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2. 30. 00:40ㆍ아시아권
8월 10일
새벽 5시에 공항 도착하여 숙소로 가니 6시 조금 넘은 시간.... 난감했다.
다행히 매니저가 빈방이 한개 남아 있으니 미리 들어가게 해주겠다고 했다.호텔도 작고 방도 마음에
안들었으나 할 수 없지. 잠시라도 쉴 수 있고 샤워할 수 있는게 어디인가.
잠을 거의 못잔데다 매우 피곤해서 정신이 들지않았다.
씻고 정신을 좀 차린후 버스표와 투어 예약을 위해 미리 소개받은 하나로 여행사 ( 터키인이 운영하고 있는
한인을 주로 상대하는 여행사이다 )로 출발.
걸어서 3분여 거리라는데 왜이리 먼거야. 투덜대며 한참을 걸어도 나오질않았다.
주위 상인들에게 물어 왔던 길로 되돌아가 겨우 찾았다.
워낙 작은곳이라 잠시 한눈을 팔다 놓친 것이다. 덥기도하고 바보같이 헤맨 것이 짜증나고 허탈했다.
시간낭비, 체력낭비... 약간 오르막 경사를 한참을 걸은 탓에 땀으로 뒤범벅이 되고 잠을 못자 피곤한
데다 맹렬한 더위까지 한몫했다.
아야 소피아에서 숙소로 가는 길,
여행사의 하산씨는 정말 한국말을 잘했다.
원래 웬만한 것은 우리끼리 하려했는데 이스탄불의 더위가 잠깐사이에 모든 계획을 변경시켜버렸다.
공항 픽업, 다른 도시로 이동, 숙소 픽업, 투어...모든걸 몸이 편한쪽으로 정했다.
투어나 이동등을 자유롭고 시간제약이 없는, 무엇보다 현지의 대중교통수단도 이용해보는등 다양한 경험을
원했었지만... 무더위에 짐을 낑낑거리고 끄는 것도 싫고 많이 걷는 것도 피곤하고...
과정조차도 즐겨볼 요량이었지만 더위와 강렬한 햇빛은 우릴 너무 질리게 하고 생각하기도 귀찮았다.
앞으로 이동할 도시는 이스탄불보다 더 더운곳이니...
한참 설명을 듣고 현지 직장인들이 잘 간다는 Sefa 라는 식당으로 가서 이른 점심 식사를 했다.
그리 감동적으로 맛있진 않아서 ( 아니 솔직히 말하면 별로 입맛에 맞지 않았다 ) 음식값으로 낸
60 여 리라가 아까울 지경이었다.
반도 못먹고 남겼으니...
터키의 메르지멕 초르바스 ( 초르바스는 수프를 의미 )
콩과 양파로 만든 수프인데 요건 맛있었다
이젠 본격적인 관광의 시작이다. 오늘은 수요일.
미리 조사한 바에 의하면 돌마바흐체 궁전 ( Dolmabahce Palace )이 목요일이 휴무라니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먼저하는 구시가지 관광보다 신시가지 쪽을 먼저 보기로 했다.
트램을 타고 ( 이스탄불 시내에는 노면에 전찻길이 있고 긴 트램이 곳곳을 누비고 다니고 그길을 따라
또 버스, 승용차들이 함께 다닌다 ) 갈라타 ( Galata ) 다리를 건너 신시가지로 가서 돌마바흐체 궁전을
먼저 관람했다.
엑스레이 투시기로 짐 검사후 아주 간단한 소지품만 제외하고는 맡기고 입장하게 되어 있고 ,개인적으로
관광할 수 없고 가이드 안내에 의한 투어만 허용이 되어 있었다.
궁전 입구의 화려한 장식
신발 위에 이렇게 비닐 덧신을 신고 입장하게 되어있다
" 가득찬 정원 " 이라는 뜻의 이 궁전은 메인 건물인 셀람 ( Selamlik )과 술탄과 가족들이 생활하던
하렘 (Harem), 연회장들로 구성되있다.
방이 300여개에 달하는 화려함의 극치인 메인 건물 외에도 각종 접견실, 게스트룸, 터키식 욕탕, 잘
가꾸어진 정원등이 감탄을 자아내게한다. 난간 기둥까지도 크리스탈로 되어있는 화려한 계단과
어마어마한 크기의 크리스탈 샹들리에 ( 영국에서 온거란다), 건물안에 장식된 많은 것이 여러나라에서
수입되거나 선물받은 것이라고 했다.
연회와 대외적 행사를 하는 대연회장은 셀람쪽 건물에 있는데 하렘과 연결된 복도 부분에서 숨어서 볼 수
있는 난간 창문이 있었다.
가이드 말로는 하렘의 여자들은 이곳에서 연회를 숨어서 구경했을거라고.
하렘으로 연결된 통로는 오직 왕만 다닐 수 있는 통로였다. 왕이라는 한 남자에 속해있는 소유물로서의
여자들의 숫자가 엄청났고 그 지독한 남성 우월주의가 기막혔다. 외부인으로부터 여인들을 보호한 것이라고
변명할 수도 있겠지만...
금색으로 화려한 마감을 한 천정이나 벽들, 공을 들여 세공하고 조각한 것들로 가득찬 이 궁전은 터키의
존경받는 인물인 아타튀르크 대통령이 집무하고 마지막으로 생을 다한 곳이기도 하다.
