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 파리, 스위스,로마

2011. 12. 18. 16:06유럽여행

 

  

 

남편이 동료들과 파리학회에 가게되었다. 무조건 동행이다.

비행기값만 더들고 여비 좀 보태면 어차피 호텔비는 세이브야...말도 안되는 셈법을 들이밀며 남편한테

동행을 부탁했다.

게다가 스위스에 있는 친구 상미네 가서 신세지고 그다음은 로마로...

파리에 도착해서 처음으로 구경한곳은 개선문과 에펠탑이다.

생각보다 크지않은 규모에 약간 실망하고 특히 세느강은 좀...

우리나라 한강이 얼마나 크고 아름다운지 깨달았다.

루불박물관에 가서는 규모와 전시품의 양과 질에 압도당했다.

유명한 작품도 너무 많고...그러나 과연 여기 있는 수많은 작품들이 정당한 방법으로 전시된것인가 생각해보니

좀 씁쓸했다. 예술품을 보유하는것도 힘과 재력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몽마르뜨언덕에서는 카페에 들어가 차도 마시고 파리의 예술가들을 구경했다.

밤엔 파리의 야경을 감상하며 세느강의 유람선도 타고숙소가 샹젤리제 거리와 가까운곳이어서

샹제리제 거리도 걸어보고...

일행중에 다른 학교에서 온 교수의 부인이 있어 그사람과 둘이 남편들이 학회에 가있는 동안

지하철을 타고 소르본느 대학과 쁘렝땅 백화점들을 돌아다녔다.

아쉬운 것은 그사람은 쇼핑을 너무 좋아해서 자꾸 쇼핑을 가자고해서 의견충돌이 있었다.

 

학회가 일찍 끝난 오후에 모든 사람들이 함께 베르사이유 궁전을 보러갔다.

태양왕 루이14세가 완성한 이 멋진 궁전은 화려한 장식과 수많은 방들로 구성되었고 정원조차도 너무나 화려했다.

앙뜨와네트가 어디선가 우아하게 걸어나올 것 같은 휘황한 샹들리에가 달려있는 아름다운 방에서 잠시

공상에 빠져본다. 

식사때엔 여러사람들과 어울려 와인과 함께 잘 모르지만 프랑스 요리를 주문해서 맛보고...

그래도 고등학교 시절에 했던 제2외국어가 불어여서 메뉴판이나 길거리 이정표에

가끔 아는 단어가 보이면 몹시 반가웠다.

 

   

오벨리스크   

세느강변

 

 

 루불 박물관

 

 

 

몽마르뜨의 거리 미술가 앞에서

언덕을 오르며

몽마르뜨 카페에서

소르본느 대학 앞에서

                                     베르사이유 정원에서

                                    베르사이유 궁전 앞
 

 

 일행들과 헤어져 스위스 쮜리히로 날아갔다. 친구 상미는 스위스로 이민온지 십년이 훌쩍 넘었다.

공항으로 픽업나온 친구와 친구 남편을 보니 마음이 울컥했다. 처음엔 고생 많이 했다고 했는데 그래도 이젠

어느정도 자리를 잡은 친구가 대견하고 고마웠다.

전기압력밥솥과 팩소주를 사오라는 특명을 받고 이민가방에 짐을 잔뜩 싣고 찾아간 상미네 집은 쮜리히 근교의

백인들만 사는 조용하고 깨끗한 주택가였다. 삼층으로 구성된 집에 예쁜 화단이 반겨주었다. 한국의 목욕탕이 그리워

일부러 지하에 작은 사우나를 만들었다며 구경시켜주고 맛있는 김치와 된장찌개,갈비에 진수성찬을 차려주었다.

물론 친구 남편은 팩소주를 많이 반겼다.

 

다음날 친구 남편이 융프라우 입구까지 차로 데려다주었다. 기차표도 미리 예매해주고 이번에 신세를 단단히 졌다.

기차를 타고 유럽의 지붕 융프라우를 올라갔다. 만년설이 그대로 있는 융프라우엔 얼음궁전이라는 별명의 얼음 조각

박물관이 있어 관람했다.

집으로 돌아오니 라인강의 시발점을 보여준다며 독일과의 국경쪽으로 우릴 데려갔다. 

발음을 주의해야해...잘못하면 욕처럼 들려...농담도 하면서.

