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2. 30. 00:42ㆍ아시아권
8월 13일
카이세리 ( Kayseri ) 공항에서 약 40분 넘겨 걸리는 괴레메 ( Goreme )는 카파도키아 관광의
중심지이다. 당연히 우리 숙소도 괴레메의 동굴 호텔이다. 특이한 지형의 특징을 살려 동굴을 이용하여
호텔과 펜션들을 지은 것이 재미있다.
벽에선 하얀 석회가루 같은 것이 묻어나오고...아무튼 신선했다.
새벽 5시에 열기구 투어 픽업을 온다고 해서 4시부터 눈이 떠졌다.
세수하고 혹시 새벽바람에 추울까 싶어 얇은 점퍼도 챙기고 로비로 나가니 우리 말고도 다른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다 한국인들이었다 ! 이 호텔이 한국인 손님이 유난히 많은 호텔이었다. 한국의 여행사에선 모두 여기만
예약을 해주는건지...
윌굽 벌룬투어라는 회사로 버스는 우릴 데려갔다. 깜짝 놀랄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뜨거운 차와 간단한 빵, 비스킷을 먹게해준 뒤 인식표를 나누어 주고 다시 버스에 태우더니 들판으로 갔다.
인식표의 색깔별로 모둠을 만들고는 드뎌 열기구 탑승.
한팀에 16명씩 태우는데 우리 팀엔 한국인이 유난히 많았다.
파일럿은 키가 크고 강인한 인상을 가진 사람으로 아주 부드럽게 열기구를 조종해 나갔다. 흔들림도 거의
없고 고소공포증 때문에 무척 긴장했던게 무색하게 조용하고 편안한 비행이었다.
마치 다른 행성에라도 온 듯 발 아래엔 다른 세계가 펼쳐지고 하늘엔 무수히 많은 풍선들이 동화처럼
떠다녔다.
이륙을 위해 불을 켜서 가스를 주입하고 있다
열기구에사 내려다 본 골짜기의 동굴들
마치 그림 같은 풍경이다
열기구 안에서는 여기저기서 탄성이 퍼져나오고 저마다 셔터누르느라 정신이 없었다.
내 옆의 여자들은 경상도 억양이 있는 한국인들이었는데 상당히 큰 목소리로 기쁨을 만끽하고 있었고,
반대쪽엔 일본인 부부가 너무나도 조용히 대조를 이루고 있었다.
한 시간여의 비행은 길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고 금방 흘러가 버리고 지상엔 하나둘 풍선 들이 착륙을 하고
있었다. 이젠 우리 열기구의 차례인데 태워갈 차량과 트럭이 보이지 않았다. 파일럿이 계속 본부와 교신을
하더니 처음에 우리가 탔던 곳과 상당히 먼 곳에 착륙을 하게 되었다.
정말 부드럽게 트럭위에 정확히 내려 앉는 파일럿의 조종 실력에 모두들 열화와 같은 박수로 성원을 보낸 것까지는 아주 좋았다.
착륙을 위해 불을 줄이기 시작했다
다른 팀이 착륙해있는 모습
열기구에서 내려와 풍선의 바람빼는걸 도와주고, 열기구 앞에서 기념사진도 찍고, 파일럿과도 기념사진을
찍었다. 여기까지도 분위기가 참 좋았다.
그러나 아무리 기다려도 우릴 태워갈 차량이 오질않는 것이다.
점점 시간이 흐르자 우리 옆에 있던 경상도 억양의 한국인 팀이 스텝 들한테 화를 내기 시작했다.
사정을 들어보니 원래 어제 예약했던 벌룬투어가 날씨 사정으로 오늘로 밀리고 비행기 시간이 걱정되어투어회사 측에 확인하고 탑승을 했다는데 예정 시간보다 훨씬 늦게 끝났는데도 픽업 차량은 오질 않고
있으니 애가 탈 만도 했다.
