 구경을 했다. 평화로운 마을, 평화로운 시간이다.

 

 

 

 

구드방겐 부둣가, 이곳에서 페리를 타고 송네 피오르드를 감상할 수 있다

 

 

 

 구드방겐 페리 부두의 평화로눈 정경

 

 

 

이제 본격적인 송네 피오르드 지역 그중에서도 아울란 피오르드의 거점도시인 플롬 ( flam ) 으로 가서 비지터센터에서 산악열차표를 예매했다. 안내소의 청년한테 기차의 어느쪽 좌석이 뷰가 좋은지 미리 정보도 물어보고 ㅎㅎ

플롬 기차역도 구경하고 페리가 다니는 부두도 구경하고 Coop 에서 장을 본 후 오늘의 숙소인 근처 Auland 로 갔다.

플롬은 인기 지역이니 아무래도 가격이 비싸서 멀지않은 동네의 한적하고 조용한 곳으로 예약을 해두었다.

너무 한적한 곳이어서 그런가 구글네비가 헤매서 한참을 빙빙 돌다 숙소 주인한테 전화도 하고 한바탕 애를 먹다 숙소를 찾았다. 정말 조용한 마을의 작고 아담한 숙소에서 관리를 하고 있는 사람은 놀랍게도 필리핀에서 왔다는 동양인 여자였다. 휴가철에만 관리를 해주고 있는 일종의 임시 관리인으로 보였다. 같은 동양권이라 그런지 우리한테 친절하게 대해주었다.

오늘 저녁은 돼지고기 고추장 찌개와 고추장 돼지불고기이다. 로메인 상추를 씻어 쌈을 싸서 함께 먹으니 아주 맛이 있다. 남편도 맛있게 먹어 흐뭇했다. 서울에서 가져간 시판 불고기 양념이 제대로 한몫을 해냈다 ㅎㅎ

남편은 밥과 마실 물 담당, 난 반찬 담당 콤비가 아주 좋다.

 

 

 

 

플롬의 비지터 센터

 

 

송네 피오르드의 거점답게 거대한 크루즈 선박이 정박해있다

 

 

어디서나 눈에 띄는 트롤의 모습이 정겹다

Auland 의 숙소 창으로 보이는 풍경

 

 

풍성한 저녁식사

 

 

 

 

아침에 일어나서 보니 숙소 창으로 보이는 마을 근처 산이 아기자기하고 정겹다.

일찍 준비를 마치고 짐을 챙겨 다시 플롬으로 가서 주차를 해놓고 플롬과 뮈르달을 연결하는 관광열차인 산악 열차를 탑승했다. 렌트카로 다니지않는 여행자들이 타는 관광열차이지만 그래도 한번 경험해보자 싶어 상당히 큰 금액임에도 투자를 했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진짜 렌트카로 다니면 굳이 탈 필요는 없다 하핫.

뭐 그래도 안타봤으면 내내 궁금하고 찜찜했을테니...

기차는 좌석이 정해진게 아니라 올라타서 마음에 드는 빈자리에 앉으면 되는데 미리 알아둔 정보대로 좀 더 전망이 좋은 창가 좌석을 잘 잡아앉았다. 뮈르달까지 가서 돌아올 땐 훨씬 저렴한 버스를 찾아 타고 올까도 생각했었지만 그냥 왕복표로 샀다. 만약 우리가 버스나 기차 등 대중교통만으로 다녔다면 감탄하며 봤음직한 풍경들이 꽤 차창 밖에 보였지만 아주 특이하고 대단한 풍경은 솔직히 아니었다. 그래도 사진도 찍고 즐겁게 구경을 했다. 이럴때 남이 운전해주는 차를 타고 맘편하게 즐기는거지 뭐...

 

 

 

뮈르달 행 기차를 타고

 

모처럼 운전대를 놓고 편안하게

솔직히 기차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우리가 차로 다니며 보는 풍경보단 못했다 ㅎㅎ

 

 

 

내좌석 쪽이 뷰가 좋으니 사람들이 몰려와 사진을 찍겠다고 부산을 떨었다. 좀 성가시긴해도 관광열차니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근데 한 중국여자는 좀 해도 너무 했다. 아예 내 자리를 차고 들어와 나를 가로막고 앉지도 서지도 밖을 볼 수도 없게하고는 창문을 온통 독점했다. 얼마나 대단한 예술 사진을 찍는지는 몰라도 내가 앉을 수는 있어야 하지않겠는가.  싫은 티를 팍팍 내며 앉겠다는 싸인을 보내니 그제서야 조금 비켜준다. 아무리 선입견과 편견을 갖지않으려 해봐도 이렇게 안하무인이고 무례한 사람들은 대부분 중국인들이다 ㅠㅠ

열차는 중간에 잠시 정차해서 사람들이 내려서 폭포를 구경할 시간을 준다. 꽤 큰 폭포라 멋있어서 사진을 찍으려 했지만 역광인데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 사진찍기 실패 ㅠㅠ  좀 있다 생뚱맞은 짧은 공연을 하나 보여준다.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요정이 등장해서 음악과 함께 춤을 보여주고 들어가는데 무용과 학생들이 공연한다고 한다. 

