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이집트 , 요르단 13 시와 사막 2

2013. 4. 8. 01:57아프리카 外

 

 

 

드디어 샌드보드 ( Sand Board ) 체험을 해보기로 했다.

난 원래 몸으로 하는건 정말 아무것도 잘하는게 없는 운동치, 몸치이지만 언제 이런걸 해보랴 싶어서 도전해

보기로 했다. 우리 팀이 평균 연령이 높은 OB 파이므로 맞춤식 강의로 쉽게 요령을 가르쳐 주어서 용기를

냈다. 언덕도 아주 낮은데서 시작을 하고 여러번 성공하면 조금 높은데로 이동하게 했다.

낮은 언덕에서 몇번 시도해서 성공을 하고 기분이 좋아진 난 용기를 내서 중급반인 조금 높은 언덕에도 도전

했다. 말이 중급반이지 젊은 사람들이 보면 비웃을 만한 높이이지만...

중급반에서도 내 딴에는 멋지게 성공하고 두어번 더 탔는데....그만 사고가 생겼다.

사막에 취해서 맨발로 돌아다니다가 신발을 다시 신는걸 깜빡하고 맨발로 샌드보드를 탄게 화근이었다.

잠시 몸이 중심을 잃으며 넘어졌는데 맨발이라 그만 보드 고리에 발이 껴서 걸리고 말았다.

발이 제법 아팠지만 근육이나 인대가 좀 늘어났겠지 하고 대수롭지않게 여겼다.

발에 힘도 주지말고 가능하면 많이 걷지말고 쉬어야지...라고만 생각했다.

 

모래에 주저앉아 사막의 아름다운 노을을 감상했다. 바다의 노을만 아름다운게 아니다.

사막의 노을은 바다의 그것과 또 다른 아름다움이 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점차적으로 변해가는 모래의

색감이 인간이 물감으로는 표현하기 힘든 멋진 자연의 예술품이다. 카메라로는 온전히 담아내지 못하는

색의 향연을 한동안 멍하게 바라 보았다.

 

난 참으로 사막이 좋다.....

나미비아 사막의 석양이 그렇게 아름답다는데 언젠가 한번 가볼 날이 있을까...

 

 

 

사진만 보면 샌드보드의 달인 처럼 폼을 잡고 타는...ㅎㅎ

 

 

 

 

 

 

 

 

물담배를 피우며 쉬고 있는 스텝들

 

노을 속에 스텝들 실루엣이 보인다

 

 

 

 

 

 

 

석양 속의 내 모습, 사진이 포커스가 맞지않아 오히려 더 마음에 든다

사막의 노을은 바다의 그것과 또 다른 감동이 있다

 

 

 

 

즐거운 샌드보드 체험을 마치고 해가 지려고 하자 저녁 식사를 하러 이동했다.

우리 차는 여전히 시동이 잘 걸리지않아 알리 아저씨는 시동을 걸 때마다 자동차의 본넷을 열고 연장을 사용

해야 했다. 어둑어둑 해지는 사막길을 좀 달리자 작은 캠프가 나왔다.

조그만 캠프 파이어가 피워져 있는 캠프로 들어서니 실내에는 촛불이 켜있고 우리말고도 서양인 몇명이 있었다.

메뉴는 또 닭고기와 밥, 채소 볶음이었다. 불빛이 어두워 잘 보이지않으니 차라리 마음이 좀 편했다.

주방이나 식탁, 식기 모두가 도저히 위생적일 것 같지않은 비쥬얼이라 잘 보이지않는게 내 식욕엔 도움이

되었다. 그래도 맛은 그런대로 꽤 괜찮았다.

식사후 캠프 파이어 앞에 삼삼오오 모여 앉아 사진도 찍고 서양서 온 젊은 여자애들이랑 잘 통하지도 않는

영어로 잠시 얘기도 나누었다. 그들은 유럽 쪽에서 카이로로 공부하러 온 유학생들이었는데 사막은 처음 왔다

면서 우리가 시나이 반도를 다녀왔다고 하니 시나이에 대해 물어왔다. 이런 오지에서 만난게 재미있어

사람들이 자꾸 몰래 그녀들의 사진을 찍어 결국엔 그들이 기분 나쁜 표정을 지어 무안했다.

