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가을 (9월 ) 러시아 상트 뻬쩨스부르크 1

2016. 10. 5. 23:24유럽여행

 

 

8월에 대학을 졸업한 딸아이와 러시아 여행을 가기로 했다. 성수기도 지났고 모아둔 대한항공 마일리지로 상트 뻬쩨스부르크 왕복표가 가능하니 이럴 때 다녀오자 싶어 계획을 세웠다.

원래부터 모스크바엔 큰 흥미가 없었는지라 상트 뻬쩨스부르크를 몇일 구경하고 에스토니아 탈린과 실야라인  ( 실자라인  Silja Line ) 을 타고 스톡홀름을 잠시 다녀오는걸로 일정을 짜보았다. 이렇게 저렇게 일정을 짜보고 생각해놓은 예산과 기차 시간, 배시간, 비행기 시간을 맞춰보다 도저히 일정이 힘들어 말 그대로 스톡홀름은 잠깐 발만 대보고 오게 됐지만....

러시아 말을 한마디도 못하는 우린 첫날 둘쨋날에 뻬쩨스부르크 현지에 있는 한인 여행사 백야나라의 여행 프로그램을 예약해두었다.

영어가 거의 통하지 않는다는 가이드북을 보고나니 매우 불안해져서 예약해놓은 호텔과 주요 관광지, 전철역, 기차역 등의 이름을 미리 인터넷에서 찾아 러시아어로 프린트를 해두고 러시아 택시 Yandex Taxi 어플과 핸드폰 구글 번역기의 러시아어도 다운을 받아 두었다.

 

불안과 기대감을 안고 비행기를 탔다. 9시간여의 비행 끝에 풀코보 공항에 도착한건 밤시간이었다. 다행히도 공항엔 영어가 통하는 공항 택시 부스가 있어 택시를 무사히 타고 예약해둔 호텔로 이동을 했다.

컴컴한 밤거리를 지나 뻬쩨스 시내로 들어가니 밤인데도 생각보다 무척 화려하고 도로가 엄청 넓어 깜짝 놀랐다.

호텔도 깨끗하고 괜찮았고 무엇보다 시내 넵스키 대로변 무척 안전한 위치여서 안심이 되었다.

 

백야나라의 상트 뻬쩨스부르크 투어에 참가하기 위해 약속 장소인 지하철역에 나가보니 비수기인지라 예약한 사람은 우리뿐이었고 가이드로 나온 사람이 러시아인이었다. 작은 키에 예쁘장한 모습을 한 그녀의 이름은 안나이고 한국말을 능숙하게 잘해서 놀라웠다. 안나는 발음도 꽤 좋은편이었는데 독학으로 배웠다는 말에 정말 깜짝 놀랐다. 우리말이 외국인한텐 아주 어려운 말이던데...

안나는 성심껏 설명을 해주었고 우린 열심히 따라다녔는데 걸어 다니며 구경을 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투어인지라 체력적으로 힘들었다.

게다가 비가 계속 내리고 바람도 많이 불어서 몹시 추웠고 날씨가 안좋으니 사진을 찍어도 사진이 다 우중충하고 깨끗하게 나오지않아 속이 상했다. 비가 자주 온다는 정보를 미리 알아서 한국에서부터 가벼운 우산으로 미리 준비해갔는데 강가에서 바람이 거세게 불어 투어를 시작한지 얼마 안되어 망가져 버렸다. 할 수 없이 길에서 파는 우산을 샀는데 비싸기도 하거니와 너무 무거워서 여행하는 동안 애물단지가 되어 버렸다. 그래도 엄청 튼튼하기는 하다 ㅋ

 

청동 기마상 앞에서. 상트 뻬쩨스부르크를 건설한 표트르 대제가 네바강을 가리키는 모습이다.

표트르파벨 요새의 표트르파벨 성당

표트르파벨  요새 내부

매일 정오가 되면 대포를 발사하는 의식이 있다. 소리가 정말 커서 깜짝 놀랐다. 

 

 

표트르 대제의 동상에서, 손을 만지면 성공한다는 설이 있어 손만 반들반들하다

이삭 성당 근처에 기마상이 또 하나 있는데 이는 니꼴라이 1세 기념비로 니꼴라이 1세는 로마노프 왕가의 1대 황제이다

성 이삭 성당 앞에서. 100Kg 의 황금으로 만들었다는 황금돔이 어마어마하다.

이삭 성당 내부  

 

기둥과 내부 장식들이 너무나 화려하고 커서 당시 러시아 황실의 부와 권력이 얼마나 대단했는지가 느껴졌다

천정의 화려함이 아주 인상적이다

간단한 점심 먹기에 안성마춤인 쩨레목은 러시아의 유명한 패스트푸드 체인

격투기 선수인 표도르 ( 우리나라에선 효도르라고도 부른다 ) 가 운영한다는 선박 모양의 식당

피의 구세주 성당이 뒤쪽에 멀리 보인다.  

외관은 동화같은 모양이지만 황제 알렉산드르 2세가 폭탄 테러를 당한 자리에 세운 성당으로 내부에 당시의 피의 흔적이 남아있다

러시아 건축양식과 비잔틴 양식이 함께 보이는 독특한 외관 

 

 피의 구세주 성당의 벽화는 모두 모자이크화로 되어있다

 

카잔 성당 앞에서, 카잔 성당은 내부 촬영이 금지되어 있다

 

뻬쩨스 시내의 중요한 관광지를 설명을 들으며 다녀서 어느 정도 감이 잡혀 좋았다.  안나와 같이 지하철도 타고 시내버스도 타보고 대중교통을 함께 이용해보고 궁금증도 해결하고... 말도 안통하는 이곳에서 투어 신청을 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모든 곳이 다 좋았지만 특히 성 이삭 성당과 피의 구세주 성당, 카잔 성당은 모두 각자 특징이 있고 아름답고 좋았다.

첫날 투어가 끝나고 숙소에서 멀지않은 쇼핑센터로 가서 추위를 견딜 수 있게 바지 속에 입을 스타킹을 두개 사고 저녁식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