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2. 29. 19:41ㆍ남미여행
9월 23일 목요일
일찍 일어나 호텔로 픽업나온 현지 여행사를 따라 티티카카 ( 띠띠카카라고 하는게 더 현지식 발음일지도
모르겠다 ) 호수 관광을 나섰다.
페루와 볼리비아에 걸쳐있는 티티카카 호수의 지도
티티카카는 페루와 볼리비아에 걸쳐있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호수로 그 면적이 제주도
면적의 1/2에 달하는 커다란 호수이다. 약 60%는 페루에 40%는 볼리비아에 속해있고, 원주민어로
티티는 퓨마를 카카는 호수를 의미한단다.
퓨마를 신성시해온 원주민들인지라 이 호수에 대해서도 설화내지는 신화가 있는 듯하나 그 설명까지는
자세히 안들었다.
푸른 빛의 아름다운 호수는 이제는 많이 개발되어 배로 두세시간 나가야 그 깨끗하고 깊은 물빛을 제대로
볼 수 있단다.
가이드의 설명은 영어로 진행되었으나 발음이 스페인식이라 알아듣기가 쉽진 않았다.
생각보다 관광객이 많아 배를 여러대로 나누어 타고 한명의 가이드가 이십여명에서 많게는 서른명
정도씩 맡았다. 배는 삼십분도 못가 유명한 섬 우로스에 상륙했다.
난 우로스가 커다란 하나의 섬인줄 알았더니 크기라야 지름이 사람 걸음으로 삼십걸음 남짓한 작은
섬이 아주 여러개 있는 것이었다. 배마다 섬 한개씩 상륙해서 각각 관광을 하는 것이다.
책에서 보았던 떠있는 갈대섬 우로스는 칼로 흙을 베어내고 갈대줄을 엮어 흙덩이를 묶고 그위에 토토라라는
갈대를 베어 서로 직각 방향이 되게 지그재그 얹어 떠내려가지않게 몇군데 줄로 고정시킨 말 그대로
물위에 떠있는 섬이다.
갈대가 썩기전에 새 갈대를 새로 얹고... 갈대로 되있는 떠있는 섬이라 밟아보면 푹푹 발이 빠질 듯하다.
이렇게 작은 섬에 대여섯 가구 열 댓명이 살아간다. 관광수입으로 먹고사는 섬사람들은 섬을 어떻게
만드는지 직접 시연하고 설명해주는 일종의 작은 쇼를 보여주고 몇명씩 자기 집으로 초대하여 질문도 받아
주고 사진도 찍게 해준다.
그리곤 수공품- 주로 손으로 짠 알파카 제품들 - 식탁보 또는 쿠션, 벽의 장식품 등등을 판매한다.
토토라 엮는 것을 시연해 보여줬다
우리가 초대받은 집은 남편은 대학에서 tourism을 전공했다며 영어도 제법 잘하는 원주민 피가
좀 덜 섞인 듯한 청년의 집으로 어려보이는 부인과 콧물로 뒤범벅된 두 살 남짓한 아기 세식구가 사는
집이었다. 집은 좁고 어두웠고, 가구라고는 전혀 없고, 갈대를 조금 높게 깔아 침대로 쓰는 것과 낡은
라디오, 벽에 걸린 옷가지 몇개가 다인 거의 작은 헛간 수준의 집이었다.
아기가 너무 어려 걱정이 되어 물어봤다. 화장실, 식수 등...
화장실은 호수에, 식수도 호수에서 정수도 안하고 그대로 먹고 난방도 따로 없단다.
아기가 예뻐 안아줘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솔직히 너무 지저분해 망설여졌고 또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
포기했다. 너무 척박하고 비위생적인 환경이라 아기가 걱정 되었다.
너무나 작고 초라한 오두막집엔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
사진 두장을 찍고 약간의 팁을 주었다.
갈대 줄기를 껍질을 벗겨 수분 보충을 위해 먹기도 한다며 먹어보란다. 살짝 한입 베어 물었지만 삼키긴
어려운 맛이었다. 문명인이랍시고 한입 크게 베어 물지 못하는 내 위생관념이 밉기도 했으나 어쩔 수 없었다.
자꾸만 핸드메이드임을 강조하며 식탁보나 쿠션등을 사달라고 하는데 이를 두고 사람들은 너무 상업적이라고
비난들을 한다.
하지만 과연 그럴 자격이 있을까.
그들도 아기랑 가정을 꾸리고 살아가야 하지 않는가. 호기심 많은 외부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댓가 정도는 받는게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정당하다고 느껴진다.
일종의 암묵적인 계약이 아닌가. 싫으면 안보여주면 되고, 방문하지않으면 된다.
5분쯤 그들이 만든 배를 타고 저어가면 또 다른 섬에 학교도 있고 가게도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라며 갈대로 만든 배를 태워 기념품 가게와 조그만 찻집이 있는 섬까지 태워다 주고 또
팁을 요구한다.
섬의 주민들이 모두 나와 인사를 하고 있다
고산증으로 머리도 아프고 속도 울렁거려 가이드에게 왕복 6시간 가까이 걸린다는 타낄레 섬은 포기하겠다고 말하고 다른 배를 얻어타고 호텔로 돌아와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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