야영할 장소로 이동하기 위해 캠프를 나오는데 캠프 앞의 조그만 간판을 보니 Million Star Camp라고

쓰여 있어 재미있었다. 5성, 7성급을 넘어서 그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밀리언 스타급의 멋진 숙박을 하게

됐으니 기쁘기도 하고 자못 기대가 컸다.

 

 

 

입구의 작은 캠프파이어

저녁 식사로 또 닭을 ㅠㅠ

유학와서 사막투어를 왔다는 외국애들 ( 결국 나도 몰래 사진을 ...)

밀리언 스타 급의 숙박이라니...얼마나 멋진가...

 

 

 

야영할 장소에 도착하니 이미 완전히 캄캄해져 있었다. 길도 없는 사막을 운전기사들은 잘도 찾아 운전

하는게 신기했다. 커다란 듄을 뒤에 두어 어느정도 모래 바람도 막아주고 평평해서 텐트를 치기도 좋은

장소였다. 스텝들은 커다란 텐트를 하나, 작은 텐트를 두개 치고 아주 낡고 더러운 매트리스와 거적데기같은

담요를 나누어 주었다. 예상은 했지만 막상 받고보니 심하게 더러워 정나미가 떨어졌다. 그나마도 인원에

비해 숫자가 부족했다. 인솔자가 스텝들에게 항의를 하자 날씨가 아직 그리 춥지않으니 그냥 자라고 하며

얼렁뚱땅 넘어가려 했다. 몹시 화가 난 인솔자는 흥분해서 거칠게 항의를 하고 스텝 중에도 다혈질인 사람이

 있어 분위기가 매우 험악해졌다. 다시 협상을 해서 일부 스텝이 마을에 가서 더 가져다 주기로 하고 사건은

일단락 되었다.

 

쎙떽쥐베리가 어린 왕자의 모티브를 얻었다는 이 사하라 사막의 한자락에서 캠프파이어를 피우고 드디어

야영을 시작했다. 작은 텐트 두개는 부부와 친구끼리 오신 어르신들께 양보하고 큰 텐트에서 나머지 사람들이

자기로 했지만 잠이 올 것 같지는 않았다. 물이 없는 사막이니 클린징 티슈와 물휴지로 대충 세수를 하고

모래가 버석거리는걸 참으며 크림을 찍어 발랐다.

텐트 안에 짐을 부려놓고 캠프 파이어 주변에 모여 앉아 맥주도 한캔씩 나누어 마시고  고구마도 굽고, 커피도

끓여 마시며 이 얘기 저얘기 나누다 보니 밤이 점점 깊어갔다. 한국에서부터 고이 챙겨와 몰래 아껴 두었던

 팩소주를 꺼내 사막의 밤을 기념하는 이도 있고, 그냥 잘 시간을 고수하는 칸트파도 있고... 그러나 대부분은

여행의 막바지를 온전히 즐기고 싶어하는 눈치였다.

 

샌드보드 탈 때 다친 발이 점점 붓고 더 아파왔다. 응급용으로 챙긴 침을 스스로 놓고 파스를 부치고 압박

붕대를 얻어 동여매고 나니 사태가 조금 심각함을 깨달았다. 가능한 많이 움직이지 말아야겠다.

10월의 시와 사막의 밤은 한국의 늦가을 밤 같은 날씨일거라고 얘기를 미리 들었지만 밤이 깊을수록 체감

온도는 훨씬 낮게 느껴졌다. 더위는 더위대로, 추위는 추위대로 타는 체질인 난 미리 따뜻한 옷을 챙긴다고 챙겼지만 가져온 옷을 다 껴입어도 너무 추웠다. 별로 잘 마음도 없었지만 텐트 안보다는 모닥불 옆이 더

따뜻해서 불 앞에서 떠날 수가 없었다. 하나 둘 졸음을 못이기는 사람들은 텐트로 자러 갔고 모닥불 주변엔

추위를 못이기는 사람들과 사막의 밤을 잠으로 보낼 수 없다는 사람들만 남았다. 있는대로 옷을 껴입고도

모자라 그렇게도 더럽게 느껴졌던 담요까지 덮어가며 모닥불 옆을 고수하는 우리들 꼴이 영락없는 노숙자의

모습이라 서로 쳐다보며 웃고 기념 촬영도 했다.  모닥불의 나무도 다 떨어져  텐트를 지탱하는 막대기로

보이는 나무를 부러뜨려 스텝들 몰래 지폈다.

