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2. 30. 00:44ㆍ아시아권
8월 16일
터키의 남부 휴양도시인 쿠사다시는 에게해 연안의 아름다운 도시로 리조트와 멋진 호텔이 들어서있고
유명한 비치가 여럿 있고 바자르가 있어 쇼핑도 즐길 수 있는 각광받는 관광도시이다.
일정이 빠듯하여 도시 관광은 엄두도 못내고 에게해마저 즐기지못하고 떠나는게 아쉬워서 일찍 일어나
바닷가를 걸으려던 내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워낙 집 떠나면 쉽게 잠을 못이루니 늦게서야 겨우 잠이 들어 그만 늦잠을 자고 말았다.
서둘러 짐싸는걸 마무리하고 씻고나니 별로 시간이 없다.
식사를 하고 발코니에서 사진을 몇장 찍으며 아쉬움을 달랬다.
sea view 룸이어서 발코니로 나서면 에게해가 아름답게 보인다
방에서 본 모습
에게해
좋은 시설을 하나도 이용하지 못해 너무나 아쉬웠다
9시가 되자 여행사에서 픽업을 하러 왔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 어제의 그 말많은 가이드가 왔다.
쿠사다시에서 셀주크 (Selcuk )까지는 약 30분정도 소요되는데 셀주크는 에페스로 가기위한 거점 도시로
12세기 경 그 지역에 거주한 터키 부족에서 이름을 따온 작은 도시이지만 다신교, 기독교, 이슬람교의 영향을
모두 받은 중심지로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가이드는 터키에서 가장 유명하고 관광객이 많이 방문하는 곳이 톱카프궁전, 아야소피아 그리고 에페스
유적지라고 말했지만 왜 카파도키아가 빠졌을까 의심스러웠다.
에페스 또는 에페소스라고 불리는 이 옛도시는 성경에 나오는 에베소로 피온 언덕과 또 다른 ( 이름은
기억나지않는다 ) 산이 두개의 천연 벽의 역할을 해준다.
이 고대도시는 기원전 6000년경 신석기시대부터 그 기원을 시작해 청동기, 히타이트시대를 거치고
기원전 1050년 그리스 이주민이 정착하고 그이후 헬레니즘시대와 로마시대에 황금기를 누렸다.
소아시아 주의 수도이자 최대의 항구도시였으나 7세기말 아랍인의 침략으로 멸망하고 지진으로 도시가
많이 파괴되어있다.
에페스는 사도 요한이 예수님 사후 성모 마리아를 모시고 와서 섬긴곳이기도 하고 사도 바울이 3년간 머물며 기독교를 전도한 성지로도 유명한 곳이다. 그후 1304년 터키인의 수중에 완전히 들어가 이슬람 의 영향권이 되어 버렸다. 유적지 앞의 기념품 가게들 로마시대의 공중목욕탕인 바리우스 욕장 ( Bath of Varius ) 그리스 시대엔 공중목욕탕이 없었다고 한다 남문으로 들어서자마자 폐허가 되어 일부분만 남은 바리우스 욕장부터 보인다 ( 호화로운 시설과 사치스럽고 퇴폐적인 귀족들의 목욕 문화를 알 수 있다 ) . 원형 소극장 오데온 - 시낭송이나 음악 연주를 했다고 한다
이오니아 양식의 기둥 들이 보인다
햇빛이 너무 강하고 뜨거워 많은 사람들이 우산을 양산 삼아 들고 다녔다
지진의 여파로 도시가 온통 폐허이다
아고라
지진으로 폐허가 된 유적지
멤니우스 기념비
승리의 여신 니케의 상
도미티아누스 신전
마블 스트리트 ( 대리석의 길 ) - 항구로 내려가는 길
헤라클레스의 문 ( 개선문 )
이슬람 시대에 만들어진 모자이크 타일 바닥 - 가이드가 물을 부어 색이 선명하게 보이게 해주었다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신전
하드리아누스 신전의 아름다운 부조
트라야누스의 샘 (분수) - 여기에 저장된 물은 수로를 통해 귀족들의 가정과 목욕탕에 공급되었다고 한다
공중 화장실은 프라이버시가 존중되지않는 형태이다. 그 시대엔 사람들이 너무 사교적이어서 화장실에서도
담소를 나눈걸까? 수치심을 모르는걸까?
