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9. 5. 01:00ㆍ유럽여행
무트놉스키 화산 트래킹을 하러 가는 날.
아침 7시 출발이라 일찍부터 서둘렀다. 6인승 지프에 나누어 타고 출발. 지프는 바퀴를 아주 큰 것으로 개조한 것으로 어떤 오프로드라도 문제없이 갈 수 있을듯한 늠름한 자태였다. 우리 차의 가이드 겸 기사는 이고르라는 이름의 청년이다. 그는 조금 수줍음이 있는듯도 하고 무심한 듯도 보이는 사람이었다.
오프로드 체험을 제대로 시작했다. 포장도로는 1시간 남짓 가더니 타이어의 바람을 좀 빼고 그 다음부터는 길이 따로 없고 험한 오프로드를 두시간여 달려간 것 같다. 중간에 호텔에서 싸준 런치 박스를 열어 조금 먹고 차로 갈 수 있는 마지막 목적지에 도착 후 차를 주차하고 커피와 빵을 조금씩 나눠 먹었다.
트럭을 개조한 차는 카마즈로 우리 팀은 아니다
아주 거대한 구덩이 (?) 사이로 폭포 떨어지는게 보인다
가이드 들이 등산 스틱을 나누어 주고 이제 등반 시작. 미리 한국에서부터 전문가용 스틱을 챙겨온 사람들도 많다. 가파른 곳, 눈이 녹지 않은 곳, 진흙탕 등 다양한 험지 체험을 하면서 거의 맨 꼴찌로 처지게 됐는데 가이드들은 절대로 우리만 걷게 하지 않았다. 뒤처지는 사람한테 가이드가 따로 붙어 같이 걸으며 꼭 챙겨 주었다. 안전을 엄청 신경 쓰는건 믿음직스러웠지만 너무 뒤처지니 좀 창피하고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미끄러운 곳이 많아 벌벌 기다시피 힘들어하며 목표지점에 도착하니 유황 가스가 자욱하고 수증기가 분출하는 가이저 ( 간헐천 )가 곳곳에 있는 말 그대로 화산지대가 나왔다. 전에 가봤던 옐로스톤의 간헐천과 볼리비아 고산지대의 간헐천 모습도 보이고 , 아이슬란드의 흐베리르 화산지구의 모습도 보인다. 다른곳들은 주로 평평한 곳에 있는 간헐천이었는데 이곳은 산에 있는 모습이니 다르긴 하다. 사람들은 모두 환호를 지르며 정신없이 희귀한 모습을 사진에 담느라고 분주했다. 전에 이미 비슷한걸 봤어도 역시 신비롭고 멋진 풍경이다.
등산을 할땐 쫒아가기도 너무 힘들어 사진 찍을 엄두도 못냈다
일행이 찍은 사진
일행이 찍은 사진
유황이 섞인 증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가장 세게 분출하는 증기에 굳이 손을 대보고 싶은 분
잠시 앉아 숨을 고르며 사탕과 초콜릿으로 당분 보충을 하고 다시 하산을 했다. 내려오는 길이 역시 더 힘들었다. 원래도 무릎이 안좋은데 눈이 쌓여있는 가파른 곳을 내려오다 두번이나 미끄러져 넘어져서 발목과 무릎을 다치고 말았다. 발목과 무릎이 아파 겨우겨우 내려오다보니 당연히 꼴찌로 내려오게 되었다.
늦은 점심 식사로 스텝들이 채썬 채소 볶음과 볶음밥, 커피를 준비해줘 먹었다. 기름 범벅에 식은밥이라 잘 먹히지는 않았지만 이런 거친 현장에선 이 정도도 호사라고 여겨야지.
다시 지프를 타고 귀환하다가 앞 유리창이 다 깨진채 서있는 차를 발견했다. 사람은 다행히 없었는데 고장이 나서 구조를 받았나보다. 볼일은 적당히 숲속 바위 뒤에서 눈치껏 해결해야 했다. 우리팀 차 중 한대가 바퀴와 핸들 연결 장치가 고장이 나서 한참 수리를 하느라 시간이 지체됐다. 포장도로가 나오기 직전 아까 빼주었던 타이어 공기를 다시 주입하고 호텔에 도착한 시간이 7시였다. 꼬박 12 시간 동안의 투어가 끝이 났다.
잠깐 젖은 옷과 신발을 정비해서 저녁 식사를 하러갔다. 메뉴는 사슬릭과 샐러드, 수프와 구야쉬, 둥근빵 그리고 차.
사슬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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