비행기를 놓치면 다음 관광에도 차질이 생기니...
시간은 점점 흐르고 파일럿이 전화로 마구 화를 내며 통화를 하고 그 한국팀은 영어로 소리지르다 한국말로
소리 지르다 난리가 났다.
벌룬에 바람이 빠지고 있다
합심해서 바람을 빼고
트럭 위에 정확히 착륙한 열기구 앞에서
파일럿과 함께
하염없이 픽업 차량을 기다리고
마침내 조그만 승용차가 한대 와서 급한 사람부터 데려갔다. 황량한 허허벌판에 버려진 우리들은
하염없이 기다리고 그 작은차가 또 왔다.
잽싸게 외국인들이 타버리고 일본인 부부와 우리만 남았다.
우린 한시간을 넘겨서야 그 황당한 상황에서 구출 (?)되었는데 일본인 부부는 정말 한마디 불평도 없이
조용히 기다리다 차를 탔다.
원래 성격이 좋은건지 교양이 넘치는 건지...남편은 그 부부를 칭찬했지만 난 너무 느긋한 그들이 부럽기도하고
의아하기도 했다.
내가 미리 책에서 읽은바로는 투어가 끝나면 무사히 성공했음을 축하하는 간단한 샴페인 파티와 비행
인증서 같은 것을 받는다고 들었는데..
그런건 생각도 못하고 겨우 숙소로 돌아오니 너무 약이 올랐다.
식사후 따가운 햇살에 지레 겁을 먹은 우린 스쿠터를 알아보러갔다. 지역이 너무 넓고 더워서 두 다리와
돌무쉬 ( 지역을 오가는 소형 버스 )만 믿기엔 역부족이다.
한번도 오토바이를 타본적이 없다고하니 척보기에도 우리가 시원찮아 보이는지 렌트회사에선 우릴 말렸다.
그냥 택시를 타든지 투어를 따라 다니세요...
할 수없이 네세 (Nese )투어라는 투어회사로 가서 보고싶은곳 몇군데만 개인적으로 승용차로 데려가 달라
하고 가격을 흥정했다.
처음은 괴레메 야외박물관 ( Goreme Open Air Museum )
말 그대로 기암괴석이 즐비한 지형에 그 바위를 파내어 만든 교회와 수도원들이 모여있는 곳이었다.
괴레메 마을의 길 찾는 중심이 되어주는 바위
괴레메 야외 박물관
교회의 벽화
교회는 이렇게 일일이 표지판이 있다
교회의 입구
1,000여년전 바위산을 파내고 깎아 동굴 속에 만든 교회엔 채색된 벽화도 남아 있었다.
각각 Apple church, St. Babara church, Snake church, Sandais church ....등 이름도 알려진
그 교회들은 비교적 보존이 잘 되어있었다.
더이상의 훼손을 막기위해 사진촬영시 플래시가 금지되어 있었다.
햇빛이 너무 뜨거워 화상을 입을 지경이라 모든 교회를 다 들어가보진 못했다.
다음 목적지는 우치사르 ( Uchisar )
뾰족한 성채라는 뜻의 우치사르는 작은 시골마을로 그 중앙에 우치사르 성이 있는데 15~16세기경 비잔틴
군대가 들어와 요새로 만들었다고 한다
커다란 바위산을 중심으로 크고 작은 여러 바위산이 모여있다.
성의 정상에서 보는 경치가 일품이라지만 더위에 지친 우린 발치에서만 보는걸로 만족했다.
다음은 괴레메 파노라마
괴레메의 멋진 풍경을 파노라마처럼 볼 수 있어서 붙여진 제목일거다.
과연 제목과 걸맞는 멋진 풍경이었다.
다음은 버섯바위 파샤바 (Pasabag )
괴레메에서 젤베 계곡쪽으로 조금 이동하면 버섯모양의 특이한 바위 들이 있는 계곡에 들어서게 된다.
