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3. 10. 13:12ㆍ오세아니아
퀸즈타운에서 출발해 와카티푸 호수를 끼고 6번 도로를 계속 달리다가 97번, 94번을 이어 두시간 넘겨 달리면 밀포드 사운드로 가는 거점 도시인 테 아나우 ( Te Anau ) 에 도착하게 된다. 테 아나우는 빙하가 만들어낸 호수이며 뉴질랜드에서 두번째로 넓고 가장 깊은 테 아나우 호수의 초입에 자리잡은 도시이다.
처음 도착해서 보인 것도 드넓은 호수와 평화로운 마을 풍경이었다.
테 아나우 숙소
다음날 밀포드 사운드를 가기위해 이른 새벽부터 부지런을 떨었다. 주먹밥과 샌드위치, 과일 등을 챙겨서 6시쯤 길을 나섰다. 샌드플라이 기피제도 잊지않고 챙기고.
어스름한 새벽에 한적한 길을 달리니 하늘과 숲이 멋지다. 날씨가 흐려 빗방울도 간간이 보여 약간 걱정이 되었다. 날씨가 좋아야 할텐데...
밀포드 사운드 ( Milford Sound ) 는 산들이 빙하에 의해 거의 수직으로 깎여 만들어진 피오르드 지형으로 노르웨이의 송네 피오르드와 함께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지이다. 접근성이 그리 좋지않아 대개 퀸즈타운에서 새벽에 출발해서 밤에 돌아오는 투어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우린 좀 더 가까운 테 아나우에 숙소를 잡고 우리가 운전해서 다녀오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한시간을 채 못가 유명한 미러 레이크 ( Mirror Lake ) 를 들렀다. 이정표를 따라 차를 잠시 세우고 나무바닥으로 된 길을 따라가면 말 그대로 거울 같이 맑은 호수가 나온다.
거울에 비친 것처럼 하늘과 산과 나무들이 그대로 비쳐지는 모습이 신비로웠다
미러 레이크라는 이정표를 거꾸로 세워놓아 비쳐진 글씨가 바로 보이게 해놓은게 재미있다
길이 점점 험해지고 주위에 높은 산들이 보이고 운전이 힘들어진다. 이래서 투어를 많이 이용하는구나 생각이 들 무렵 터널이 나타난다. 호머 터널 ( Homer Tunnel ) 은 길이가 1219 미터나 되는 긴 터널인데 험준한 산을 뚫어 만들었고 차선이 하나인지라 터널 양쪽에서 신호를 보고 기다려 번갈아 이동해야 한다. 뉴질랜드는 인구도 적고 차량 이동도 적어 그런가 고속도로도 왕복 2차선인 곳이 아주 많고 도로 중간에 다리가 있으면 거의 대부분이 단일 차선으로 한쪽에 우선권이 있는 신호가 있어 우선권을 가진쪽 차량에 양보하고 기다렸다가 가게 되어있다.
터널을 지나자 새로운 모습이 눈앞에 펼쳐진다. 드라마틱한 내리막길이 시작되는데 주위의 산세도 멋있고 숲이 울창해서 경치가 좋긴 하지만 구불구불 길이 험해서 긴장이 되었다. 남편이 안전하게 운전을 하고 있지만 그래도 우측 운전이라 신경이 쓰이고 걱정이 되었다.
밀포드 선착장에 도착해서 도시락으로 아침 겸 점심을 먹고 선착장 주위를 둘러 보았다. Milford Foreshore Walk 라는 짧은 트레일이 있어 걸어 보았다.
밀포드 터미널
우리가 이용한 리얼저니
이녀석들이 악명높은 샌드플라이, 모형이 걸려있다.
한번 물리면 견딜 수 없이 가렵고 진물이 나고 흉터가 오래가므로 반드시 기피제를 챙겨야 한다
다른 회사의 크루즈 선박도 많다
원래 11시 45분 크루즈를 예약했지만 일찍 출발해서 일찍 도착했기에 11시 배로 바꾸어 승선을 했다.
역시 중국인 관광객들이 엄청 많다. 우린 크루즈만 예약했지만 식사를 함께 예약하면 선실 내부에 창가 좌석이 배정된다. 그러나 배가 떠나 밖에 좋은 경치가 나오면 모두들 밖으로 나가 구경하느라 선실의 창가 좌석이 별 의미가 없다.
유명하다는 보웬 폭포 외에도 몇개의 폭포와 절벽들, 물개를 감상하며 2시간여 크루즈를 했다.
그러나 뉴질랜드 남섬 여행의 하일라이트라는 밀포드 사운드 크루즈에 대해 너무 큰 기대를 한탓인지 오히려 약간 실망이었다. 이상하게 남편과 난 배를 타고 보는 경치에 큰 감흥이 없는 편이다. 미국의 천섬도 그랬고 베트남 하롱 베이도 그랬고...
구름에 싸인 겹겹의 산 봉우리들과 바다의 모습이 아름답지만 걷거나 차로 다니며 볼 때보다 감동이 덜한건 왜일까...
운이 좋으면 고래도 볼 수 있다는데 우린 물개가 바위 위에서 쉬는 모습만 보았다
스털링 폭포
폭포 가까이까지 배가 접근해주었는데 폭포수가 바다에 떨어지며 일으키는 파장의 모습이 장관이었다.
배가 선착장으로 되돌아오자 흐렸던 날씨가 개기 시작했다
날이 개며 아름다운 경치가 더 눈에 들어왔다
테 아나우로 돌아가는 길의 호머 터널 입구
터널 내부의 길 폭이 아주 좁다. 자연을 조금이라도 덜 훼손하려는 의도로 터널 크기를 최소화 했다고 한다.
돌아오는 길도 역시 멋지다
테 아나우에 무사히 돌아오니 긴장도 풀리고 새벽부터 설친 탓에 피곤이 몰려왔다. 저녁 식사를 하러 뉴질랜드 음식을 하는 레스토랑을 찾아갔다. 사슴고기와 돼지고기, 쇠고기 메뉴를 골고루 시켜 먹으며 탈없이 잘 끝낸 밀포드 사운드 여행을 자축했다.
식사후 노을이 지는 테 아나우 호수를 산책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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