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구정연휴 방콕 가족여행 2

2013. 4. 29. 05:35아시아권

 

다음날,

교통편이 불편해서 현지투어를 신청한 수상시장 투어 픽업이 6시 30분이어서 새벽같이 씻고 아침 대충 챙겨먹고 호텔

로비에 가니 정확한 시간에 직원이 나타났다. 몇명 더 픽업해서 카오산 로드에 집결해서 행선지 별로 차를 태워

출발하는 시스템이었다. 누가 제시간에 안나왔는지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아무런 설명도 없이 차에서 마냥 기다

리니 약이 올랐지만 정작 투어 버스의 직원은 아주 무심했다.

미니버스에 빈자리 없이 꽉차서 한시간 반 남짓 달려 도착하자 가이드라는 사람이 영어로 아주 짧게 설명하더니

자유시간을 줘서 약 40분 정도 타는 배를 타기로 했다. 노를 저어 좁은 강을 다니며 강 양 옆과 배를 타고 다니며

물건을 파는 상인들한테 물건도 사고 시장구경도 하는 수상 시장은 나름 흥미로웠다.

난 핸드메이드라는 샌들을 하나 흥정해서 사고 코코넛 아이스크림과 망고도 사먹고 딸아이 원피스도 하나 샀다.

 

 

 

 

 

 

 

 

다음엔 작은 사이즈의 좁은 배이지만 모터가 달린 배를 타고 수상가옥들이 있는 마을을 한바퀴 둘러보는것인데 별 설명이 없이 배에 태우고 30분 가량 달리더니 개인 집같은데 배를 세우고는 내리라는 시늉을 했다. 기념품 가게 같지도 않고

그렇다고 선착장 같이도 안생기고 다들 어리둥절하고 있는데 앞에 탄 남자도 내릴 생각을 안하고 일어섰다 다시 주저앉고 손을 잡아 주겠다는 사람한테 여기가 어디냐 물어봐도 못알아듣고... 다들 안내리고 버티니 그사람은 당황해 하고..

나중에 보니 타는곳과 내리는 곳이 다른 선착장이었다.

 

우린 수상시장과 위험한 시장 두군데만 들르는 반일 투어를 신청했으므로 악어농장이나 로즈가든을 가는 종일 투어팀과

헤어져 버스를 나눠탔다.

과속을 해가며 어느 좁은 골목길에 우리를 내리게 하더니 따라오라고 딱 한마디하고 운전 기사는 뒤도 안돌아보고 달리기

시작했다. 뒷사람들 따라오나 신경쓰며 정신없이 따라가니 기찻길 위에 형성이 되어있는 작은 재래시장이었다.

시간 약속만 간단히 해주곤 기사는 사라졌다.

좁은 선로를 따라 과일 가게, 생선. 채소, 고기 등을 팔고 있어 흥미롭게 구경하고 있는데 갑자기 상인들이 분주해졌다.

장막을 치우고 물건들을 걷어들이는데 아주 동작들이 잽쌌다. 세상에 기차가 오고 있었다 !!! 아주 가까이 손을 조금만 내밀면 부딪혀 크게 다칠 정도로 가깝게 정말 말 그대로 위험한 시장이었다. 난 너무 놀라 사진을 찍어대며 정신없이 구경하고 있었는데 상인 아주머니 한분이 나를 뒤로 끌었다.

그분이 잡아서 끌지않았으면 기차에 치일뻔 했다. 그렇게나 가까이 기차가 올줄은 설마 꿈에도 몰랐다.

 

 

 

 

 

 

 

 

 

 

 

기차가 지나가자 아무일도 없었다는듯 다시 장막을 치고 물건을 내어놓고 장사를 다시 시작하는 상인들. 많은 가게들이

물건 좌판 밑에 레일을 달아 끌어당기기 쉽게 해놓았다. 얼른 잡아당기고 물건을 펼치니 다시 평범한 시장의 모습으로.

정말 신속한 전후처리였다.

그제서야 버스기사가 왜그리 뛰었는지 이해가 되었다. 이 시장의 하일라이트는 기차가 지나가는걸 보는건데 기차 시간이 임박해서 그리 달린것이었다. 그러면 그렇다고 미리 설명 좀 해주지 기가 막혔다. 투어라고 이름 붙이고 사람을 모집

하면 최소한의 설명은 해주어야하는것 아닌가.

무성의하고 답답한 마음에 화가 좀 났지만 워낙 신기한 구경을 해서 화가 금방 풀리기도 했다.