일명 러브밸리라고도 불리는 이곳도 정말 특이한 지형인데 바위의 윗부분과 아래 기둥 부분의 암석의 종류가
달라 단단한 부분과 더 무른 부분이 침식 속도가 달라 이렇게 독특한 모습이 되었다고 한다.
자연이 조각해낸 놀라운 작품이다.
이렇게 파내거나 깎아내기 쉽게 무른 응회암 재질의 바위여서 일찍부터 동굴 또는 석굴을 만들고 생활할
수 있었다고 한다.
많은 교회나 수도원, 이슬람 세력으로부터 피해 숨어든 기독교인들...
우릴 데리고 다닌 여행사 직원은 아주 친절하고 유쾌했다. 아침에 벌룬 투어하고 증명서도 못받았다고
투덜대자 자기가 주겠다며 위로 해주고 저녁에 퇴근 무렵에 오면 선셋을 볼 수 있는 언덕에 태워다
주겠다고도 했다.
점심식사를 하러 안내서에서 추천한 SOS 레스토랑으로 갔다.
괴레메에선 항아리 케밥이 유명하니 그걸 먹어야지. 과연 한국인이 많았고 외국인도 많았다.
도자기 속에 고기와 양념을 넣어 봉하여 도자기째로 화덕에 익혀 망치로 뚜껑을 깨서 주는 독특한 음식인데
시원한 에페스 맥주와 함께 먹은 항아리 케밥은 입맛에 아주 잘 맞았다.
항아리 케밥
에페스 맥주를 한잔
하맘
레스토랑 바로 옆에 하맘 ( Hamam 터키 공중 목욕탕 )이 있어서 맛사지도 한다는 안내문을 보고 한번
체험해볼까 하다가 참았다.
맥주도 마셔 나른한데다 더위에 지친 우린 숙소로 돌아가 잠시 낮잠을 잤다.
저녁무렵 여행사에 가던 길에 낮에 돌아다니다 봐둔 열기구 회사 사무실로 쳐들어 (?)갔다.
아침의 황당했던 상황을 설명하자 사무실을 지키던 직원이 매우 미안해하며 사과하고 그자리에서
증명서를 만들어 주었다.
받고보니 별것 아닌데 흥분했던 내가 좀 우습기도 하고 그래도 악착같이 찾아가서 사과를 받아낸게
뿌듯하기도 하고 그랬다.
투어회사 직원이 ( 친절한 그의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 미안해라 ) 태워다 준 선셋힐은 골목 사이로
꼬불꼬불 올라가서 그렇지 숙소에서 그리 멀진 않았다.
괴레메 마을이 잘 내려다 보이는 작은 언덕인데 벌써 노을을 보려는 관광객들이 많았다.
잘생기고 친절한 그에게 남편이 약간의 팁을 주자 처음엔 부끄러워하며 사양했다. 그래도 달리 고마움을
표현할 방법이 없으니 받아달라고 했다.
여기서 내려다보니 괴레메엔 동굴펜션이 정말 많아 보인다. 멀리 피죤밸리도 보이고.
석양을 즐기고 있는 많은 관광객들...평화로운 시간이다.
언덕을 내려오다가 어린아이들을 싣고 가는 손수레를 만났다. 남루한 옷차림이지만 어찌나 귀엽고 예쁘던지...
언덕에서 내려다 본 괴레메 마을의 작은 호텔들
저녁을 먹으러 가다가 발견한 광고에 홀려
들어간 식당에서 우린 컵라면을 먹고 쓴웃음을
지어야만 했다.
그냥 광고만 보고는 라면이다 하고 무조건
들어가서 라면을 주문했는데 정작 나온건
컵라면 ! 우째 이런일이....
너무도 실망한 우린 피데 ( 터키식 피자)를
테이크 아웃해서 숙소로 돌아갔다.
레스토랑 안의 전통적인 풍의 인테리어
끓여주는 라면일줄 알았다가 실망한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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