내부 안내도
정원이 아름답게 잘 가꾸어져 있다
아타튀르크는 원래 무스타파 케말이라는 본명을 가진 사람으로 후에 아타튀르크 ( 터키인의 아버지 )라는
영광스러운 칭호를 받았다. 터키의 민주화를 이끈 군부의 장군으로 1923년 터키 공화국을 선포하고 초대
대통령이 되어 국민들의 민족성 강화와 단결을 위해 이름에 성( 姓)을 쓰도록 하는등 근대 터키 발전에
초석이 된 인물이다. 그러고 보면 어릴 때 케말파샤라는 위인전을 읽은 기억이 난다.
파샤는 장군을 의미하는걸로 알고 있다.
궁전 안의 시계는 1938년 11월 10일 10시 5분 아타튀르크가 눈을 감은 시간 그대로 멈춰있다고해서
시계가 나올 때마다 열심히 들여다봤지만 10시 5분에 멈춰 있는 시계는 결국 못찾고 말았다.
하렘마저도 가이드 투어만 할 수 있게 엄격히 통제되어있어 더위에 줄을 서서 많은 사람들과 이동하려니
힘이 들었다. 하렘 가이드는 너무 무성의해서 화가 날 정도였다.
셀람 가이드는 아주 열정적이었는데 비교되었다.
다음은 탁심광장이다.
탁심까지 푸니쿨라 ( Funikuler 일종의 전차라고 해두자 ) 를 단 한정거장 타고갔다. 타보고나서
한 정거장인데 왜 다들 걷지않고 타는지 이해되었다. 오르막길이 한참 계속되어 걷기엔 좀...
푸니쿨라
탁심 광장 공화국 기념비
특이한 모양의 분수대
광장 곳곳에 시미트 (빵)을 팔고 있다
청소차가 재미있다
탁심 광장에 도착하여 공화국 기념비 사진도 찍고 이스탄불의 명동인 이스티크랄 ( Istikral ) 거리를 걸을
예정이었으나 체력이 약한 우리 부부는 극심한 더위에 금방 지쳐 전차를 타기로 했다.
전차를 타려고 표를 사러가보니 줄이 50미터는 훌쩍 넘겨 거의 100미터에 육박할 수준이다. 어쩌지하며
질려있는데 그 긴줄 바로 옆에서 버젓이 암표( ? 너무 당당해서... )를 팔고있는게 아닌가.
줄서서 사는 것보다 비싸지만 납득이 갈만한 수준이었다. 오늘같은 더위엔 용서가 충분히 될 수있는 가격
차이였다.
샌프란시스코 부둣가에서 탔던 것과 아주 비슷하게 생긴 전차를 타고 이스티크랄 거리를 구경했다.
거리엔 수많은 화려한 상점들이 넘쳐난다.
찰떡같이 쫄깃하고 질기기까지한 터키 명물 돈두르마 아이스크림
되네르 케밥 ( 회전 케밥 )과 과일 쥬스를 팔고 있다
과연 이스탄불의 명동답게 번화하고 자유로움이 넘쳐났다. 외국 브랜드도 눈에 많이 띄고 거리를 걷는
사람들중엔 역시 자유분방한 젊은이 들이 월등히 많았다. 여기저기 셔터를 눌러대며 거리가 거의 끝나는
지점에서 내렸다.
갈라타 타워
석류 쥬스가 유명하다는데 마셔보자. 그자리에서 골라 한개 짜준 석류 쥬스는 맛이 그리 감동적이지않은데
값은 7리라나 했다. 돈두르마도 7리라. 물가가 만만치않다.
갈라타 타워를 잠시 구경하고 길에 누워자고있는 송아지 만한 개한테 놀라 서둘러 트램을 타고 갈라타
다리를 건너 구시가지에 있는 숙소로 돌아와 잠시 쉬고 저녁식사를 하러 갔다.
오토갈 ( 버스 터미널 ) 주변의 한 식당에서 쉬쉬 케밥 ( 고치에 꿰어 구운 케밥 )과 피데 ( 터키식 피자)를 먹었다. 맛은 그저 그랬다. 오늘은 식당 운이 별로 없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과일가게에 들러 체리를 좀 사는데 남루한 옷차림의 여인이 아기를 데리고 구걸을
하고 있었다.
편의점에도 들러 터키 맥주 에페스를 사려는데 ( 이슬람 국가는 원래 술을 판매하지 않으나 터키는 다른
이슬람 국가와 달리 많이 자유롭고 워낙 관광객이 많은 곳이라 술을 판매하는 식당이나 가게가 많다 )
또 구걸하는 사람을 만났다.
어딜가나 가난한 사람은 있는 법이지만 치안이 잘 유지되는 것으로 느껴지는 것이 위험해보이는 집시나
부랑자는 거의 볼 수 없었다.
하긴 돌마바흐체에서도 그랬고 곳곳에 총을 든 경찰들이 경비를 서는 모습이 보였다. 경찰의 권위가 서있는
나라일수록 질서유지는 잘되는게 아닐까.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법이 엄정히 집행되어야 그 테두리 안에서 개개인이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다고
믿는다. 소수의 인권도 중요하지만 대다수의 선량한 시민이 보호받는 사회가 정의로운 사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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