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월 멕시코 19 멕시코시티 II

2019. 3. 4. 01:00북미

 

 

전철을 타고 템플로 마요르 ( Templo Mayor ) 를 갔다. 

멕시코에 도착한 첫날 구경하려 했지만 시간이 늦어 못했던걸 가볍게 보려고 한건데 막상 입장을 했다가 그 규모가 엄청 크고 전시품도 방대해서 깜짝 놀랐다. 이렇게 넓을줄이야...

1913년 대성당 뒤편 공사를 하던중 지하 계단이 발견이 되어 아즈텍 제국의 중앙 신전이었던 템플로 마요르의 존재가 세상에 드러난 것인데 제대로 발굴 작업이 시작된 것은 1979년이나 되어서라고 한다. 1521년 스페인 침략자들에 의해 테노츠치틀란이 함락되고 템플로 마요르의 대부분이 파괴되었다.

스페인의 참략자 코르테스가 고작 700여명의 군대로 아즈텍 제국을 멸망시킬 수 있었던건 말을 탄 스페인의 정복자들을 고대 전설속의 케찰코아틀 ( 신, 깃털 달린 뱀 )과 비슷하게 여겨 신이 보낸 사자로 오인을 했고,  변변한 무기가 없었던 아즈텍 인들로선 불을 뿜는  신식 무기인 총, 대포 등을 당해낼 수도 없었다. 게다가 천연두, 페스트, 홍역 등 전염병이 정복자들을 통해 유입되어 면역이 없던 그들은 떼죽음을 당했다. 또 아즈텍인들이  인신공양을 위해 주변 부족을  무리하게 점령해왔으므로 이걸 교묘하게 이용해서 주위 부족이나 내부에서 반란을 일으키게 해서 멸망을 자초했다. 오로지 황금을 원했던 잔인하고 무자비한 침략자 발아래에 아름다운 그들의 문화와 정신이 무너져버리고 이제는 스페인 사람들과의 혼혈인 메스티소가 원주민보다 훨씬 많은 인구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이상한건 ( 내가 이상한건가... ) 정작 식민지인으로 살았던 멕시코인들은 지금도 정복자 스페인에 대한 적대감이 없다고 한다. 일반 멕시코 국민들은 굳이 원주민 문화와 정복자 시대의 역사에 대해 구분도 하지않고 관심도 없다고 한다. 오히려 스페인제 물건이나 스페인 방식의 문화에 대해 깊은 호감을 가진다고 한다. 게다가 스페인 뿐만 아니라 교대로 멕시코를 괴롭혔던 유럽 제국들에 대한 동경이나 호감도 높다고 하니 뼈속 깊이 복속이 된건지 아님 민족성 자체가 너무 평화주의자이고 이해심이 많은건지... 나로선 이해가 안된다.

신전 옆 박물관엔 수많은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어 제대로 보려면 하루가 모자랄 지경이다. 이 일대의 건물들은 모두 조금씩 기울어져 있는데 과거 호수였던 곳을 메워 도시를 건설해서 지반이 침하되어 건물이 내려앉기 시작을 해서 발굴 작업 또한 매우 더디게 진행될 수밖에 없다고 한다.

기울어진 옛도시의 유적을 바라보며 찬란했던 마야와 아즈텍 문명의 쇠락과 초라한 후손들의 현 모습이 오버랩되어 내 마음도 왠지모르게 스산해졌다.

 

 

 

 

 

 템플로 마요르

 

 

고대 톨텍, 아즈텍, 톨텍 마야 문명에 나타나는 신과 인간 사이를 중계하는 신격인 착 몰 ( Chac Mool ) 

수도 한복판에서 거대한 유적지가 발굴됐으니

 

 

 

 

 

 

 

 

 

 

 

죽음을 관장하는 아즈텍인들의 신, 그들은 신의 돌출된 내장이 지하세계와 연결된거라고 믿었단다.

