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월 남부 아프리카 6 오카방고 둘째날

2017. 2. 5. 02:07아프리카 外

 

피곤해서 잠이 들었다가 한밤중에 깼다. 하마인지 잘은 모르겠지만 암튼 커다란 동물들이 싸우는 소리가 너무 생생하게 들려오고 물에서 철벅거리는 소리, 서로 부르는 소리...소리가 너무 커서 마치 바로 옆에 있는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무서워서 불도 못키고 살금살금 일어나 창가로 다가가 밖을 살폈지만 캄캄한지라 보이는건 없고 소리만 너무 생생했다.

시계를 보니 새벽 세시. 더 자긴 힘들겠다. 한참후 결국 못견디고 불을 켰다. 그래도 더위와 습도에 비하면 생각보다 모기가 많이 보이진 않는다. 잠자리가 많이 보이던데 그 덕분인지도. 잠자리 한마리가 하루 수백마리의 모기를 잡아 먹는 천적이라니.

아침에 일찍 모코로 ( 현지인들의 전통 카누 )를 타기로 했는데 비가 내리고 있어 리셉션 라운지에서 조금 기다렸다.

비가 개고 두명씩 모코로에 나누어 타고 좁은 수로를 누비고 다녔다. 어제처럼 하마를 만나면 모터 보트처럼 기동력이 없어서 도망도 못가고 어쩌지...하는 걱정이 됐다.

수풀 사이를 다닐 수 있을 정도로 좁은 카누인 모코로는 원래 소시지 나무를 통으로 깎아서 만드는 것인데 요즘은 플라스틱으로 된걸 많이 사용한다고 한다. 강바닥이 아주 얕은데도 다닐 수 있는 이 배는 긴 장대로 바닥을 밀며 진행하는 방식이다.  아주 천천히 유유자적 모코로에 앉아서 하늘도 보고 물도 보고 강가의 동물도 보고... 신선 놀음이 따로 없다.

 

 

리셉션으로 들어가는 길

매니저 타이니가 선착장에 나와서 잘 다녀오라고 인사를 한다

멧돼지 가족들도 배웅에 한몫낀다. 새끼들은 장난을 치고.

 

 

 

 

 

 

비가 오고난 후 날은 개었지만 습도가 높아져 너무 더웠다.

브런치를 먹고 나서 가장 더운 한낮엔 휴식을 하고 오후 4시에 모여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워킹 사파리 ( Nature Walk )를 하러 갔다.

일단 모코로를 타고 이동을 하여 강 건너편 습지의 뭍에 내려 걸어다니며 동믈들을 관찰하는건데 너무 몰려 다니면 동물들이 달아나니 6명씩 두개 조로 나누어 각각 가이드가 리드를 해주었다. 절대로 개인 행동을 해서는 안되고 큰소리를 내지않는 등 주의사항을 주지시키고 열심히 걸어다니며 동물들을 찾아 보았다. 코끼리, 임팔라, 쿠두 등을 멀리 볼 수 있었고 동물들이 그다지 관찰되지 않았다. 그늘도 없고, 햇빛은 뜨겁고, 습도마저 높아 두시간쯤 걷는데도 꽤 힘이 들었다. 너무 더워 사진 찍기도 귀찮았다.

 

 

 

배에서 내리자마자 발견한 거북이들

 

열을 맞춰 가이드를 열심히 따라갔다

워킹 사파리에선 카키나 베이지색 등 자연에 가까운 색의 옷을 입어야 한다. 검은색이나 원색, 특히 붉은색은 동물들을 자극할 수 있어 피해야 한다

살아있는 동물은 많이 못보고 머리뼈를 발견.

우리측 워킹 사파리 가이드와 한컷

워킹 사파리 후에도 와인과 맥주, 시원한 물과 음료가 제공되었다.

 

동물들은 많이 못봤지만 두시간쯤 걸으며 땀을 훌리고 나니 기분이 좋아졌다. 천은 동물들을 못봤다고 신경을 많이 쓰는 눈치이다. 습지가 줄어들고 기후가 변화해서 동물 개체수가 줄어드는게 어디 천의 잘못인가... 그냥 이곳이 파라다이스라고, 너무 행복하다고 얘기해주었다.

다시 모코로를 타고 돌아오는데 강물에 비치는 빛이 너무 예뻐 사진을 정신없이 찍었다. 아주 잠시 자연이 주는 선물 같은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