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2. 30. 00:41ㆍ아시아권
8월 11일
시차가 6시간이나 나는지라 피곤해도 아침엔 일찍 눈이 떠졌다.
게다가 이른 새벽부터 노래하듯이 가락과 리듬이 있는 기도가 큰 소리로 울려 퍼지니 잠이 깨지않을 수가
없었다. 처음엔 깜짝 놀랐지만 터키에 있는 동안 매일 들으니 그러려니 했다.
원래 정석대로라면 첫날 구시가지를 관광해야하는데 돌마바흐체의 휴일이 목요일인지라 일정을 바꾼
것이므로 오늘 구시가지를 봐야한다. 이스탄불 관광의 원조 정석코스이니 서둘러서 열심히 봐주리라.
먼저 숙소에서 가까운 아야 소피아부터.
소피아 성당의 입구, 과연 아침 일찍부터 입장하려는 줄이 길다
아야 소피아의 외부 모습
성 소피아 성당은 AD 537년 동로마제국 황제인 유스티아누스에 의해 기독교의 교회로 건설되었다.
지금은 박물관이 되어있지만 기독교와 이슬람 사원의 모습을 모두 찾아볼 수 있는 최고의 유적이다.
비잔틴 형식으로 지어진 이 건물은 터키어로 " 신성한 지혜의 교회 " 라는 뜻이다. 불행히도 반란사건으로
두번의 화재가 나고 재건축하였으나 전쟁과 약탈, 지진 등으로 원래의 신성한 아름다운 모습은 많이
훼손된 상태이다.
게다가 이스탄불이 오스만 제국의 정복하에 들어간 후 술탄의 명령으로 아야소피아를 이슬람 사원으로
변형시켜 기독교 성화들이 모두 회칠로 덮여버렸고 그 후 오스만투르크가 멸망하고 1923년 터키 공화국이
건립되고서야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 초대 대통령에 의해 박물관으로 바뀌었다.
박물관의 성화 복구 작업으로 회칠로 가려진 기독교 성화들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게 되었다.
아야 소피아는 내부가 어두웠다. 50미터가 넘는 거대한 돔으로 된 천정은 화려하면서도 우아했고
벽 이곳저곳에 모자이크화가 웅장했다. 이슬람 사원의 특징인 알라와 마호메트라 쓰여있는 거대한
검은 원판이 두개 높은 벽면에 붙어있다.
어두운 실내
멋진 천정과 화려한 샹들리에 ( 사진이 흐려 아쉽다 )
플래시를 사용할 수없고 사진 실력도 시원찮아 사진이 쓸만한게 별로없어 아쉽다
난 이슬람교에 대해 적개심은 없다고 자부한다.
하지만 기독교 문화로 통일된 서구 문명이 우리나라에 먼저 유입되었고 이슬람교에 대한 선입견이 강요 (?)
되었으므로 내가 어릴적 읽은 책엔 이슬람 교도들이 한손엔 코란, 다른 손엔 칼을 들고 이슬람교로 개종하지
않으면 살육을 감행했다고 적혀 있었다. 그때의 어린 생각으로는 이슬람 교도는 무자비하고 잔인한 모습의
광신집단인 것처럼 어렴풋이 느꼈던 것 같다. 그렇게 오해할 수 있을 만큼의 정보 밖엔 없었으니까.
그러나 ( 물론 지금도 아주 단편적인 정보 밖엔 없지만...) 커서 조금씩 알게된 이슬람교의 실체는 아주
평화적이고 정결한, 자신을 잘 다스리고 금욕적이며 단정한 종교인 것으로 느껴졌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역사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는 그 아름다운 예술품에 회칠을 해버리다니 ....너무 무식하고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기독교 측도 마찬가지다. 수많은 다신교의 유적들, 또는 이슬람권의 유적, 유물, 불교권의 유물들을 종교적
이유로 훼손한 사례가 많은걸로 안다.
종교적 신념에 의해 파괴되고 사라진 수많은 예술품과 문화 유산에 슬픔과 조의를 느낀다.
한쪽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어 가보니 듣던대로 " 땀흘리는 기둥 " 이라는 별명의 기둥이 있어 기둥
동판의 구멍에 손가락을 넣고 발을 떼지않고 한바퀴 손을 돌리고나서 구멍이 축축해지면 소원이 이루어진다
하여 시도해봤으나 실패. 성공하기 어려울 듯 하다.
2층으로 올라가면 모자이크화들이 판넬로 제작되어 전시되어있고 벽에는 아직도 회칠 자국이 많이 남아
있는 모자이크벽화들을 볼 수 있다.
성화를 복구하여 사진으로 찍어 전시하고 있다
2층 창문에서 밖을 내다 본 모습
이제 톱카프 궁전 (Topkapi Palace )으로 넘어가자하고 나서려는데 장대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도저히 맞을 수 있는 양이 아니었다. 게다가 바람도 거세게 불어 기념품점에서 거금 22리라나 주고
우산을 샀다. 톱카프로 넘어가는데 비바람에 옷이 거의 다 젖었다.
어제는 그렇게도 더워서 사람 진을 빼더니 이젠 비바람에 추워서 덜덜 떨 지경이다.