자칫하면 사고가 날듯 위험하고 신기한 이 시장의 이름은 매끌렁 시장이란다.

 

버스는 다시 우릴 카오산로드 입구에 내려주었고 어제 봐두었던 타이 레스토랑에서 타이 푸드로 점심식사를 했다.

팟타이와 똠얌꿍, 그린 커리 , 얌 운센 등을 시켜 먹었다. 딸아이와 난 원래 타이 푸드를 좋아하지만 향신료 때문에

두 남자들은 별로 좋아하지않는 눈치였다.

 

 

 

 

땡모빤 ( 수박 주스 )을 사서 마시며 호텔로 돌아와 씻고 좀 쉬었다.

점심을 좀 늦게 많이 먹어 다들 배가 불러서 일단 저녁에 보기로 한 씨암 니라밋 쇼를 하는 태국 문화센터로 이동했다.

그런데 그곳엔 미리 예약해야만 들어갈 수 있는 부페 식당 외엔 레스토랑이 한개도 없었다. 할수없이 스넥바에서

음료수와 과자를 사먹고 말았다.

작은 민속촌 처럼 볼거리를 마련해놓아 여기저기 구경하게 해놓고 작은 공연들도 미리 해주었다.

 

 

 

 

 

 

 

       쇼장 입구의 밝은 불빛 때문에 수많은 벌레들이 몰려들어있는데 먹이가 많으니 도마뱀도 잔치 중이었다

 

 

입장전 카메라를 맡기고 검사를 하는등 철저하게 촬영을 금지했고 거대한 공연장에 높은 천정이 인상적이었다.

쇼를 시작하기전 태국 국왕에게 경의를 표하는 의식을 하기 위해 관객들을 모두 일어나게 하는 것도 특이했다.

쇼는 웅장하고 멋있는 무대장치가 돋보이는 규모가 아주 큰 쇼로 높은 무대 때문에 기네스북에도 등재되어있다고 했다.

태국의 전통과 역사를 보여주며 흥미도 이끌어내는 내용이 좋았으며 무엇보다 화려한 조명과 무대장치가 마음에 들었다.

살아있는 코끼리와 양, 닭들이 등장하기도 하며 등장하는 인원도 아주 많은 초대형쇼였다.

게다가 무대위로 흐르는 물에 갑자기 한사람이 풍덩 빠져들어가 깜짝 놀랐다. 기껏해야 표면을 흐르는 아주 얕은 물

일 줄 알았다가 사람이 풍덩 들어가니... 즐거운 반전이었다.

내용도 복잡하지않고 한글 자막까지 나와서 볼만했지만 번역이 허접해서 마음에 들지않았다.

그래도 보지않았다면 후회할만한 규모와 가치를 가진 쇼였다.

다만 쇼가 완전히 끝나기도 전 우르르 일어나 나가버리는 무매너 관객들이 너무 아쉬웠다. 편견일지 몰라도 내가 보기엔

대개 중국인 들이 그런 무례한 행동을 하는 것으로 보였다.

어제의 칼립소 쇼와 씨암 니라밋 쇼 모두 미리 여행사에서 예약을하면 약 30 % 정도 할인된 금액으로 표를 살 수 있다.

 

 

쇼가 끝나고 택시잡기 전쟁이 싫어 무료셔틀을 타고 지하철인 MRT역으로 갔다. MRT를 타고 호텔과 가까운 역으로

가서 택시를 타기로 했는데 승강장으로 먼저 뛰어내려간 아들 녀석이 우리가 채 내려가기도 전 지하철을 타버리고

문이 닫혔다. 얼른 입을 크게 벌려 역이름을 말해주고 혹시 몰라 문자를 보내고 다음 열차를 기다려 가보니 아들녀석이

기다리고 있었다. 치안이 좋은 곳이라 크게 걱정은 안했지만 그래도 늦은 밤시간이라서 좀 걱정은 되었다.

거리로 나와 노점에서 이것저것 구워 파는 꼬치를 사는데 아주머니가 소스를 뿌려주겠다고 하자 남편이 질색을 했다.  

난 얼른 아주머니한테 손짓발짓으로 따로 싸달라고 했고 아주머니는 웃으며 조그만 비닐봉지에 따로 싸주셨다.

남편이 하여간 못말려...하며 웃었다. 맥주도 사서 호텔로 돌아와 망고, 망고스틴, 용과 등을 깎아 이것저것 꺼내놓고

야식을 먹었다. 물론 아이들은 컵라면도 하나씩 먹고. 늦은 시간 식당 찾아 헤매는게 귀찮아서...