당시엔 남자들도 치마 형태의 옷을 입어서 볼일을 보며 앉아 있어도 몸이 보이지 않았다고한다.
대리석으로 되어있는 이 변기는 위생적으로 매우 우수해서 병균이 잘 자랄 수 없다고 한다. 변기 밑으로는 물이
흘러 오물을 처리하는 방식인 수세식 화장실이다.
셀서스 도서관 ( Celsus Library )은 에페스의 유적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 중 하나로 꼽힌다.
욕장, 도서관, 신전들, 아고라 ( 시민들의 집회장소 ), 상점들, 도서관 등 꽤 큰 도시의 흔적을 더듬어갔다.
가이드가 그늘이 거의 없어 힘들거라고 예고한대로 햇빛은 강렬하고 그늘은 거의 없었다. 곳곳에 우산을
양산처럼 받쳐든 사람들이 많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윗쪽의 입구로 들어갔기 때문에 언덕길을 내려가며
관광할 수 있는 점이었다.
만약 이 날씨에 ( 섭씨 38도가 넘고 구름 한점 없는 ) 오르막길을 계속 걷는다면 ...상상하기도 싫다.
상점들이 죽 늘어서있는 거리를 가리키며 가이드는 저긴 루이뷔통, 저긴 알마니...하며 농담을 했지만
당시 그리스 상인들이 북적거리며 찾아왔던 번영했던 항구도시였음을 생각하면 정말 그당시의 명성과
영화가 이렇듯 폐허로 변했음에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이오니아 건축양식 기둥과 코린트식 기둥이 나란히 있는게 흥미롭다.
그늘만 찾아 다니며 유적 설명은 많이 해주지않고 버스 안에서만 수다스럽던 가이드
보수 공사를 계속해서 하고 있다
아르카디안 거리 앞에서
피온의 언덕에 건립되어 약 2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원형 대극장은 그 규모와 위용이 대단하다.
아카르디아 거리를 끝으로 에페스 유적지 탐방은 끝이 났다. 고대의 항구로 향하는 대로에 양쪽으로 열주 ( 줄기둥 )가 늘어서 있고 전성기에는 밤에도 열주에 등불을 켰다고 한다. 당시 가로등이 있었던 곳은 에페스 외에 로마, 알렉산드리아 뿐이라고 하니 에페스가 얼마나 번성한 도시였는지 짐작이 간다.
그러나 오랜세월 흘러내려온 토사로 강이 메워져 바다와 멀어져서 지금은 항구라는 흔적조차 찾을 수 없는
에페스는 지진과 말라리아의 창궐 때문에 폐허의 유적지가 되어버렸고 아직도 발굴 작업은 진행중이다.
점심 식사가 포함되어 있는 투어인지라 가이드는 우릴 뷔페 식당으로 데려갔다.
음식의 수준은 그저 그랬다. 하긴 뭐 에페스 투어에 이즈미르( Ismir )공항까지 데려다주는 조건인데
산해진미를 기대하는건 말이 안되겠지. 무슨 상품이든 제 값을 하는거다.
식사후 가이드는 우릴 식당에서 가까운 가죽제품 쇼핑센터로 데려갔다. 쇼핑이 싫어서 패키지 여행을
꺼리는데 여기서도 투어회사는 쇼핑을 데려가는게 못마땅했지만 어쩔수 없이 따라갈 밖에.
어쩐지 픽업 포함 투어의 가격이 싸더라니...