 

 

 

완전 역광이라 폭포가 선명하게 보이지않는다

 

 

기차 옆으로 자전거를 달리는 사람들

뮈르달 역의 플랫폼

 

 

저마다 창밖의 사진을 찍겠다고 정신이 없다

 

 

 

 

 

잠시의 공연을 보고 다시 열차를 타고 뮈르달까지 갔다가 다시 되돌아오는 기차를 탔다. 이번엔 뷰가 좋은쪽을 포기하고 편한 좌석을 선택했다. 솔직히 말하면 조금 시시했다. 아이슬란드에서도 너무 멋진 풍경을 이미 많이 봤고 노르웨이에 와서도 차로 돌아다니면서 아름다운 풍경을 많이 보고 다녀서 굳이 기차를 탈 필요는 없었다.

기차역 앞 비지터센터의 화장실에서 또한번 단체 관광객으로 보이는 중국인들에 대해 짜증이 폭발했다. 한줄 서기로 긴줄이 늘어서 있는데 자꾸 줄을 무시하고 여러명이 새치기를 하는게 미워서 화가 나있는데 어떤 여자가 계속해서 나를 밀어댔다. 처음엔 눈살만 찌푸렸는데 너무 심하게 계속 밀어 못참고 " Do not push me,  please " 라고 큰소리로 말했다. 잠깐 웃으며 미안하다는 표시를 보인 그 여자는 그러나 이내 또 밀어댄다. 아....못말리겠다 정말 ㅠㅠ

기차역 앞 광장엔 간단한 길거리 음식을 팔고 있었다. 제대로된 식당보다는 싸지만 이것 역시 가격이 만만치않다.

생선수프와 숙소에서 싸온 핫도그를 함께 먹었다. 플라스틱 그릇에 떠주는 생선수프 한그릇에 200 NOK ( 한화 약 28000원 가량 )이니 ㅎㄷㄷ

 

 

 

 

 

 

 

 

 

이제 NTR 243 산악도로를 타러갈 차례이다. 오늘 묵을 숙소는 보르군드라는 마을인데 원래 플롬에서 이동하면 래르달 터널이라는 어마어마하게 긴 유료터널을 지나야하지만 터널을 타기전 243번 산악도로로 빠져 스테가스테인 ( stegastein ) 전망대를 구경하고 아름다운 243 도로를 감상하기로 했다.

전망대에 이르는 길은 역시 험하고 아름다웠다. 꼬불꼬불한데다 좁고 경사도 가파르고 ...

또 바짝 긴장해서 운전하는 남편한테 미안한 것도 잠시...  와아 ~ 와아~ 감탄의 연속이다. 그림같은 아울란 피오르드를 감상하며 전망대에 이르니 전망대 끝이 환하게 비치는 투명창으로 되어있어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기 좋기도 하지만 나같은 사람에겐 가까이 다가가기 힘든 공포의 대상이기도 했다. 최고의 전망을 자랑하는 화장실도 들러주고 ( 화장실 창으로도 피오르드를 볼 수 있다 ㅎㅎ) 다시 산악도로를 달리니 눈이 아직 녹지않고 남아있는 산에 호수가 또 그림같이 아름답다.

 

 

 

 

그림같은 아울란드 피오르드

 

 

 

 

전망대가 멋있기도 했지만 한편 무섭기도 했다

 

투명창이어서 나에겐 공포스러웠던 스테가스테인 전망대

 

 

저 건물이 바로 최고의 전망을 자랑하는 화장실이다 ㅎㅎ

 

운전하며 가는 내내 감탄하게 만든 243번 도로

계속 멈춰서 카메라를 찾게한다

 

 

 

 

 

 

 

 

 

 

 

 

 

산악도로를 내려와 보르군드 ( Borgund )를 향해 가는데 자동차에 낯선 경고등이 뜨기 시작했다. 마침 내가 운전을 하고 있었고 남편은 좀 자고있었는데 남편을 깨워 물어보니 타이어 압력에 이상이 생겼다는 것이다.

인포메이션 센터를 찾아 물어보려했지만 보이지않고 주유소에 일단 들어갔는데 우리가 타이어를 살피며 걱정스러워하는 모습을 보고 주유를 하던 남자가 도와주겠다고 다가왔다. 그는 우리차를 살피더니 자기차에 타이어 공기를 채우는 기계가 있다며 공기도 채워주고 발벗고 나서 도와주었다. 다시 싸인이 나오지않게 차의 계기판을 리셋하고 그래도 또 경고등이 뜨면 수리점에 가보라고 정말 친절하게 얘기해주었다.

주유만 하고 모르는척 지나칠 수도 있었을텐데 노르웨이 작은 시골길 주유소에서 만난 그사람의 호의로 마음이 아주 따뜻해졌다.

저녁시간도 다되었고 어찌해야할지 난감했는데 정말 고마웠다. 감사의 인사를 몇번이고 하고 헤어져 숙소를 찾아가니 진짜 한적한 마을에 있는 집이었다. 연세가 꽤 많아보이는 할머니가 체크인 사무실에 앉아 있었다.

할머니께 차의 사정을 말하고 마을 가까이에 있는 수리센터를 물어보니 전화해서 내일 아침 몇시에 문을 여는지 알려주고 가는길 약도도 복사해주셨다.

한적한 마을의 집이라 숙박비는 가장 저렴했지만 꽤 넓은 집을 우리 혼자서 쓸 수 있었다. 벽난로도 있고 침실도 두개나 있는 조용한 집이었지만 차 때문에 마음은 좀 무거웠다.

남은 채소와 소시지를 넣고 부대찌개를 만들어 상추 샐러드와 함께 저녁을 먹었다.

 

 

 

 

워낙 한적한 곳에 있는 집이라 꽤 넓은데도 가격은 아주 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