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0. 6. 23:36ㆍ유럽여행
둘쨋날도 백야나라에 투어를 신청했는데 뻬쩨스의 근교 도시 푸시킨에 있는 예카테리나 궁전과 파블롭스크 궁전을 둘러보는 코스이다.
교외로 기차를 타고 가는거라 비쳅스키 기차역에서 가이드를 만났다. 이번엔 우리 외에 한명의 신청자가 더 있었다. 이번엔 남자 가이드가 나왔는데 한국인과 러시아인의 혼혈인 그는 말투도 독특하고 안나와 매우 스타일이 달랐다.
교외선 기차는 예전 우리나라의 완행열차와 매우 비슷했다. 낡고 지저분한 모습도 닮았고 기차에 가득 앉아있는 사람들의 모습도 그러했다. 농작물을 팔러가는지 바구니나 자루에 가득 담아 챙긴 사람, 허름한 옷차림에 즐겁게 친지들과 담소를 나누는 사람들로 붐비는 기차안이 정겹게 느껴졌다. 러시아의 대중교통비는 싸다고 느꼈는데 특히 교외선 기차비는 매우 값이 쌌다. ( 우리 돈으로 약 700원 정도 )
예카테리나 궁전 앞에 도착했는데 입장 시간이 되려면 아직 멀었다며 카페로 갔다. 한시간 이상을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고 매표소로 가보니 줄이 어마어마하게 길었다. 차라리 줄을 서서 기다렸으면 오픈하자마자 금방 들어갔을텐데... 가이드의 행동이 이해가 가지않았다. 쓸데없이 시간을 허비하고 줄서서 힘들게 서있는게 뭐람 !!
비쳅스키 역
예카테리나 궁전
방들이 엄청 화려하다
정원도 화려하고 정성스레 손질해서 정돈된 모습을 보인다
예카테리나 궁전은 황제의 마을이라 불리는 푸시킨 시에 위치하며 러시아 바로크 양식으로 지어진 대표적 건물이다. 1717년 표트르 대제 당시 황후인 예카테리나 1세의 여름별장으로 지어지기 시작해서 그녀의 딸인 엘리자베타 시대에 완성이 됐고 2차 세계대전 때 폭격으로 파괴가 된 것을 전쟁후 복원했다. 이 궁전에서 특히 유명한것은 세계 8대 불가사의 중에 하나인 호박방인데 세계에서 가장 화려한 방이라고 평가를 받고 있다. 방안이 6톤에 달하는 호박으로 꾸며져서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고 있는데 이곳만은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었다.
점심은 가이드가 괜찮은 식당을 예약했다고 데려갔는데 아침부터 보드카를 마시고 싶다는 둥 헛소리를 해대던 사람이 우리가 점심을 먹을 때 자신의 핸드폰으로 클래식 음악을 틀어주면서 혼자 마구 기분을 낸다. 도무지 종잡을 수 없고 마음에 안드는 가이드이지만 단 하루이니 꾹 참아야지...
점심 식사 후 파블롭스크 궁전을 보러 갔다. 파벨 1세가 머울렀던 파블롭스크는 고전주의 양식으로 세워진 궁인데 화려했던 예카테리나 궁전에 비해 상당히 소박해보였다. 수수한 외관과 달리 내부엔 수많은 예술품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황제 부부가 유럽 여행을 하면서 구입해서 모아놓은 귀중품과 그림들, 조각상들의 수가 엄청나다. 또한번 당시 러시아 황실의 부유함에 놀랐다.
재능이 많았던 황후 마리아 표도로브나는 그림, 수예 등 작품 활동을 했고 황제가 사망한 후에 황제의 유품들을 잘 정리해서 전시했다.
파블롭스크 궁전 옆에 넓은 공원이 조성이 되어 있어 공원을 기분좋게 산책한 후 파블롭스크 역으로 가서 기차를 타고 뻬쩨스부르크로 귀환했다.
돼지고기 요리를 난 같이 생긴 넓고 얇은 빵에 싸서 소스를 찍어 먹는 이요리의 이름은 잊어버렸지만 맛은 괜찮았다
수수하고 소박한 파블롭스크 궁전의 외관
파블롭스크는 내부도 고상하고 우아한 편
파벨 1세 황제가 시계 수집이 취미여서 유난히 독특한 디자인의 시계 전시가 많았다
황후가 직접 만들어 가족들한테 선물한것, 남편의 유품들이 잘 전시되어있다.
파블롭스크 궁의 정원에서 이어지는 계단을 내려가면 공원이 이어진다
공원이 꽤 커서 소풍을 온 기분이었다. 예쁜 호수도 있고 어제와 달리 날씨도 많이 좋아져서 쾌적하고.
다시 교외선 기차를 타고 뻬쩨스 시내로 돌아왔다.
이틀 뒤 탈린으로 타고 갈 기차표와 정확한 기차역을 확인하기 위해 모스크바 역에 들렀다. 내가 인터넷으로 러시아 철도 예약 사이트에서 출력해간 예약 확인증엔 정확한 역 표시가 없었는데 뻬쩨스 시내엔 기차역이 다섯군데가 있어서 새벽 이른 시간에 타야하는데 정확한 위치가 필요하다. 안내에 물어보니 예약 창구가 따로 있는 모양인데 도대체 말이 통하지않아서 몹시 헤맸다. 겨우 예약 창구를 찾아가서 직원에게 확인증을 내밀고 물어보는데 자기는 영어를 못한다고 거들떠도 보지않는다.
마침 학생으로 보이는 젊은 애들이 보여 영어로 도와달라고 했더니 수줍게 웃으며 떠듬거리는 영어로 통역을 해줘서 무사히 제대로된 기차표를 받았다. 확인증 만으로는 기차를 탈 수 없다니 미리 알아보길 정말 잘했다. 새벽에 시간도 없는데 짐을 끌고 우왕좌왕 고생할뻔 했네...
마음이 개운해져서 숙소 근처 Beer House 에 가서 생맥주와 소시지를 시켜서 먹었는데 소시지도 맛있었지만 함께 나온 양파인지 무인지 이름 모를 익힌 채소가 매우 맛있어서 인상적이었다.
뻬쩨스로 돌아오는 기차를 기다리고 있음
어마어마한 깊이의 지하철 역. 에스컬레이터를 타면 어지럼증을 느낄 정도로 빠른 속도로 한참을 내려가야 지하철 플랫폼에 갈 수 있다.
그렇게 깊이 있는 지하철이지만 천정이 아주 높아 또한번 놀라게 된다. 뭐든 크고 높다.
모든 역이 그런건 아니지만 지하철 역의 승강장엔 크고 육중한 철문이 안전문으로 설치되어 있어서 마치 감옥문 (?) 같은 느낌이 난다 ㅎㅎ
'유럽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6 가을 탈린 1 (0) | 2016.10.08 |
---|---|
2016 가을 러시아 뻬쩨스부르크 3 (0) | 2016.10.07 |
2016 가을 (9월 ) 러시아 상트 뻬쩨스부르크 1 (0) | 2016.10.05 |
2016년 6월 동유럽 부다페스트 (0) | 2016.06.16 |
2016년 6월 동유럽 비엔나 (0) | 2016.06.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