 

 

 

 

 

또 다음날,

아침식사를 느긋하게 하고 짐을 챙겨 호텔 로비에 맡겨놓고 호텔에서 제공해주는 무료 툭툭을 타고 이번엔 지상철 BTS 역

으로 갔다. 시내로 가는 길은 트래픽이 심하니 전철을 타는게 편리했다. 남자들은 씨암 파라곤 몰에 있는 오션 월드 (

동남 아시아 최대 규모라는 수족관 ) 로 가고 딸과 난 한정거장 먼저 내려 센트랄 월드 플라자 몰로 갔다.

 

 

                                         호텔에서 서비스해주는 툭툭

 

                            방콕의 택시는 색깔이 다양하다

 

 

지상철에서 내리면 스카이 워크라는 통로를 만들어 놓아 뜨거운 햇빛도 피하면서 신호등없이 이동할 수 있고 지하철 역도

매우 깨끗하고 쾌적했다. 물론 가장 번화한 곳이긴 하지만 딸아이는 무척 인상적이었는지 토론토의 전철보다 훨씬

좋다고 연신 칭찬이었다.

세일하고 있는 매장에 들러 티셔츠 두어개 사고 백화점 구경을 하며 약속장소로 천천히 이동했다.

동물을 유난히 좋아하는 아들아이는 수족관이 만족스러웠다하여 다행스러웠다. 쇼핑이 지겨운 남자들한테 달리 즐길 거리가 있는게 얼마나 다행인지.

 

 

 

 

 

씨암 파라곤 건너편 씨암 스퀘어 안의 골목에 있는 유명한 맛집 솜땀 누아를 찾아가 점심 식사를 했다.

덜익은 파파야를 썰어 만든 샐러드 솜땀은 내마음에 쏙 들어 한접시 더 시켜 먹었다. 솜땀은 우리네로 치면 김치에 해당한다고 할까 여러가지 재료로 다양하게 무쳐서 먹는 태국의 샐러드인데 파파야가 기본 재료이다.

그외 치킨 튀김과 몇가지 음식을 시켰는데 다 맛있었지만 역시 솜땀이 가장 최고였다.

 

 

 

 

 

이제 다시 BTS를 타고 아쏙 역으로 이동해서 예약해놓은 맛사지 샵으로 가는데 시간이 좀 남아 전철역 근처 터미널

21 이라는 쇼핑몰에 잠깐 들렀다. 쇼핑센터 전체를 공항처럼 꾸며놓고 층마다 컨셉을 달리해 인테리어를 해놓은게 재미

있었다.  2층은 런던, 3층은 이스탄불 , 샌프란시스코...이런 식이었다.

샌프란시스코 층에 들러 아이스크림과 커피를 마시며 좀 쉬었다.

 

 

 

 

 

맛사지샵 헬스랜드는 몇군데 체인을 가진 꽤 큰 규모의 맛사지샵으로 가격대비 깨끗하고 쾌적한 분위기여서 만족

스러웠다. 두시간 동안 전신을 풀 마사지를 받고나니 온몸이 노곤하게 풀어지고 소화도 잘되었다.

다시 호텔 근처로 돌아와 유명하다는 식당인 쏜통 포차나를 찾아갔다.

외양은 깔끔하지않고 허름한데 많은 사람들이 강추하는곳이니 가보기로 했다.

푸팟퐁 커리와 똠얌꿍, 차이니스 스타일의 누들, 차이니스 브로컬리 볶음, 게살 볶음밥, 새우 튀김에 싱하 맥주를 시켜

배가 터지게 먹었다. 아들녀석은 방콕에서 먹은 음식 중 가장 맛있었다고 했다. 적지않은 양을 시켰는데 하나도

남김없이 먹어치워 다같이 웃었다.

 

 

 

 

 

                                         위대한 우리 가족의 힘 !

 

 

호텔에서 짐을 찾아 화장실서 옷을 갈아입고 미리 예약해놓은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향했다. 밤 12시 비행기라 시간은

넉넉했으나 혹시 길이 막힐지도 모르고 더이상 할일도 없어서 미리 가기로 했다.

 

밤새 비행기를 타고 인천에 도착하니 아침 7시 20분. 아이들과 난 집으로 와서 한잠씩 잤으나 남편은 그대로 출근.

쉬지도 못하고 다시 출근하는 남편이 안쓰럽고 미안했다. 가장의 무게가 새삼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