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9. 7. 15:49ㆍ유럽여행
이제 드디어 트롤스티겐 NTR 을 넘으러 가는 날이다. 아침 일찍 출발해서 어제 미리 가보았던 이글로드를 지나 63번 도로로 가니 구름이 잔뜩 끼고 날씨가 흐려 걱정이 되었다. 일기예보를 봐도 가는길이 날씨가 안좋은것으로 나와 갈길이 험난할듯 했다.
이 63번도로는 일년중 닫혀있는 기간이 더 긴 도로인걸로 알고 있을뿐아니라 우리가 지나온 길 중 여러개가 그런걸로 알고 있다. 좁고 험한 산길을 조심조심 넘어가면 페리를 타는 구간이 나온다. 한번 해봤으니 자연스럽게 페리를 탈 수 있었다. 이번엔 지난번 페리보다 배도 더 작고 기다리는 차도 더 적다.
예이랑예르를 떠나며 아쉬움에 한컷
Eidsdal - Linge 간 페리를 타고 건너가 Valldal 을 지나 63번 도로를 계속 진행을 하면 Gudbrandjuvet 전망대가 나온다. 전망대 구경을 하려는데 비가 제법 많이 온다. 우산을 쓰고 추위를 참으며 전망대 주변을 걸어다니며 좀 구경을 했지만 갈길이 멀어 발걸음을 재촉해야 했다.
구름이 잔뜩 끼어 산자락에 걸려있고 비에 젖은 63번 도로를 운전해 가는데 물기 머금은 풍경이 아주 운치있고 색감도 아름다웠다.
산 정상에 가니 트롤스티겐 센터가 나오고 주변을 둘러보는 산책길 같은게 나왔다. 하지만 여전히 비가 내려 산책하기에도 안좋고 비구름이 잔뜩 끼어 아무것도 안보여서 조금 걸어보다 그만두고 카페로 들어가 케익과 커피 등으로 요기를 하며 날씨가 나아지기를 기다렸다. 요정의 길 혹은 트롤의 사다리라는 이 멋진 길을 전혀 볼 수 없다면 너무 아쉬울 것 같아 좀 기다려 보기로 했다. 꽤 한참을 기다려도 활짝 날이 개진않아 비가 좀 멎는걸 보고 그냥 길을 나섰다. 정상의 전망대에서 보이는 길이 사진으로 보니 정말 장관이던데...ㅠㅠ
트롤스티겐 센터 카페테리아
비가 내리는 산위라 추웠는데 벽난로가 있어 따뜻했지만 날씨가 나빠 초조했다
주변 산책길
이 낭떠러지 아래로 멋진 길이 보여야 하는데 시야가 너무 나쁘다 ㅠㅠ
다행히 구불구불 구비길을 내려가기 시작한지 얼마 안되어 날이 개기 시작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조금씩 보여주기 시작했다. 자주 차를 멈추고 사진을 찍으며 전망대에서 보지못한 아쉬움을 달래고 있는데 어떤 부부가 자꾸 사진을 찍어달라고 요구한다. 처음엔 좋은 마음으로 몇장 찍어주었는데 점점 요구가 많아진다. 이렇게 저렇게 해달라고 하질않나 이리저리 따라와서 찍으라는둥 아주 전용 사진사라도 만난듯 귀찮게 하는게 아닌가.
긴장을 하며 산길을 넘고 날씨 때문에 노심초사해서 피곤해진데다 갈길도 먼데 자꾸 사진을 부탁하는 그들에게 내심 짜증이 났다. 게다가 우리가 서는곳마다 같이 차를 멈춰 몇번이고 다시 만나니 아주 성가셨다. 나중에 보니 그들의 차안엔 아이들이 타고 있었는데 아이들은 한번도 차에서 내리지않고 계속해서 지네들만 사진을 찍어대는게 참 이상하게 보였다. 트롤스티겐을 내려와 휴게소에서 잠시 쉬고 긴 이동을 했다.
뒤에 보이는 산을 넘어왔는데 구름이 잔뜩 끼어있다
마지막 오슬로에서 하룻밤을 제외하고 이동 마지막 날 숙소를 어디에 잡을까 고민하다 예약을 하지않고 여행을 다니다가 마지막에 결정한 곳은 오슬로에 최대한 가깝게 위치한 캠핑장이었다. 꽤 먼거리 이동인지라 시간 절약을 위해 길가에서 잠시 쉬며 컵라면으로 점심을 때웠다. 시간도 시간이지만 식당과 메뉴 고르는것도 피곤하고 귀찮았다.
