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구정연휴 방콕 가족여행 1

2013. 4. 27. 05:34아시아권

 

 

원래 삿포로 눈축제를 가려고 비행기와 호텔도 미리 다 예약해놓았는데 아뿔싸...작은 녀석 봄방학 날짜를 잘못알아

학교가는 날 떠나는걸로 예약을 해놓은 것이었다.

할수없이 위약금까지 물어가며 취소하고 가까운데 날짜맞는데를 찾아보니 만만한게 태국이었다. 홍콩은 이미 다녀왔고 말레이지아나 다른데는 비행기 시간이 조금 안맞고...

파타야를 가기에는 날짜도 촉박하고해서 그냥 방콕에서만 머물며 여유롭게 지내기로 했다.

저녁 7시 비행기라 남편은 오전 근무를 하고 집으로 왔다. 갈아입을 얇은 옷을 챙겨 공항버스를 타러 가는데 영하 17도

라더니 엄청 추웠다. 이 추위를 피해 더운 나라로 갈걸 생각하니 삿포로 눈축제를 못가게 되어 아쉬웠던 마음이 조금

풀렸다. 간사한 내마음이여...ㅎㅎ

 

출발시간이 지연되고 있었다. 출발 시간에도 오지않은 승객이 있어 그사람의 짐을 찾아 비행기에서 내리느라 늦어진다는

어나운스먼트가 나왔다. 무슨 민폐람...은근히 짜증이났다.

영화도 하나 보고 음악도 듣고 하니 지루하긴 해도 5시간 30분 정도의 비행시간이 흘러갔다. 미주나 다른데에 비하면

5시간 반 정도야 가볍지...

방콕 수안나품 공항에 도착한게 현지 시간으로 밤 12시, 우리나라 시간으로 새벽 두시였다. 

부랴부랴 택시를 타고 호텔에 체크인.

방을 따로 두개 예약하지않고 투베드룸 스위트로 예약했더니 아주 널찍한게 가족들이 다들 좋아했다. 화장실이 두개반 ( 샤워실이 딸린 화장실 두개와 변기와 세면대만 있는 화장실 하나 )에 꽤 넓은 거실과 키친도 딸려있고 침실 두개도 넓고 쾌적했다. 물가가 싼 방콕인데다 할인 싸이트에서 미리 예약했더니 가격대비 참 괜찮은 방이 잡혔다.

늦었으니 얼른 불끄고 취침.

 

아침식사는 부페식으로 하고 택시를 잡아타고 왕궁으로 먼저 갔다. 가는 길에 밖을 보니 국왕의 사진이 여기저기 붙어있고

코끼리 모양의 상도 많이 서있었다. 반바지나 민소매 차림은 엄격히 제한되어있다해서 모두들 긴바지를 입었더니

아침부터 엄청 더웠다. 왕국으로 입장하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아 깜짝 놀랐다. 구정 연휴라 우리나라 사람도 많지만

수많은 중국인들이 몰려와 북새통이었다. 날도 더운데 사람들이 바글거리니 아침부터 지치는 느낌이었다.

왕궁과 에메랄드 사원이라 불리는 왓프라깨우 등 화려한 건물들을 구경하고 에메랄드 사원 안에 모셔져있는 에메랄드

부처님 ( 실제로는 옥으로 만들어짐 )을 만났다. 천천히 감상하기엔 날씨도 너무 덥고 우선 사람들이 너무 많아 성가셨다.

 

 

 

 

 

 

 

 

 

 

 

 

            금장식이 많아 전체적으로 매우 화려하고 섬세한 표현이 돋보이는 독특한 건축물이었다

 

 

 

 

 

 

 

 

 

                               더위에도 제복을 차려입은 경비병이 안쓰러웠다

 

다음은 왓포 ( 태국 맛사지의 본산지, 맛사지 스쿨로 유명하지만 사원이다 ) 로 가서 거대 와불을 구경했다.

벌써 지친 남편은 자기는 그냥 밖에 있겠다고 해서 억지로 끌고 들어갔더니 엄청나게 큰 부처님이 누워있는걸 보곤 들어와보길 잘했네...하며 웃는다.

전 국민의 90 % 이상이 불교신자이므로 사원이 매우 많고 승려들에 대한 존경심과 예우가 극진하다고 했다.

승려한테 함부로 대해도 안되고 여자들은 승려 옆에 가까이 가서도 안된다고 했다.

 

 

 

 

                    발가락의 지문이 재미있었다. 발바닥 크기만도 저리 큰데 건물안에 어찌 집어넣었는지 궁금하다

 

 

 

 

왓포에서 5분 정도 허름한 배를 타고 강을 건너면 왓아룬 ( 새벽에 보면 아름답다하여 새벽사원이라고 부른다 ) 에

도착한다. 멀리서 보니 가파른 사원을 걸어올라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힘겹고 아찔해보였다. 우린 패스 ~~

사원 앞에서 사진막 찍고 카오산로드로 이동하기로 했다.

