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8. 4. 23:49ㆍ유럽여행
세비야에서 마드리드로 떠나는 날이다.
한국에서 미리 렌페 ( Renfe ) 사이트에서 기차표를 할인된 가격으로 예매해 두었다. 스페인 국영 철도 렌페 사이트는 접속도 잘 안되거니와 결제할 때도 애를 먹이기로 유명하다. 인터넷 여행 카페에 들어가 보면 렌페 예약에 대한 문의글이 아주 많다. 방법들도 공유하고 예매에 성공하면 기쁘다고 성공사례 (?) 도 올리고 축하해주고 축하받기까지 한다 ㅎㅎ 나역시 한번에 성공하지는 못했다. 일단 렌페 사이트 접속도 여러번 시도해서 연결됐고 결제는 다른 사람들의 케이스를 읽어보고 인터넷 접속을 크롬으로 시도하고 해외결제에 편리한 Pay Pal 에 가입하는등 여러번 복잡한 과정을 거쳐 성공했다. 거의 컴맹에 속하는 부류인 내가 열심히 연구 분석해서 얻어낸 쾌거이다 ㅋ
택시를 타고 산타후스타 기차역 ( Santa Justa ) 으로 가서 대기하던 중 ATM 에서 현금을 좀 인출하기로 했는데 사건이 터졌다. 남편이 깜빡 실수로 인출기에 체크카드 대신 크레디트 카드를 집어넣고 인출을 시도하다 비밀번호 입력 역시 몇번 실수를 해서 카드가 인출기에 걸려 나오질 않는 것이었다. 부랴부랴 역에 있는 직원한테 부탁해서 현금 인출기가 속한 은행에 연락해보니 비번이 여러번 틀리면 자동으로 정지가 걸리는 시스템이라 기차 시간까지 카드를 다시 뽑을 방법이 없다는 것이었다. 할수없이 신용카드는 포기하고 카드회사에 부랴부랴 연락해서 카드를 정지시키고나서야 신용카드 소동은 끝이 났다.
한바탕 난리를 치고나니 기운도 빠지고 어이가 없어 비실비실 웃고 말았다. 역 구내에 있는 맥도날드에 가서 맥모닝으로 아침 식사를 했다. 기차역 내에 있는 맥도날드인데 엄청나게 넓었다.
이제 드디어 스페인 초고속 열차 Ave 를 타고 마드리드로 출발 !
기차는 속도가 빠른대신 소음이 꽤 있어서 시끄러웠다. 버스로 이동하면 6~7시간 걸릴 거리이지만 Ave 로는 약 2시간이면 도착한다.
마드리드에 드디어 입성. 아토차역 ( Atocha ) 에 내리니 무장한 경찰들이 눈에 많이 띈다. 전세계가 테러에 대한 공포에 떨고있다 ㅠ
택시를 타고 예약해둔 호텔로 이동했다. 커다란 상점들이 즐비하고 번화한 그란비아 거리에 있는 호텔이라 교통이 편리해서 좋았다.
다시 택시를 타고 한인 식당에 가서 식사를 하고 마드리드 왕궁 ( Palacio Real de Madrid ) 을 보러 갔다.
큰 기대없이 갔는데 우리 가족들은 모두 왕궁을 좋아했다. 서유럽에서 가장 큰 궁전인 마드리드 왕궁은 1764년 완공되었으며 고전주의 바로크 양식으로 지어진 화려하고 웅장한 건축물이다. 스페인 왕실의 공식적인 거처이지만 현재 국왕 일가는 교외의 사르수엘라 궁에 거처하고 있어 공식 행사가 없는 날엔 일반에게 공개한다. 약 3000개의 방이 있는데 그중 50개 정도만 관람할 수 있다. 베르사이유 궁전을 모방해서 만든 왕관의 방, 화려한 드레스룸, 거대한 연회장과 유명한 화가들이 그린 천장화 수많은 미술품, 사치스러운 샹들리에와 금,은으로된 세공품 등 입을 다물 수 없게 화려하고 규모가 대단했다. 전성기 스페인 국왕의 어마어마한 위상과 권력을 가늠할 수 있었다. 화려한 방들의 내부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서 아쉬웠다.
