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7월 모로코 1 카사블랑카, 라밧, 메크네스

2016. 7. 2. 13:20아프리카 外

모로코에 대한 호기심은 일찍부터 있어왔다. 언젠가 한번 꼭 다녀오리라... 하고 별러왔다. 그러나 가이드북도 없고 별로 정보도 얻을 수 없었다. 인터넷 서치를 하다보니 글로버스라는 다국적 투어 회사가 있어서 그곳을 이용하여 기본 일정을 따라 다니고 더 가고싶은 곳만 자유여행을 하기로 했다. 다국적 투어이므로 영어로 모든 일정을 진행하니  대학 2학년인 아들녀석을 통역으로 동반시키기로 했다. 모로코가 여자 혼자 다니기엔 결코 만만한 나라가 아닐거라는 감도 있고,  나중에 자유여행을 잠깐 하기에도 든든하고,  여러모로 아들이 필요했다.  다만 아이의 방학을 이용해 떠나는거라 한여름에 더운곳을 가는 것이 마음에 걸리고 특히 더위를 싫어하는 아이가 좀 걱정되었다.

여행 전 글로버스 투어에서  팜플릿을 보내주었는데  물론 영어로 된 일정과 주의사항 등이었다. 모로코 여행 카페에도 가입해서 정보를 수집하고 출발일을 기다렸다.

 

 

글로버스 투어의 일정 , 여기에 쉐프샤우엔을 추가로 다녀왔다

 

 

글로버스 투어는 카사블랑카 지정 호텔에서 여행을 시작하는지라 모로코 왕복 비행기는 각자 예약하고 카사블랑카에 도착해서도 호텔까지는 알아서 가야한다.  공항 픽업 서비스를 신청할 수는 있지만 결코 싸지않은 금액이라 우린 " 알아서 " 가기로 했다.

7월 1일 에미레이트 항공을 타고 드디어 출발. 

두바이를 경유 하는 비행기는 만석이었다. 에미레이트 항공은 기내식도 괜찮은 편이고 서비스도 좋은편이었다. 한국 영화도 꽤 많이 보유하고 있어 아이가 좋아했다. 다만 10시간 좀 넘겨 두바이까지 가고 3시간 정도 대기했다가 다시 카사블랑카까지 가는데 또 9시간이나 비행을 해야하니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그러나 다른 항공 노선을 검색해보니 낯선 카사블랑카에 도착하는 시간이 한밤중이라 그게 좀 불안해서 그냥 에미레이트 항공으로 정했다. 

잠을 자면서 가면 좋겠는데 비행기에서 잘 못자는데다 근처 좌석의 아저씨가 경상도 억양과 사투리로 큰 목청을 계속 자랑하셔서 도저히 불가능했다. 두바이에 도착해 면세점에서 아주 작은 보드카를 한병 구입했다. 모로코는 주류 구입이 힘들다 하니 혹시나 해서 한번 사보았다 ㅋㅋ

카사블랑카로 가는 비행기는 아주 지루했다. 거의 같은 시간 동안을 잠도 못자고 또 타고갔으니 ㅠ

카사블랑카에 도착해서 공항에서 기차를 타면 투어 집합 장소인 호텔 근처의  Casa Port 역까지 갈 수 있지만 투어가 끝나고 갈 예정인  쉐프샤우엔까지의 기차편을 알아보기 위해  큰 역인 Casa Voyage 역으로 갔다. 우리가 가려는 시기가 라마단 종료 직후라 현지인들도 많이 이동한다는 정보가 있어 불안했지만 기차는 인터넷으로 예약을 할 수있는 시스템이 아니어서 방법이 없었다.

 

 

처음으로 산 기차표, 예전에 우리나라에서도 역무원이 펀칭기로 표에 구멍을 뚫어주었는데 그모습 그대로 기억을 되살려준다

 

 

기차는 매우 낡고 지저분했다. 사람도 꽉차서 자리도 없고 푹푹 찌는 더위에 에어컨은 당연히 없고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너무나 열악한 환경의 슬럼가이다. 가난한 나라 도시 변두리의 모습은 모두 닮아있다.