 

쮜리히는 물가도 살인적으로 비싸고 한국마켓이 없어서 몇주에 한번 몇시간 운전해서 독일로 국경을 넘어가 장을

봐온다고 했다. 이민온지 얼마 안됐을때 둘째아이를 스위스에서 임신한 친구는 입덧할 때 냉면같은 한국음식이

너무 먹고싶어 울기도 했다고 말하는데 가슴이 너무 짠했다.

 

 

                                           융프라우로 가는 기차역에서

                                           융프라우 정상에서

 

 

 

                                               융프라우 얼음 궁전

 

 

 

이젠 로마다. 친구 남편이 예매해준 밤기차를 타고 로마로 가는거다.

침대칸을 예매했는데 독일어가 아직 서툰 친구 남편이 실수로 부부칸을 예약하지못하고 남녀 따로따로 예매가 되어

있었다. 일단 기차에 타서 검표원한테 우리가 부부니 자리를 바꿀 수 없냐고 물어보자 자신이 이탈리아인이라고

얘기하며  차액을 내면 바꿔주겠다고 했다.

70세 이상으로 보이는 그 사람은 눈을 찡긋거리며 농담도 걸어주고 친절하게 안내해주었다.

 

밤새도록 달려 도착한 로마...우선 예약한 호텔로 가서 짐을 맡겨놓고 본격적인 구경을 시작했다.

콜로세움, 포로 로마노, 스페인광장, 베네치아 광장, 트레비분수, 바티칸시티와

바티칸 박물관, 진실의 입...수많은 유적을 시내관광지도에 의존해 시내버스와 두다리로 다녔다.

너무 덥고 힘들었지만 그래도 즐거웠다. 늙어 힘이 빠지면 이렇게 다니기 힘들거야...서로 격려하며 힘을 냈다.

 

트레비분수에선 아이스크림을 사먹고, 구경하러 들어가본 명품샵 베르사체나 프라다엔 역시 일본인들이 바글거렸다.

바티칸은 남자들은 반바지차림, 여자들은 민소매나 미니스커트가 입장불가라 해서 신경써서 복장을 갖추고

입장했다.

카타콤은 기독교인들이 숨어지낸 지하 동굴도시로 가이드의 안내없인 입장이 허용되지않았다.

가이드의 말에 의하면 몇년전 어느 관광객이 가이드를 떠나 길을 잃어 아직도 찾지못했다고...

뭐 믿기 힘든 얘기지만...

 

우리끼리 가이드없이 시내버스를 타고 다니다가 생긴 에피소드 하나.

복잡한 버스안에서 아기를 안은 집시처럼 보이는 여자가 자꾸 남편한테 아기를 들이밀었다.

남편은 어쩔줄 몰라하고 난 느낌이 이상해서 남편을 얼른 끌어당겼더니 남편의 허리에 찬 가방이 반쯤 열려있었다.

얼른 지갑과 여권을 확인하고 그사람을 쏘아보자 그여자와 일행으로 보이는 허름한 사람들이 우르르 버스에서

내려 도망갔다. 집시들한테 당할뻔 한것이다.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틀을 열심히 구경하고 다시 밤기차로 쮜리히로 귀환했다.

 

 

 

 

                                           바티칸 박물관에서

                                       바티칸 근위병 앞에서

 

 

 

 

 

 

                                                  트레비 분수 앞에서

 

                                                      카타콤 입구에서

                    

 

친구네 부부와 스위스의 명품 발리 아울렛 구경을 갔다. 이런데에 전혀 관심이 없는 남편은 팔장을 끼고 소파에 앉아

우릴 기다렸다.

친구는 이걸 보고 두고두고 남편을 놀렸다. 뭐 눈까지 질끈 감고 인상을 쓰고 있냐면서... 

 

다음  루쩨른 호수로 가서 가장 오래된 목조다리를 구경하고 독일 수도원에서 만들었다는 흑맥주를 마셨다.

일반적인 맥주보다 훨씬 알콜농도가 높은 쌉싸레하며 특이한 그 맥주가 내 입맛을 사로잡았다.

바닷가재 회에 정원에서 한 바베큐에 극진한 대접을 받고 미안한 마음을 품고 쮜리히를 떠났다.

한국사람과의 교류도 별로 없고 오로지 가족만 챙기고 살다가 친구를 만나 어린애처럼 좋아하는 친구를 떼어놓고

돌아오는 마음이 많이 무거웠다.

 

 

 

 

루쩨른 호수 앞에서 

 

 

친구와 함께

 

빈사의 사자상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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