저녁 때가 되어 캠핑장에 도착했다. 숙소가 제법 깨끗하고 괜찮아서 다행이었다. 남은 식재료를 이용해서 저녁밥을 준비했다. 내일은 오슬로 호텔로 들어갈거니 이곳에서 먹고 남은 음식은 모두 버려야 한다.
저녁을 먹고 씻고 자려는데 뭐가 좀 이상했다... 아 ...이럴수가... 샤워실이 없는거다 !!
체크인을 하고 화장실도 가고 한참을 있는 동안 우리 둘 다 그걸 눈치채지 못했다는게 더 놀라웠다. 보통 숙소 예약을 할 때 서울 집에서 하면 큰 컴퓨터로 보며 사진도 보고 꼼꼼하게 체크하는데, 이 숙소는 여행와서 핸드폰 앱으로 보고
예약을 한거라 샤워실이 없다는걸 체크하지 못한거다. 우린 너무 어이가 없어 마주보고 웃었다. 밤이 늦어 방을 바꿀 수도 없고 그냥 세수만 하고 자고 아침에 공용 샤워실을 이용할 밖에.
새벽부터 동전과 신용카드를 챙겨 공용 샤워실을 가봤다. 꽤 넓고 깨끗한 편이었다. 소액인데도 신용카드로 결제하고 샤워를 할 수 있어 은근히 재미있고 신기하기도 했다. 한번쯤은 재미삼아 경험삼아 해볼만하기도 했다. 매일 하라면 귀찮겠지만 ㅎㅎ
샤워를 하고 나오니 거의 노인에 가까운 백인 여자가 자기가 들어간 칸은 온수가 작동을 안한다면서 뜨거운 물이 잘 나오냐고 물어왔다. 그렇다고 대답하니 웃으며 내가 나온데로 들어가는데 여유있게 여행을 즐기는 고수의 포스가 느껴졌다. 캠핑장을 떠나며 보니 규모가 아주 큰 캠핑장이었다.
산에서 내려와 오슬로를 향해 가는길에선 완전 맑은 하늘을 보았다
캠핑장의 규모가 아주 컸다
이제 오슬로를 향해 다시 길을 떠났다. 오슬로 시내에서 가깝고 전철로 시내 연결이 쉬운 위치의 호텔에 예약을 해두었으므로 차를 호텔에 주차해놓고 오슬로 시내로 가봤다. 일방통행과 터널이 많아 운전하기도 복잡하고 주차료도 엄청 비싼 시내에 차를 가져가지 않고 전철을 탔다. 여태 다니던 피오르드나 NTR 과 달리 오슬로는 날씨가 아주 청명하고 기온도 제법 높았다. 그렇지.. 그들에게 이 계절은 여름이었다. 우린 여전히 긴팔에 봄가을용 점퍼까지 겹쳐 입었지만 오슬로 시민들은 반팔에 반바지 차림으로 여름을 즐기고 있었다.
분수대에서 뛰노는 어린 아이들, 사진을 찍으며 즐기는 시민들까지 아주 밝은 표정으로 짧은 여름을 즐기는 표정이었다. 식당을 찾아 들어가 피자와 생맥주를 시켰다. 맥주도 맛있고 피자도 맛있다.
식사후 비겔란 공원을 찾아가 걸어보다 그만 두었다. 여태까지 수많은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하고 왔는데 인공적으로 조성한 공원에 무슨 큰 감흥이 있겠나 싶기도 하고 땡볕에 걷는게 귀찮기도 해서였다.
이리저리 시내를 배회하다 슈퍼에 가서 브라운 치즈를 사보았다. 전철역 앞의 펍에 들어가 생맥주를 마시다 브라운 치즈를 먹어보니 아주 마음에 들었다. 다시 슈퍼로 가서 브라운 치즈를 좀 더 사고 숙소로 돌아갔다.
다음날 오슬로 공항의 Avis 렌트카에 차를 반납하고나서 사무실로 가서 그간의 고생한 사연을 얘기하고 수리하느라 지불했던 영수증을 보여주니 본사에 보고하고 처리해주겠다고 했다.
서울로 돌아와 이메일를 다시 보내니 Avis 에서 사과의 답글을 보내왔고 은행으로 수표를 보내왔다.
오슬로 시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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