알무데나 대성당
마드리드 왕궁
왕궁의 입구
입구 천정도 매우 화려하다, 내부 촬영은 금지되어 있어 사진은 여기까지...
숙소로 돌아가 잠시 쉬고 오후 6시 이후부터는 무료 관람이 되므로 메트로를 타고 레이나소피아 ( Reina Sofia ) 국립 미술관으로 갔다. 피카소의 게르니카가 전시되어 있어서 그 거대한 대작을 만나러 간 것이다. 레이나 소피아 박물관은 소피아 왕비 미술관이라고 흔히 부른다. 원래 종합병원이었던 건물을 개조해서 현대적인 미술관으로 바궜다. 피카소, 달리 등 19세기 ~ 20세기 현대 화가들의 작품을 주로 전시하고 있다. 게르니카는 독일의 나치와 구 소련의 배후 지원 및 개입이 있는 스페인 내전 중 스페인 북부의 작은 마을인 게르니카에 독일 전투기가 무차별 폭격을 한 끔찍한 사건을 그린 작품이다. 피카소는 이 그림을 파리 국제박람회에 걸었고 스페인 내전의 참상을 세계에 알리게 됐으며 이로 인해 스페인의 독재자 프랑코의 미움을 사서 고국에 돌아가지 못했다. 물론 작품도 뉴욕 현대미술관에 소장되어있다가 1981년이 되어서야 스페인으로 돌아갔다.
저녁 식사로는 파스타가 먹고싶어 길거리 그냥 눈에 띄는 레스토랑에 들어가서 먹어봤는데 정말 형편없는 최악의 맛이었다. 서비스도 나쁜편이고 맛까지 나쁘니..ㅠ
호텔 조식이 다양하고 맛도 괜찮았다. 휴가를 많이 못낸 남편과 아들은 먼저 귀국하고 프라도 미술관과 마드리드 구경도 더하고 근교 도시인 똘레도도 가보고 싶어서 딸과 난 남아서 나흘을 더 보내다 가기로 했다. 호텔 위치가 안전하고 편리하므로 다른데로 옮기지않고 이곳에 그냥 묵기로 했다. 남편과 아들은 낮에 공항으로 가면 되니 오전엔 같이 솔 ( Sol ) 광장과 마요르 광장 등 호텔에서 가까운 곳을 둘러봤다.
스페인에서 유명한 츄러스와 핫초컬릿도 맛보고 은행에 들러 세비야 기차역에서 실패한 현금 인출도 했다. 가죽 제품이 좋은 스페인인지라 여행용 작은 지갑도 골라 장만했다.
솔 광장
솔광장의 상징 곰 동상 앞에서
마요르광장
스페인 츄러스는 상당히 맛이 있다.
남편과 아들은 공항으로 가고 우린 숙소 근처 엘 꼬르테 잉글레스 백화점 구경을 했다. 식품코너에서 음식을 사다가 숙소에서 먹고 좀 쉬었다 시벨레스 광장과 레티로 공원 구경을 했다.
시벨레스 ( Cibeles )광장은 마드리드 시내 중심에 있는 원형 광장으로 시벨레스 분수가 있고 광장을 중심으로 사방에 스페인 육군 사령부, 스페인 은행 본점, 궁전 등 유명하고 아름다운 건물들이 있다.
레티로 공원은 원래 펠리페 2세의 부인인 영국 메리 튜더 여왕의 부엔 레티로 별궁의 정원이었던 곳으로 예전엔 귀족들만 출입이 가능했던 곳이지만 지금은 마드리드의 시민들이 즐기는 평화로운 공원이다. 넓은 인공호수와 아름다운 정원수들이 있는 공원에서 기타를 연주하며 팝송을 부르는 거리의 음악가의 공연도 즐기고 놀러나온 사람들 구경도 하고 한가로운 시간을 보냈다.
중앙우체국
시벨레스 광장의 대지의 여신 시벨레스 분수
알칼라 문
부엔 레티로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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