Casa Voyage 역에 내려 기차표를 미리 사려했으나 그것도 좌절... 예매는 3일전에 할 수있고 그 이전에 미리 살 수는 없다는 기가 막히는 얘기를 들었다. 아무리 모로코 여행은 과거로의 시간 여행 어쩌구 하는 얘기를 듣고 왔지만 요즘이 어떤 시대인가... 인터넷 예매가 안되는 것도 이해하기 힘든데 기차역 현장에서 예매가 안되다니 ㅠㅠ 

힘이 쭉 빠진 우린 택시를 타고 이비스 호텔로 갔다. 짐을 풀어놓고 호텔에서 가까운 카사 포트역으로 가서 핸드폰 유심칩을 구입하고 다시 한번 기차표에 대해 물어봤지만 대답은 역시나 노!!

그나마 카사 포트역은 상당히 현대적이고  주변도 깨끗하고 제법 번화하다. 관광객이 많은 모로코 최대의 도시다운 면모를 보여준다.

저녁 때 투어 가이드 폴리나 ( Paulina ) 와 함께 여행할 사람들을 만나서 서로 소개도 하고 여행 일정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을 받았다.

저녁식사는 호텔에서 간단한 뷔페식을 준비해줬는데 썩 입에 맞지는 않았다. 투어 중 아침과 저녁식사는 대부분 제공되고 점심 식사는 자유식이다. 

 

본격적인 투어의 시작은 다음날 아침부터,

첫 여정은 모로코의 수도이자 한때 해적들의 은신처였다는 라밧 ( Rabat )의 로얄 팰리스이다. 왕이 거주하는 곳답게 들어가는 길부터 넓고 깨끗하게 잘 가꾸어져 있다.  카사블랑카가 인구 이백만의 경제적 수도라면 라밧은 정치적 수도로 좀 더 평화롭다는 느낌이다.

 

 

 

궁을 지키는 호위병의 표정이 밝다

 

다음은 로마시대의 유적지 셀라 ( Chellah ) 이다

과거 로마시대의 영화는 사라지고 흔적만 폐허로 남아있다

 

로마가 쇠퇴한 후 14세기 무렵엔 이곳이 무덤으로 쓰였다고 한다

하맘의 흔적

아직도 아름다운 색채가 남아있는 문에 일행 모이라가 보인다. 뉴질랜드에서 왔다는 그녀는 매우 친절했다.

전 국왕 모하메드 5세의 영묘

경비병과 기념샷

 

 영묘내부, 관이 보인다.

 

미완성의 하산 타워

카스바 우다야

 

카스바 우다야 안쪽의 푸른 색으로 칠해진 집들

 점심 시간이 되어 폴리나가 소개해준 라밧 시내의 식당으로 갔다. 라마단 기간중이라 문을 닫은 곳도 꽤 있는듯하다. 

  난 채소가 듬뿍 들어있는 타진을 골랐다.

 

 

라밧을 떠나 모로코 고대 제국 도시의 하나였던 메크네스 ( Meknes )로 이동했다.

메크네스는 2세기 경엔 로마제국의 지배하에 있었고, 이후 베르베르족의 거주지가 되었다. 이후 11세기 부터는 도시의 모습을 갗추기 시작하고 17세기 말 술탄 물라이 이스마일이 수도로 지정한 후 정치적, 문화적으로 번영을 이루게 됐다.

메크네스를 둘러본 후 페즈 ( Fez ) 로 이동 첫날의 일정을 마무리 했다.

 

 

왕궁 마굿간,  메크네스 현지 가이드가 열심히 설명하고 있다

기병대의 집

곡물 창고 

건축가 만수르가 지은 만수르 문, 만수르는 철권정치를 한 술탄 물라이 이스마일에게 처형당했다고 한다

왕궁 앞 광장

과일 장수와 행인들, 모로코 사람들은 사진 찍히는걸 극도로 싫어해서 멀리서 몰래 찍어봤다.

더운 날씨에 갈증을 달래준 맛있는 음료수 하와이, 모로코 여행 내내 많이도 마셨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