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월 스페인 바르셀로나 1

2015. 1. 27. 21:44유럽여행


우리 가족은 구정 연휴기간 즈음 여행을 즐겨한다. 신정을 미리 쇠고 연휴기간을 이용하면 남편도 직장을 오래 비우지 않아도 되므로 마음의 부담을 조금 덜고 여행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엔 고3과 재수라는 힘든 고행을 한 아들아이와 함께 마음 고생을 나눈 가족이 모두 서로를 위로한다는 떳떳한 (?) 명분과 함께 스페인 여행을 계획했다. 올해 구정 연휴는 2월의 하순경이므로 과감하게 1월로 시기를 옮겨 보았다.

온가족이 유럽으로 떠나는 만큼 경제적인 부담은 컸지만 큰맘 먹고 해보기로 했다. 오랫동안 스페인에 가보고 싶었고,  또한 요즘 인기있는 꽃할배 시리즈의 여행지로 나왔던 스페인이 남편의 마음에도 들었던 눈치이다.

여행 가이드 북을 사고, 스페인 여행에 도움이 될 여행 카페에 가입해서 정보를 얻어내고, 블로그나 관광청 등  인터넷을 뒤지고,  스페인에 대한 배경지식을 위해 몇권의 책을 사서 읽었다.

몇몇 사이트의 항공 요금을 비교해서 비행기표를 구입하고,  숙소를 검색하고, 렌트카를 예약하고, 현지 저가 항공 예약을 하고, 기차표를 예매하고....

한동안 컴퓨터와 여행책에 매달려 살다시피 했다. 눈알이 아파지고 힘이 들기도 하지만 난 이 과정도 꽤 즐기는 편이다. 계획하고 검색하고 여행 준비를 하고... 이 과정도 내 즐거운 여행의 일부이다.

드디어 출발의 날. 여행 루트를 이리 저리 궁리하다가 바르셀로나 in  마드리드 out 으로 결정한지라 바르셀로나 직항편이 없어 KLM 네덜란드 항공으로 정했다. 암스테르담서 한번 갈아타는 대신 밤 12시 50분에 출발해서 바셀 현지 도착이 오전이라 하루를 버는 느낌도 있었다.

평일 저녁에 집에서 떠나니 퇴근 시간과 겹쳐 길이 막힐까봐 서둘러 나서서 공항에 너무 일찍 도착했다. KLM 항공사는  아직 부스도 열지 않았고 오토 체크인을 해보려니 자꾸 에러가 나서 포기하고 기다려야 했다. 미리 줄도 못서게 하고 융통성 없는 항공사 직원 들 때문에 짜증이 났다.

11시간을 조금씩 졸다 깨다 지겨워 하며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에 도착했다. 너무 이른 새벽이라 라운지도 아직 오픈을 하지않아서 한참을 기다렸다. 공항은 시설이 크고 좋았지만 라운지는 작고 이곳 직원 역시 불친절했다. 역시 북유럽 쪽 나라답게 공항안을 돌아다니는 사람들은 어찌나 키가 큰지 다리가 내 가슴께에 닿을 지경이다. 아 ... 자존심 상해 ㅠㅠ

바르셀로나에 도착하니 오전 10시 15분.이곳에서 보이는 사람들의 체구는 만만해서 좋았다 ㅎㅎ 바르셀로나의 숙소는 아파트를 빌리기로 해서 매니저한테 전화를 하니 연결이 되지않고 계속해서 자동 응답기만 돌아가고 있었다. 사무실도 마찬가지이고. 매니저한테 받은 이메일을 다시 뒤져 모바일 번호를 찾아내 겨우 연락이 되어 택시를 타고 바르셀로 라발 호텔 앞에서 매니저를 만나 아파트에 체크인을 했다.