브랜드 이름에 돈을 쓰지말고 상품의 퀄리티에 돈을 쓰는게 현명하다면서 적극적으로 설명을 하며 데려간
쇼핑센터에서는 애플티를 한잔씩 나눠주고 미니 패션쇼를 보여주었다. 남녀 모델이 여러명 가죽옷을 입었다
벗었다 하며 모델워킹을 하고...다음엔 맨투맨 작전으로 여러명의 판매원들이 들러붙어 판매 공세를 폈다.
사람들이 슬금슬금 밖으로 도망쳐나왔다. 다들 쇼핑엔 관심이 없었다.
갑자기 가이드가 우리한테 비행기 시간이 촉박하니 다른 차를 타고 성모 마리아의 집만 보고 공항으로
가라고 했다.
무언가 착오가 있는듯이 보였으나 날도 덥고 지친차에 그냥 그러자 싶어서 다른 차로 옮겨탔다.
차에는 젊은 여자가 타고 있고 쏜살같이 성모 마리아의 집으로 달려갔다. 그여자는 시간이 없다면서 하도
재촉을 해서 뛰어다니며 구경을 했다.
많은 사람들이 경건하게 참관을 하고 촛불을 붙여 놓고 기도하고 있었지만 우린 사진 한두장만 겨우 찍었을
뿐 의미를 새길 시간도 차분히 둘러볼 기회도 없었다.
내가 천주교 신자였으면 아마도 이대목에서 불같이 화를 냈을텐데...
한글 안내문이 있어 반가웠다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대충 훑어보고 셀주크로 다시 돌아오는 길에 그여자한테 궁금한 것을 몇가지 물어봤더니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모른다고 일축해버렸다.
기가 막혀서...가이드도 아니고 그냥 투어회사의 여직원이었나보다.
셀주크에서 또 다른 버스로 갈아타게 하더니 이즈미르 공항으로 출발했다.이제야 모든게 확실하게 이해가 되는듯 했다. 이즈미르 공항으로 가는데 약 1시간 정도 걸리는데 우리 말고도 태워야할 사람이 많아서 그들
시간에 우릴 맞춘것이다.
우리 비행기 시간이 촉박한게 아니라 공항 픽업 버스 시간이 촉박했던 것이다.
셀주크에서 올라탄 금발의 백인여자가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내가 한국에서 왔다고 하자 자기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휴가차 왔고 친한 친구가 한국인이라며 몹시 반가워하고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다 알아듣지도 못하는데 혼자 한참 떠들고 난 피곤에 지쳐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원래 차안에서 잘 못자는데 졸다가 급커브길에서 넘어지기까지 했다. 창피해서 아픔도 잊고 본사람이 없나 둘러보았더니 그 금발머리 미국여자한테 딱걸렸다.
뭐라고 웃으며 말하려는걸 잠깐 쓱 웃어주고 고개를 돌려버렸다. 창피해라.
공항에 내려 시간이 넉넉하므로 원래 9시 출발이었던 비행기를 6시로 바꿔달라고 했다. 이스탄불 공항에서 대기하는게 여러모로 나을 듯 했다.
한시간 남짓 걸려 이스탄불에 도착하여 HSBC 라운지에 들어가 식사도 하고 옷도 갈아입고 인터넷도 하며
시간을 보냈다.
밤 12시에 출발하는 비행기라 또 피곤하게 생겼다. 이번 여행은 야간이동이 세번이나 되고 터키 국내에서도 이동거리가 꽤 먼편이라 더 피로감을 느꼈던 것 같다. 게다가 더운 날씨까지 한몫을 단단히 했다.
일정이 짧아 지중해는 구경도 못하고 더위에 지쳐 더 많은 것을 즐기지못해 아쉬움이 많이 남는 여행이었다.
터키여 안녕히.
'아시아권'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3 구정연휴 방콕 가족여행 1 (0) | 2013.04.27 |
---|---|
2011 구정연휴 대만여행 (0) | 2011.12.30 |
2011 터키여행 7 파묵칼레, 쿠사다시 (0) | 2011.12.30 |
2011 터키여행 6 카파도키아 둘째날 (0) | 2011.12.30 |
2011 터키여행 5 카파도키아 첫째날 (0) | 2011.12.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