 

성당 앞 광장에서 원주민 복장을 한사람들이 퍼포먼스를 하고있다

 

 

 다시 메트로를 타고 Bellas Artes 로 갔는데 미술관이라 기호도 별로 반기지않고 나도 템플로 마요르에서 예기치않게 체력이 소모되어 그곳은 입장을 하지않기로 했다.

chilis 라는 멕시코풍 텍사스 음식을 한다는 식당에서 스테이크와 파히타로 점심 식사를 했다. 확실히 미국식 식당의 분위기와 맛이 느껴졌다.

 

 

 

 

 

 

근처의 디에고 리베라 벽화 박물관에 가서  <알라메다 공원의 어느 일요일 오후의 꿈 > 이라는 유명한 벽화를 감상했다. 일단 벽화의 크기에 압도당했고 벽화에 표현된 실제 사건과 인물들의 모습에 흥분이 되었다.  정복자 코르테스, 프리다 깔로와 소년시절의 리베라, 정치가이자 작가인 호세 바스콘셀로스, 멕시코 여성의 권익을 위해 헌신했다는 수녀님, 오스트리아 왕자 출신의 막시밀리아노 황제 ( 유럽 출신임에도 멕시코인들을 핍박하지않고 원주민들을 보호하는 온건정치를 했다 ) , 멕시코의 건국 대통령 베니토 후아레스 , 독재자 포르피디오 디아스 등 역사상 중요 인물들이 그려져 있다.  사진촬영비를 따로 지불해야 사진 촬영이 가능해서 나만 지불하고 사진을 찍었다.  디에고 리베라가  화가로서 미술가로서 뛰어나고 대단한 사람인지는 모르겠지만 깔로의 남편으로선 아주 나쁜 사람이고 아내에게 그렇게 고통을 준 사람이기에 아무리 훌륭한 예술가라도 난 가차없이 그를 욕하고 싫어한다.  리베라 벽화 박물관에 다른 전시품으로 중국의 작품들이 다수 전시되어 있어 조금 의아했다.

 

 

 

 

 

 

프리다 깔로와 소년시절의 디에고 리베라가 보인다

베니토 후아레스 건국 대통령

정복자 코르테스가 보인다

 

 

2층에서도 내려다 보고

 

 

깔로와 리베라

 

 

메트로로 다시 이동해서 La Ciudadela 라는 민예품 시장을 구경했다. 자석과 값싼 목걸이등 약간의 쇼핑도 즐기고 길거리표 즉석 만다린 쥬스도 마시고.

메트로 버스를 타고 Superama 라는 슈퍼마켓에 가서 사고 싶었던 멕시코 소스들을 몇병 샀다. 결국 테킬라 초콜릿은 못찾았지만. 

숙소로 귀환해서 라면을 끓여 아껴둔 김치와 저녁으로 먹었다. 짐을 미리 정리하고 잤는데 새벽에 심한 체기를 느껴 잠에서 깼다. 소화제를 찾아 먹어도 증세가 쉽사리 가라앉지를 않고 두번이나 토하고 몹시 어지러웠다.

이제 드디어 서울로 떠나는 날.

짐을 숙소에 맡기고 혁명 기념탑과 독립광장 ( Plaza de la Republica  ) 을 찾아 갔다. 혁명 기념탑은 입장료를 내고 입장하면 멕시코 독립과 혁명의 역사를 볼수 있는 박물관과 전망대를 볼 수 있었다.

 

 

혁명 기념탑

 

 

 

 

 

집에 돌아가는 날이라 그런지 기호도 나도 둘 다 늘어진다

 

 

 

 

 

 

 

 

광장 근처 식당에서 마지막으로 멕시칸 음식을 먹기로 했는데 심하게 체했던 나로선 아쉽지만 스프만 한두 숟가락 맛보고 말았고 대신 기호는 타코와 또르따를 골고루 맛보게 했다.

멕시코로 갈 땐 멕시코 시티까지 직항이었지만 귀국행은 몬터레이라는 공업 도시에서 한번 환승해야 한다. 몬터레이 에선 환승시간이 아주 빠듯해서 뛰다시피 비행기를 갈아타야 했다.  

한달여의 멕시코 여행의 대장정이 끝이 났다.

 

 

 

 

 

쌀이 들어간 멕시코 전통 음료 오르차타가 있어 반가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