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6월 동유럽 프라하

2016. 6. 13. 23:49유럽여행

 

처음엔 크로아티아엘 갈까하고 계획을 세웠었다. 친한 친구가 부부동반으로 같이 하자해서 그러기로 했는데

친구 남편이 발이 너무 넓은게 화근(?) 이었다. 친구, 거래처 사장님들 등등 함께 하겠다는 인원이 예닐곱명을 훌쩍 넘어 열명 가까이 된다하니 난감하기 짝이 없었다.

우리 부부는 숫기도 없고 떠들썩한 여행을 즐기지않는데 잘 모르는 사람들이랑 함께하는 여행은 내키지않았다.

친구하고 같이 하고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이건 낯선 사람들이랑 하는 패키지 여행이 되는 형국이니...

친구한테 솔직히 말하고 양해를 구했다. 남편이 모처럼 쉬는 여행에 스트레스 주고 싶지않다고.

친구 남편한텐 적당히 핑계를 대고 그 그룹에서 빠져나와 다른곳으로 행선지를 옮겼다.

 

부랴부랴 여행지와 항공, 숙박을 뒤져 결정한 곳이 프라하, 비엔나, 부다페스트.

원래 도시 여행보다는 자연을 보는 여행을 더 즐기는 우리지만 언젠가 한번은 가보리라 생각한 곳이라 마치 숙제를 하는 듯한 마음이 어느정도 깔린 결정이었다 ㅎㅎ

여러가지 옵션을 대비해보니 출도착 시간, in & out 도시 연결,  비행시간, 가격 등 모든 면에서 러시아 항공이 유리했다. 다만 마음에 걸리는 것은 짐 분실율이 높기로 악명 높다는 것과 불친절함 등인데 환승시간을 넉넉히 한다면 큰 문제는 없을거라 생각했다.

시작은 좋았다. 러시아 Aerofloat 항공은 세시간 전에 게이트를 오픈했고 좌석이 프리미엄 이코노미 석으로 업그레이드 되어 기분이 좋았다.

그러나 모스크바에 도착해서  환승하는데 공항내 게이트 간 이동이 너무 멀어서 불편했다. 가도 가도 끝이 없더라는 ㅠㅠ

겨우 도착한 D 터미널은 완전 북새통이었다. 의아해서 안내판을 보니 delay 사인이 뜬 노선이 여러개였다.

방콕, 서안, 상하이 등등 몇개 노선의 사람들이 오픈하지도 않은 게이트 앞에 줄을 서서 통행도 하기 힘들고 수많은 인파가 뿜어내는 이산화탄소와 체온의 열기로 불쾌지수는 잔뜩 상승했다.

불안한 예상은 왜 그리도 잘 맞는건지... 우리가 타야할 프라하 행 비행기도 제 시간에 출발은 글렀다.

인도네시아에서 오는 승객이 연결된 모양인데 그 비행기가 연착이 된 눈치였다. 비행기에 타서도 한참을 기다려 겨우 출발했다.

 

프라하의 숙소는 프라하 성 근처 오래된 건물의 분위기 있는 호텔로 예약했다. 프라하에서는 짧은 시간 설명을 들으며 경제적인 관광을 위해

유로자전거나라라는 투어 회사에 하루 투어를 신청해두었고,  아침 일찍 만나기로 한 장소인 바츨라프 광장으로 갔다.

갑자기 화장실이 가고 싶다는 남편, 마침 맥도날드가 있어 가보니 화장실이 유료였다.  바츨라프 광장은 국립 박물관 앞에서부터 시작되는 큰 길로  민주화 운동의 프라하의 봄, 무혈 쿠데타인 벨벳 혁명 등이 일어난 체코의 역사적인 장소이다.

 

다음은 무하 박물관. 무하는 아르누보 양식의 거장으로 체코에서 태어나 프랑스에서 활동을 한 화가이다. 프랑스의 유명한 배우 사라 베르나르의 의상, 포스터, 무대 디자인을 맡아 하며 명성을 날렸고 극장 믈랑루즈의 무대 디자이너로도 유명해졌다. 이후 체코로 돌아와 성 비타 성당의 녹색의 창과 체코의 엽서, 화폐 제작 등 민족적인 일을 했다.

 

 

 

 바츨라프 광장

공사중인 국립 박물관이 뒤로 보인다

 

광장 한켠에 자유를 부르짖으며 분신 자살을 한 얀 팔라흐의 비석이 있다

 

무하 박물관은 신선한 발견이었고 재미도 있었다

일본 애니메이션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무하의 그림이나 포스터는 어디선가 많이 본듯한 친근함이 있다

 

 

 

구시가 광장으로 가니 건축 박물관이라는 별명답게 고딕, 르네상스, 바로크, 로코코 등 다양한 양식의 아름다운 건물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틴 성당, 구청사, 천문 시계 등등 유명한 건축물들이 많아 관광객들이 밀려다닐 정도로 많다. 특히 천문시계는 인기가 가장 많은데 매시 정각 5분전이 되면 창문에서 그리스도의 열두 제자와 암탉이 나와 재미있는 모습을 연출한다.