스텝들은 차 안에서 자고 있었다.

 

 

 

 

 

 

추위에 떨다 물을 끓여 커피를 마시려고 페트병을 잘라 컵을 만들었다

모두들 있는대로 껴입고 더러운 담요라도 덮을 수 밖에 없도록 추웠다

 

난민의 모습이 되어버린 우리들

 

 

주위를 둘러보면 끝없는 모래 벌판과 언덕인데 이 사막 어딘가에서 쎙떽쥐베리가 비행하다 불시착해서 어린

왕자를 만났을 것이다. 하늘을 보면 별들이 쏟아져 내릴 것 같고,  타오르는 모닥불과 사막을 보면 마음이

한없이 정화되는 느낌이다. 저 듄 어딘가엔 숨어있을 어린 왕자의 사막여우를 만날 것도 같고....

태고적부터의 사막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했다는 이곳, 페르시아의 원정군을 모래바람으로 삼켜버렸다는 이곳...

이곳에 지금 내가 있다.... 감격스럽고 가슴이 벅차오른다.

 

 

 

 

 

 

 

 

추위에 떨며 꼬박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나니 어스름 동이 트려 하고 있었다. 사막에서 보는 석양만큼 일출도

감격스럽고 아름답고 장엄했다. 사진찍기에 열광적인 어르신들도 일어나 일출 사진 찍기에 몰입하고 나도

일출 사진 찍기에 동참해 보았다.

한쪽에서 사람들이 부산하게 모여 수근거려 가보니 밤새 다녀간 손님이 있었다.

사막여우의 발자국이 텐트 주변에 여럿 찍혀 있었다. 실물을 보지 못한게 아쉽긴 했지만 실제로 이곳에

어린 왕자의 친구 사막여우가 있음이 확인되어 매우 반갑고 기뻤다.

새벽이 찾아오고 아침을 맞이해야 했다.

화장실도 따로 없으니 볼일은 한적한 곳을 찾아 눈치껏 해결해야 해서 난 텐트 뒷쪽 듄을 기어 올랐다.

벌써 올라와 있는 사람들이 있어 한참을 더 걸어가 몰래 급한 용무를 마쳤다. 언덕 윗쪽에서 바라보는

사막의 모습은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줬다.

우리들이 대충 눈꼽만 띠고 가방을 챙기는 동안 스텝들은 매트리스와 담요를 챙겨 다시 어제의 저녁 식사를

했던 캠프로 이동했다.

밝은 날에 보니 확실히 지저분한게 눈에 많이 띄어 아침 식사는 영 식욕이 없었다.

아이시 빵과 치즈, 콩을 삶은 것, 꿀 등이었는데 파리가 너무 많이 달려들고 접시도 너무 너저분했다.

 

 

사막 여우의 발자국, 실물을 못봐 아쉬웠지만 그래도 발자국도 무척 반가웠다

 

스텝들은 정리를 시작하고

 

우리 차는 또 점검을

 

밤새 추위는 무색하게 아침이 되자 태양은 위력을 떨치기 시작한다

아침 식사를 하기 위해 들른 캠프

아침 식사는 영 식욕이 돌지 않았다 

 

 

 

식사를 대충 마치고 숙소로 데려다 주어 세수만 하고 다시 오전 일정을 시작하기로 했다.

씻고 보니 발이 좀더 부어 있고 통증이 있어 다시 침을 놓고 베개로 발을 높이 받치고 잠시 쉬었다.

오전엔 시와 마을의 이곳저곳을 방문하기로 했는데 마을 길도 좁고해서  시와의 명물이라는 당나귀가 끄는

마차인 동키 택시를 타기로 했다.

