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8월 노르웨이 5 55번 NTR 의 시작, Viki 캠핑

2017. 9. 7. 01:05유럽여행

 

 

55번 도로상에 있는 Gaupne 에서 장을 봤다. 벌써 Coop 은 문을 닫았고 Spar 라는 마트는 열려있어 다행이었다.

예약해둔 Viki 캠핑은 55번 도로상에 있는 숙소로 경치가 좋기로 유명한데 숙소 예약 대행 사이트엔 나와있지않아서 숙소에 이메일을 직접해서 예약을 해야만 했다. 열심히 검색을 해서 홈피를 알아내어 예약을 해낸 난 남편한테 으스대며 기대하라고 큰소리를 치며 숙소에 도착했는데 저런 !! 주인이 없다. 전화를 해보니 자동응답기만 돌아가고 도통 전화를 받지않았다.

 

 

 

 

 

 

 

 

비키 캠핑의 리셉션, 침구에 씌우는 린넨류와 수건은 유료라 따로 지불하고 빌려야 했다

 

 

피곤하기도 하고 배도 고프고 슬슬 짜증이 났다. 한시간반여를 기다리다가 외국 영화에서 흔히 본 것처럼 혹시나 하고 현관 주위 화분 밑, 문틀 주변등을 살펴보았는데 현관 매트 밑에 열쇠가 있었다 ㅠㅠ  겨우 집에 들어가고 조금 있으니 주인이 왔다. 우린 왜그리 전화를 받지않느냐고 물었지만 못들었는데 그러면서 해맑게 웃는다... 속이 부글부글 끓었지만 눈치없는 주인은 혼자 명랑 쾌활하다.

최대한 빨리 되는 메뉴인 라볶이를 해서 맥주와 먹었다. 베르겐 글로벌푸드에서 사둔 떡볶이 떡을 잘 써먹었다.

배가 불러지니 경치가 더 멋있게 눈에 들어왔다. 우리방 바로 앞에  물이 잡힐듯 펼쳐지고 강인지 바다인지 건너편엔 폭포도 보인다.

밖에 바람이 몹시 심하게 불고 파도 소리가 크게 들려 눈을 떠보니 새벽 2시반이었다. 발코니에 살짝 나가보니 바람이 폭풍우처럼 불어 어제의 거울같은 수면과 또 다른 풍경을 보여주었다. 다시 잠이 오지않아 핸드폰을 꺼내들었는데 와이파이가 영 시원찮아 인터넷 접속이 잘 되질않는다.

 

 

 

 

 

 

 

 

 

 

 

 

 

경치좋은 곳에서 좀 쉬어갈 요량으로 2박을 예약해놓아 일정에 여유가 있다. 누룽지로 아침 식사를 하고 난 방에서 뒹굴뒹굴 경치나 즐기며 게으름을 피다 가까운 근처로 사진이나 찍으러가야지 하고 있었는데 남편이 답답하다고 한시간여 거리에 있는 빙하 박물관에 가자고 한다. 잠도 잘 못잔데다 빙하 박물관이 별로 볼게 없을 것 같아 썩 내키지 않았지만 오다가 맛있는거 사먹고 오자는 말에 미적거리다 따라나섰다. 

역시나 예상대로 빙하 박물관은 실망스러웠다. 유명한 건축가가 지었다는 건물만 그럴싸하고 내부에 별로 볼게 없었다.

 

 

 

빙하 박물관 가는길도 그림같다

 

 

 

빙하 박물관 외부모습

 

 

 

 

 

박물관 가는길에 남편은 빵과 사과와 커피를 먹었지만 난 잠을 푹 자지못해 그런가 졸다가 아무것도 먹지않았더니 돌아오는 길에 몹시 배가 고팠다. 이제나 저제나 뭘 먹자고 하려나 싶어 배고프다고 얘기를 했지만 숙소에 먹다남은 떡볶이 얘기를 하는게 아닌가. 기분이 확 상한 난 입을 꾹 다물어버렸고 눈치없는 남편은 남의 속도 모르고 경치좋은데서 사진을 더 찍고 돌아가자고 해서 그만 폭발을 해버린 난 벌컥 화를 내고 그냥 숙소로 돌아가자하고 도착해서는 맥주를 벌컥벌컥 마시고 쵸콜렛 과자를 먹고 방에 들어가 자버렸다.

한잠 자고 일어나 사다놓은 고기를 양념하는데 속이 많이 불편했다. 화가 나서 먹은 과자가 말썽이었다. 배가 고파 눈에 띄는대로 과자를 먹은게 체한 것이다. 남편은 내가 왜 화가 났는지 정확한 이유도 모르고 있었다. 이게 뭔가... 괜히 화내고  체하고 기분 망치고 이 경치 좋은곳에서 하루를 완전히 날려버린게 속이 상했다.

컨디션이 안좋아 먹지않아 난 배가 고팠고 맛있는 것 사준다는 말에 기대하고 나갔다 먹다남은 떡볶이 얘기를 하니 화도 났고, 난 배고프다는데 한가롭게 사진이나 찍자는 말에 더 화가 났다하니 남편은 많이 미안해 했다.

남편이 사과하기도 했고 저녁때 잠깐 나가서 근처 사진을 몇장 찍고 물가를 산책하니 기분이 좀 누그러졌다.

시간이 좀 지나 곰곰이 생각해보니 별일도 아닌데 그당시엔 왜그리 화가 나고 그런건지... 좀 더 유연해지자 ㅠ

 

 

 

 

 

건너편에 작은 폭포가 보인다

 

동네 작은 교회가 평화롭다

 

노을이 지기 시작하는 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