 

 

 

12시 정각에 맞춰 깜짝쇼를 보여주는 천문시계탑, 닭의 울음소리가 재미있다

가장 눈에 띄는 틴 성당

구시가 광장의 건물들은 유럽의 시대별 건축양식을 골고루 볼 수 있는 건축사 박물관의 느낌이다.

고딕양식의 뾰죽한 쌍동이 첨탑 건물 ( 틴 성당 )이 내 눈길을 끌었다  

 

카톨릭 교회의 부패를 비판하다가 화형당한 순교자 얀 후스의 동상

 

현대적인 감각의 트램. 메트로와 트램을 이용하면 시내 어디든 거의 갈 수 있다

 

 

 

프라하 성의 성벽으로 둘러싸인 가운데에 구왕궁, 교회, 광장, 미술관, 궁전 등이 있어 관광 명소가 모여있다.

프라하 성은 유럽 최대의 규모의 고성으로 9세기부터 처음 짓기 시작해서 14 세기 카를 4세 시대에 현재의 모습으로 지어지기 시작했다. 수백년에 걸쳐 완성되어 여러기지 유럽 건축 양식의 변천을 볼 수 있다. 현재 대통령 궁으로 쓰이고 있는 중요한 명소이기도 하다.

 

 

구왕궁, 9세기부터 왕실 가족들이 사용했던 곳으로 로마네스크 양식의 건물

성 비투스 대성당, 925년부터 건축을 시작해서 1929년에 완성했다. 1000년에 걸쳐 지은 성당이라니...

 

 

 

비투스 대성당 안에는 무하의 걸작인 유명한 스테인드 글라스가 있다

 

 

 

 

프라하 성은 고지대에 있어서 시내를 내려다보는 전망이 아름답다

 

 

네루도바 거리 

 

얀 네루다의 집, 그는 이곳에서 말라스트라나 이야기를 집필했다.

황금 소로는 16세기 루돌프 2세 시대에 성의 보초병들이 살기위해 지었는데 황제가 고용한 연금술사들이 이곳에서 불로장생하는 비약을 만들었다는 설에 근거해서 황금 골목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한다. 예쁜 카페와 기념품 가게들이 있어 관광객들이 붐빈다

황금 소로 중 22번의 집은 프란츠 카프카가 작업실로 사용했다

 

성이르지 교회와 황금소로의 프란츠 카프카의 작업실, 네루도바 거리 등을 구경하고 까를교 쪽으로 갔다.

프라하의 명물인 까를교에서 투어는 끝이 났다. 이날 걸은 거리가 16 킬로미터나 됐으니 평소 운동과 담을 쌓은 우리 부부는 다리도 아프고 너무 지쳐 투어 후반부터는 사진 찍을 힘이 없어 변변한 사진이 없다 ㅋㅋ

 

 

 

까를교 위의 유명한 성 네포묵 신부 상,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 해서 많은 관광객들이 몰린다

어둑어둑해지자 프라하 성의 모습이 더 운치있다

 

숙소에서 잠시 쉬고나서 저녁도 먹고 아름답기로 유명한 프라하의 야경도 잠깐 감상할 겸 피곤해하는 남편을 채근해서 다시 나와보니 블타바 ( 같은 강이지만 독일에선 몰다우로, 체코에선 블타바로 부른다. 그러고 보면 스메타나의 교향시 < 나의 조국 > 중 몰다우는 잘못된 표기가 아닌가. 스메타나는 보헤미아 음악의 아버지로 불리는 사람인데... ) 강변에서 불꽃놀이를 하고 있어 야경이 더 멋있었다.

맥주로 유명한 체코에 왔으니 맥주를 마시러 가야지. 저녁 식사 대신 맥주 전문점에 가서 생맥주와 소시지를 주문해서 먹어보니 대만족이다 ㅎㅎ

 

 

 

 

남편의 길지않은 휴가에 맞춰 세 도시 일정을 짜느라 프라하의 일정이 가장 짧아졌다. 그래서 투어 신청을 해서 짧은 시간 동안 많은걸 볼 수 있는 일일 투어를 한것이고.

다음날 호텔 체크아웃 후 가까운 곳만 좀 더 걸어다니며 구경하고 비엔나로 이동하기 위해 예약해둔 Flix bus 를 타러갔다.

 

 

카프카 박물관 앞에서, 남편은 어디를 보시는건지 ㅎㅎ

 

 

숙소 앞에서

블타바 강변에서, 뒤로 까를교가 보인다

 

 

 

 

 

 

 

 

 

 

 

 

'유럽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6년 6월 동유럽 부다페스트  (0) 2016.06.16
2016년 6월 동유럽 비엔나   (0) 2016.06.15
2015 1월 스페인 똘레도  (0) 2015.08.04
2015 1월 스페인 마드리드 2  (0) 2015.08.04
2015 1월 스페인 마드리드로  (0) 2015.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