 

 

 

4X4 라는 문구가 재밌다...사륜구동 동키 택시라니...ㅎㅎ

마부들과 가격을 협상하는 철수씨

마부 중 아직 어린 아이가 보였는데 피곤해 보였다

 

 

한대에 네명씩 나누어 타니  마차가 좁아 무릎을 필 수가 없다. 마부에 어른 네명까지 ... 자그마한

체구의 당나귀가 안쓰러웠다. 느릿느릿 걸어가는 당나귀 택시를 타니 차로 다닐 때보다 마을의 모습이 

더 눈에 잘 들어온다. 마을엔 대추야자와 올리브 나무들이 지천이고 우리가 동네 구경을 하듯 어른들이나

특히  아이들은 우릴 구경하느라 쫓아 다니기도 하고 정신이 없다.

처음 도착한 곳은 아문신의 신전이었다. 아그루미 마을이라는 언덕 위의 마을 안에 콘크리트로 복원이 되어

비난을 받기도 하는 신탁의 신전은 알렉산더 대왕이 신탁을 받은곳으로 유명하며 이곳에서 보이는 전망이 

매우 아름답다고 했지만 걷는 것이 많이  불편해 제법 언덕 길을 올라가야 볼 수있는 신전 구경을 포기하고

마차에 남아 쉬기로 했다. 아문 신전은 훼손이 심한 채로 오랜 세월이 지난 탓에 별로 남은 것이 없다고

한다.

 

 

 

 

 

 

아문 신전

 

 

 

 

혼자 앉아 쉬는데  아까부터 유심히 우릴 쳐다보던 꼬마 여자애가 있어 주머니에 있던 사탕을 하나 주고

사진을 찍었다. 자세히 보니 신발도 없이 맨발이었다. 굵은 모래와 자갈들이 길에 천지인데 조그만 발이

아플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잠시후 이 여자애가 동네 애들을 여럿 데려와서 너무나 난감했다. 다들

사탕이나 볼펜을 원하는 눈치인데 가진게 없어서 미안하기도 하고 어쩔줄을 몰랐다. 미리 알았더라면

볼펜이나 사탕을 좀 많이 챙겨갈걸...

 

 

맨발의 아이가 안쓰러워 사탕을 하나 주었다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왔지만 가진 것이 없어 미안했다

빈손으로 돌아가는 꼬마녀석한테 너무나 미안했다

 

 

다음 코스는 죽은 자들의 도시 또는 망자의 산이라는 이름이 붙은 무덤군( 群)이었다.

이곳은 이집트의 다른 무덤들과는 다른 풍으로 프톨레미 왕조 말기부터 그레코로만 시대에 걸쳐 매장이

이루어진 무덤으로 2차 세계대전 당시 이탈리아 군대의 공습으로 파괴되었다고 한다.

역시 발 때문에 올라가지 못하고 밖에서 기다렸는데 유적에 관심없는 일행 두명도 나와 함께 남았다.

동키 택시 마부들이 친절하게 그늘에 자리를 마련해 주고 말을 걸어 왔다. 두명이 똑같이 생겨 형제냐

물었더니 자신들이 쌍둥이라고 했다. 이십대 초반의 잘생긴 이 청년들은 유쾌하고 재밌었다.

언제나 이집션들이 묻는 질문인 이름을 물어왔고 이름과 나이를 말해주자 딸이 있느냐고 묻고 소개시켜 달라

해서  우리가 막 웃었다. 자신들이 하고 있는 동키 택시 사업이 잘 되니 은퇴하고 시와에 와서 투자하고 동업

하자고도 하고. 몇백 달러만 있으면 투자하면 된다고 하니 생각해 보겠다고 대답해 주었다.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어 보여주자 우리가 가지고 있는 휴대폰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며 가격이 어느 정도 하냐고 물어서

솔직하게 얘기하기가 망설여졌다. 시와 마을의 물가나 화폐가치를 생각하면 너무나 천문학적으로 들릴

가격이니 괜히 미안했기 때문에 대충 얼버무리고 말았다.

유적을 못본건 속상했지만 현지인과 유쾌한 대화를 나눈 것도 나름 의미있는 일이었다.

 

이번엔 클레오파트라의 샘이라 불리는 원형의 온천을 방문했다. 더운 낮에는 이곳에서 남자들이 수영을

한다는데 우리가 갔을 때엔 수영하는 이는 보지 못했다.

