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2. 12. 12:44ㆍ아프리카 外
낮엔 너무 더워서 쉬고 오후 늦게 일몰을 보러 엘림 듄 ( Elim Dune )으로 갔다.
꽃청춘 아프리카 편에서도 이곳을 갔었기에 요즘 나미비아에 한국인 관광객이 많이 늘었다고 한다. 내 오랜 로망 중의 하나였던 나미브 사막의 일몰을 보는 그들을 TV 에서 보며 어찌나 부러웠던지... 오래 소망하고 바라면 이루어지는 날이 오고야 만다.
오렌지 사막이라는 별명을 가진 나미브 사막 ( Namib Desert ) 은 아프리카 남서부 대서양 연안을 따라 펼쳐진 해안 사막으로 앙골라와 나미비아, 남아공의 케이프 주까지 뻗어있다. 사하라 사막보다 더 오래전 , 대략 500만년전 생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면적은 우리나라의 1.5배에 달할 만큼 거대하다. 철분을 많이 함유한 모래 알갱이의 금속 성분이 산화되어 붉은빛을 띠고 있어 독특한 모습이며 오렌지 사막이란 별명이 어울린다고 느껴졌다.
우리 숙소인 소서스 듄 롯지에서는 엘림 듄이 멀지않다. 차를 잠깐 타고가면 만날 수 있다.
듄 입구에서 젊은 한국인 두명을 만났다. 신혼 여행은 아니지만 신혼 부부라고 하는 그들은 우리를 보더니 아주 반가워 했다. 교사 부부인데 방학을 맞아 아프리카를 자유 여행 중이라고 했다. 12월 말에 출발했다니 우리보다 먼저 떠났는데 설 직전까지 여행하고 돌아가 만두 빚어야 한다고 얘기하는 그들이 건강하고 아름다웠다. 진심으로 부러웠다. 이렇게 젊은 나이부터 여행을 다니고 있으니 얼마나 많은걸 보고 가슴에 담을 수 있겠는가... 젊고 힘있는 다리로 가볼 수 있는 여행지는 얼마나 많겠는가...
그래도 지금이라도 좋다....나 정도면 여행도 많이 다니고 여건이 참 좋은거다, 감사하고 있었는데... 이내 반성하는 나로 돌아간다.
이렇게 많은 돈 들여 3주씩이나 훌쩍 떠나는데 별 반대없이 보내준 남편이나 엄마가 없으면 많이 불편할텐데 참고 도와주는 딸, 가족 모두에게 고맙고 미안하다.
오렌지 빛이 선명한 사막을 보니 진짜 나미브 사막에 왔구나 하는 감동에 빠져버린다
엘림 듄 올라가는 초입에서 오릭스를 만났다. 큰 소리를 내면 녀석이 놀라니 최대한 조용히 셔터를 눌러댔다.
듄을 올라가다 아래쪽을 보니 마침 무지개가 떠 있다
어디를 보든 다 그림 같은 풍경이라 가슴이 벅찼다
듄 위로 올라가 일몰을 기다렸다
사막이 우릴 들뜨게 해서 갖은 폼을 잡고 사진을 찍어봤다 ㅋ
드디어 해가 저물기 시작했다
다음날은 새벽 5시부터 일출을 보러 Dune 45 로 갔다.
나미브 사막의 많은 샌드 듄 중 유독 유명한 듄 45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샌드 듄으로 높이가 약 150 미터이다.
45 라는 숫자는 국립 공원 입구인 Sesriem Gate 에서 45 Km 떨어져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실은 과학자들이 붙인 일련 번호와 그 거리가 우연히 맞아 떨어진거라고 한다. 국립공원의 게이트는 6시에 열리기 때문에 국립 공원 내의 숙소에서 숙박하는 경우가 아니면 6시에 게이트를 통과해서 듄 45에 올라가 일출을 보기가 힘들다. 일출 시간에 맞춰 올라가기에 시간이 매우 부족하므로 듄 45를 포기하고 다른 듄에서 일출을 본다고 한다. 우린 국립공원 안의 숙소인지라 미리 올라가서 일출을 기다릴 수 있어 좋았다.
높이가 150 미터라고해서 만만할 줄 알았더니 모래 언덕을 올라가는거라 모래에 발이 푹푹 빠져들어 매우 힘들었고, 완만한 경사가 아니라 가파른 경사의 능선을 밟고 올라가는지라 고소공포증이 있는 난 어지럼증이 느껴지고 2/3 쯤 올라가니 다리가 후들거리기 시작했다. 그 정도의 높이도 아찔해서 주저앉고 말았다. 그냥 정상까지 더 가는건 포기하고 그 자리에 앉아 일출을 기다렸다.
시간이 흐르며 듄의 능선과 경사면의 색이 변하는 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보아도 질리지 않았다.
일출을 실컷 감상하고 우린 듄 45 앞에 앉아 롯지에서 싸준 도시락으로 아침 식사를 했다.
처음엔 운동화를 신고 오르다 차라리 맨발이 낫겠다 싶어 양손에 벗어들고 올라갔다. 행여 일출을 놓칠세라 숨찬 것도 참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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