내가 예약한 것보다 큰 아파트를 내주어서 깜짝 놀랐다. 복도가 아주 긴 쓰리 베드룸에 화장실도 두개인 넓고 꽤 깨끗한 아파트라 기분이 좋았다. 메트로 리세우 (Liceu )역과 가까워 람블라스 거리에서 도보로 3분이면 닿는 좋은 위치인데 가격이 이정도니 열심히 뒤진 보람이 있었다.

다들 씻고 잠시 쉬었다가 시내 구경을 나갔다.  그냥 거리를 걷는건데도 아이들은 역시 유럽은 거리의 느낌이 다르다며 즐거워 했다. 짜식들 ~~  유럽 엄청 좋아하네 ㅎㅎ

피카소 박물관을 향해 가다가 타파스 집에서 점심을 간단히 먹었다. 10가지 종류의 타파스와 마가리따 피자를 시켜 나누어 먹었는데 맛있는 타타스도 있었지만 비린내가 나거나 비위에 맞지 않는 것도 있었다. 물가가 예상보다 꽤 비싼 듯해서 좀 걱정이 되었다. 


 

 

타파스는 sin sal (소금을 넣지 말아달라고 ) 이라 얘기해도 좀 짰다

피카소 박물관 앞에서


피카소 미술관은  사실 너무 피곤하고 시차 때문에 눈이 자꾸 감겨 충분히 감상을 하지 못했다.

다만 피카소의 초기 작품이 내가 생각하는 그림들과는 다르게 추상화가 아닌 작품들도 많아 흥미로웠고 사진이 많이 전시되어 있는 것도 특이하게 느껴졌다. 미술에 대해선 워낙 지식도 없고 제대로 감상할 안목도 없는지라 큰 기대도 없었지만.

유럽은 학생 할인 제도가 잘되어 있다 해서 미리 딸아이한테 국제학생증을 만들어 두라고 해서 미술관마다 잘 써먹었다.


바르셀로네타 근처 컬럼부스 동상 앞

 

 

자유롭고 활발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거리

그저 평범한 건물들도 다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람블라스 거리에서 행위 예술하는 사람을 살짝 도촬

 

거리 구경도 재미있지만 특이하고 유머가 있는 소품들을 파는 가게 구경도 재미나다 ㅎㅎ

 


거리의 건물들이 다 분위기 있고 멋이 있어서 골목 골목 걸으면서도 기분이 좋았다.

레알 광장의 가로등이 가우디의 작품이라 해서 레알 광장을 찾아 가다가 한참을 헤맸다.

걷는걸 싫어하는 평발 남편을 달래가며 한참 걷다보니 바르셀로네타 근처 컬럼부스 동상 앞까지 가고 말았다. 인증샷 찍고 다시 물어물어 레알 광장 찾아내니 우리 모두 지쳐버렸다.


 

 

 

레알 광장의 가우디가 만들었다는 가로등


헤르메스의 투구 모양이 보인다

 



숙소 근처인 보케리아 시장까지 걸어가 구경하며 과일 쥬스도 사 마시고 과일도 몇가지 샀다. 생각보다 가격도 싸지않고 문을 닫은 가게도 많았다. 가이드북에서 미리 봐두었던 한인 반찬가게도 두바퀴를 돌아봐도 눈에 띄질 않아 실망이 컸다. 아파트에 묵을 때 한식을 좋아하는 남편을  위해 부엌에서 두어번 해먹기도 하고 반찬을 사다가 햇반이랑 먹으며 식비도 절약하고 낯선 음식만 먹어야하는 위장을 달랠 계획이었는데....

보케리아 시장 바로 앞에 Wok to Walk 이라는 테이크아웃 중국 음식점이 있어 볶음면과 몇가지 요리를 사다가 맥주와 마시며 바르셀로나 입성의 첫밤을 보냈다.



보케리아 시장 입구

스페인 사람들이 즐겨 먹는다는 생선인 소금에 절인 대구가 산더미 같이 쌓여있다 

테이크 아웃 중국 음식점

숙소인 아파트 발코니에서 아들 녀석이 장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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