다른 마부가 유난히 어려 보여 물어보니 아브라힘이라는 이름의 그 아이는 겨우 13살 이었다. 학교에는

집안 일을 해야 한다고 말하고 빠졌다며 힘없이 미소를 짓는데 마음이 아팠다. 피곤해 보이는 아이는

나에게 작은 나뭇가지를 엮어서 비행기라고 하며 건네 주었다. 비행기라고 하기엔 별로 비슷하지도 않고

정말 보잘것 없는 물건이지만 똘똘해 보이고 착해 보이는 아이가 건네준 그것이 마음에 쓰여 버리지 못하고

고이 들고있다가 호텔까지 가져왔다. 그 아이가 마음놓고 학교에라도 다닐 수 있었음 좋겠다.

자갈 투성이의 길에서  아이들이 그 작은 발에 신발이라도 제대로 신고 다닐 만큼이라도 가난을 면했으면

하고 바래본다.

 

 

쌍둥이 형제 동키 택시 기사들

클레오파트라 샘으로 가는 이정표

클레오파트라 샘

클레오파트라 샘 주변의 레스토랑

우연히 만난 이 아이도 역시 맨발이었다

열세살 짜리 마부 아브라힘

아브라힘이 만들어준 비행기

 

 

다시 숙소로 돌아와 점심 식사를 했다. 또 치킨이다. 다가오는 명절 때문에 다른 고기를 구하기가 힘들다는

핑계를 또 들었다. 원래 닭고기를 좋아하지 않는 나로선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는지라 고역이었다.

드디어 모래로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버석거리는 몸을 닦을 수 있었다. 아니 입안에도 모래알이 돌아다니는

느낌이었다.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나니 살 것 같았다. 오후는 각자 자유시간이므로 호텔의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는 이들도 있고 다시 동키 택시를 불러 마을 구경을 나가는 이들도 있었다. 나도 마을 구경을 나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붓고 아픈 발 때문에 참아야만 했다. 파스도 붙이고 베게를 높이 받치고 숙소에서 쉴 수 밖에...

 

숙소의 방은 친환경 호텔의 콘셉에 맞게 인공적인 인테리어를 최대한 배제하고 자연적인 것으로 꾸며져 있었

는데 조명도 전기는 아주 조금만 사용하고 부족한 것은 양초를 사용하게 해서 방안이 꽤나 어두운 편이었다.

침대도 통나무로 되어있고 벽엔 예전 우리나라의 횟대와 유사한 모양의 옷걸이가 있어 반갑고 신기했다.

창문을 열어보니 창밖에 블랙 올리브 나무가 있어 올리브가 가득 열려있었다. 성경 속의 감람나무이며 내가 

좋아하기도 하는  올리브 열매의 나무를 실물로 만나니 반갑기도 하고 감회가 깊었다.

마을 구경을 갔던 사람들이 돌아와 쇼핑해온 물건을 구경하고 값을 치르고 조금 얻었다. 작은 올리브유 한병과

말린 대추야자 약간을 얻었는데 값이 아주 쌌다. 이 마을 사람들의 주수입원이라는데 그렇게 싸서야...

 

 

 

 

블랙 올리브 나무

대추야자

 

낙타 고기를 넣고 지은 밥 

 

 

저녁 식사엔 호텔의 여주인이 직접 요리를 해서 대접을 하겠다고 부산스럽게 돌아다녔다. 낙타고기와

가지를 넣고 양념을 해서 지은 찰밥인데 솥째 들고 나와 커다란 접시에 덜어놓고  우리 접시에 직접 서빙을

해주었다.  이것 역시 이집트의 전통 요리인가본데 이름은 모르겠다. 그녀는 자신의 요리가 매우 흡족한지 서빙을 하면서 사진을 찍고 설명을 하고... 즐거운 호들갑을 떨었다.

고기는 좀 질기고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가지와 찰밥은 맛이 괜찮았다.

저녁식사 후 이집트에서 보내는 마지막 밤이라 다들 모여앉아 아쉬움을 나누었다. 밤 늦도록 그동안의 일정을

추억하고 공유하며 무사히 일정을 마치게 된것을 축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