톱카프는 터키어로 대포의 문이라는 의미로 1467년에 완성되었으며 약 400년 가까이 오스만의 술탄과
가족, 하인들이 거주한 곳으로 지금은 궁전 박물관으로서 수많은 유물과 전시품을 가진 중요한 의미가 있는
곳이다.
톱카프 궁전의 입구
톱카프 궁전 입구의 타일
원래 제1정원 --> 2정원 --> 하렘 --> 3정원 --> 보물관 --> 4정원의 순서로
보는게 정석이지만 비가 거세게 내려 먼저 실내인 하렘부터 관람하기로 했다.
하렘은 입장료도 따로 받고 있었다.
하렘의 어원은 금지된 장소라는 뜻의 아랍어 하림 (Harim)이 터키어로 변하면서 하렘으로 쓰이게
되었다고 한다.
터키 최고의 건축가 시난이 1578년 무라트 3세 황제를 위해 지은 하렘은 술탄과 술탄의 어머니인 황후,
황제비, 후궁, 어린아이들이 함께 기거한 곳이다.약 400개의 방으로 이루어진 하렘은 아름다운 타일과
화려한 샹들리에 들로 꾸며진 건축물로 구조가 매우 복잡하고 외부 창에 철창이 달려있어 침입도 탈출도
어렵게 되어있고 특히 술탄이나 그 어머니의 방은 매우 화려했다.
방의 화려한 장식
천정도 매우 화려하다
화려한 방의 모습
모자이크 유리창
수도의 모습
이중으로 잠기게 되어있고 철창이 달려있는 외부창
비가 너무 심하게 와서 정원은 그저 멀리서만 감상하고 보물 전시관으로 향했다.
화려한 톱카프의 단검과 엄청난 크기를 자랑하는 스푼장수의 다이아몬드 ( 86 캐럿이나 되는 다이아몬드로 처음 이것을 주운 어부가 스푼 장수의 스푼 3개와 바꾸었다고 이런 별명이 붙어있다 ) 앞에는 과연 인파가
몰려 있었다.
술탄의 권력과 재력을 알 수 있는 화려한 보석과 금으로 장식된 각종 유물들 ( 필통, 그릇, 물병, 촛대, 장검,
단검, 장신구들...)이 옛 오스만 제국의 영화를 엿볼 수 있게 해준다.
비가 잦아들면서 4정원으로 나서자 골든혼과 보스포러스 해협을 조망할 수 있는 카페가 있어 돈네르 케밥과
커피로 간단한 점심식사를 하며 쉴 수 있었다.
톱카프에서 내려다 보이는 보스포러스 해
톱카프의 정원에서
이제 그 유명한 불루모스크 차례다. 정식 명칭은 술탄아흐멧 ( Sultandhmet Camii ) 사원으로 1616년에
완성된 이 사원은 오스만의 왕 술탄 아흐멧 1세의 명령으로 지어져 그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그러나 우리가 도착한 시간은 1시여서 기도시간이므로 관광객의 입장이 허용되지않았다.
전 인구의 98%가 무슬림인 터키인들은 경건한 예배를 무척 중요하게 여겨 관광객의 방해를 허용하지
않았다.
할수없이 사원 앞 광장으로 나와 오벨리스크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이집트의 오벨리스크가 로마
황제의 권력욕, 명예욕에 의해 알렉산드리아로 옮겨지고 다시 이스탄불까지 옮겨온 것이다.
이집트의 상형문자가 새겨져 있고 이집트의 신과 이집트의 파라오가 새겨져 있다.
오벨리스크
오벨리스크의 밑단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그리스 델피에서 이스탄불로 옮겨온 뱀기둥
( 헬레니즘 유물중 가장 오래된 것 )
관광객들이 많은 곳이라 기념품 가게들이 늘어서 있다
시간 절약을 위해 지하 궁전이라는 별명을 지닌 Yerebatan Cistern 이라는 지하 물 저장고를 먼저
관람했다. 이곳도 입장료가 10리라. 이스탄불의 유적이나 박물관들은 입장료가 꽤 비싸다.
거대한 규모의 물 저장시설로 도시에 원활한 물 공급을 위해 100톤의 물을 저장할 수 있는 크기와
9미터 높이의 대리석 기둥이 4.8미터 간격으로 336개나 늘어서 있는 웅장한 모습에 깜짝 놀랐다.
그시절에 이런 규모로 지하에 만들 수 있다니.
물속에 커다란 물고기들이 많이 살고있고 기둥 중 유명한 메두사의 머리모양 기둥 앞에서 기념 촬영을 했다.
내부가 매우 어두워 사진이 잘 나오지 않았지만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메두사의 머리 모양의 기둥
비에 젖은 옷과 신발 때문에 더 피곤하게 느껴져서 길에서 파는 빵인 시미트와 구운 옥수수를 사들고
호텔로 가서 잠시 쉬었다.
호텔이 시설이나 모든게 마음에 들지않았으나 위치는 편리했다.
저녁 때가 다가오자 마음이 조급해졌다. 오늘 봐야할 숙제 (?)가 아직 남아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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