 

 

 

 

 

 

                                낡아빠진 선착장 매표소 ( 거스름돈 따위는 쿨하게 안주더군 ㅠ )

 

카오산로드까지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이동하려했는데 배가 오지않고 너무 더워 다시 택시를 타기로 했다.

택시 기사들은 절대로 미터로 가려하지않고 몇십바트면 갈 거리를 이백바트 어떤 양심없는 기사는 삼백바트까지

부르며 배짱이었다. 흥정을 하면서 택시를 타는게 짜증도 나고 매우 스트레스였다.

카오산 로드에 도착하여 날씨도 덥고 지치기도 해서 태국 국수집을 찾는걸 포기하고 에어컨이 시원하게 켜져있는 깨끗한

식당으로 우선 들어갔다.

들어가보니 가이드북에서 봤던 하찌방 일본 라멘집이었다. 일단 몇개 시켜서 맛을보니 입맛에 맞아 흡족했다.

그래도 그렇지 방콕에 와서 처음 들어간 식당이 일본라멘집이라니...ㅋㅋ

 

 

 

 

카오산 로드는 방콕의 거리 이름인데 세계의 배낭족들이 모여 서로 정보도 교환하고 머무는 배낭족들한테 유명한 곳으로

실제 가보니 크지도않고 허름했다. 현지 여행사들도 모여있고 태국의 다른 지역으로 가는 버스 정류장도 있고 방람푸 시장이라는 재래시장도 인접해있으며 갖가지 음식을 파는 노점상들도 즐비하고 카페와 맛사지샵, 패스트 푸드점등이 복잡하게

엉켜있는 재미있는 곳이었다.

길거리엔 무단횡단자들이 많아 교통사고의 위험이 많아 보였다. 하긴 횡단보도를 찾아보기가 쉽지않았다.

한국에서 미리 여행사 싸이트를 찾아 예약해둔 여행사를 찾아갔다. 설명도 듣고 맛사지 쿠폰도 할인해서 살겸해서. 

친절한 설명도 듣고 에어컨이 빵빵한 사무실서 잠시 쉬며 전열을 가다듬었다.

시장 구경 잠깐하고, 발맛사지 한시간 받고 ( 내발을 해준 맛사지사는 너무 건성이었다 ㅠㅠ ) 인터넷이 되는 카페에 들어가 잠시 쉬었다.

 

 

 

                            카오산 로드에서 만난 구정 축하 거리 공연

                          거리의 옷가게에서 만난 싸이의 강남스타일 티셔츠 ㅎㅎ

                               카오산 로드의 별다방

 

 

저녁엔 칼립소 쇼라고 트랜스젠더들이 하는 쇼를 보기로 하여 아시아틱이라는 새로 생긴 몰로 이동했다. 거리엔 사람들이

넘쳐나고 차도엔 차가 넘쳐났다. 여행사 사장님 말씀으로는 원래도 택시 기사들의 횡포가 가장 골칫거리이지만 

구정연휴는 특히 더하다고 했다. 화교계가 상권을 쥐고있는 택시업계라 특히 구정연휴엔 쉬는 택시기사들이 많아 일하는

숫자가 적어 더 바가지가 심하고 부르는게 값이라고 했다 ㅠㅠ

아시아틱에서 쇼를 기다리며 저녁식사를 했다.

MK 수끼라는 인기있다는 수끼 식당을 번호표 받고 기다려 입장했는데 주문을 받는 종업원이 영어를 한마디도 못알아

듣는게 아닌가. 손짓 발짓으로 메뉴판과 종업원과 씨름을 했다.

다행히 음식은 맛이 있었고 향이 강한 다른 태국 음식보다 샤브샤브로 끓여먹으니 남편은 더 좋아했다.

 

 

 

 

 

 

                       쇼장에 일찍 도착하여 한컷

 

게이들이 나오는 쇼라서 아이들이 보기엔 이상할까봐 걱정했지만 가족 단위로 보는 쇼이고 자칭 세계 3대 쇼라니 그냥

보기로 했는데 그런대로 재밌게 봤다. 화려한 의상과 춤도 있고 코믹하게 줄거리를 짜서 웃게 하기도 하고.

쇼 중간엔 절대 사진을 못찍게 하고 대신 쇼가 끝나고나자 등장인물들이 줄지어 서서 얼마씩 돈을 내면 함께 사진을 찍어 주었다. 무대에 있을 땐 조명 때문에 몰랐다가 가까이 보니 솔직히 말해 너무 진한 화장 밑의 얼굴들이 흉하게 보였다.

약간 무서울 정도였다. 편견을 갖지 않으려 해도 도저히 그 모습들이 예뻐보이지않고 흉하고 불쌍해 보였다.

그들도 어쩔수없이 택한 길일텐데...이런 생각을 하는게 미안했다.

호텔로 돌아오는 길도 택시잡기 전쟁을 한바탕 치렀다. 줄을 한참을 서서 기다려야 했고 걸핏하면 행선지를 묻고 승차

거부를 하는 택시 기사들 때문에 마음상하고, 새치기를 거리낌없이 해대는 중국 관광객들 때문에 열받으면서 웃돈을 듬뿍 주고서야 겨우 호텔로 돌아와 하루를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