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0월 이집트,요르단 3 - 아스완 ( Aswan ) 첫날

2012. 11. 10. 10:49아프리카 外

 

 

 

룩소르에서 약 세시간 반 정도 남쪽으로 차로 이동하면 아스완 ( Aswan ) 에 이르게 된다.

아스완으로 이동하는 중에 콤옴보 ( Kom Ombo ) 라는 도시에 들러 소베크라는 악어의 머리를 가진 물의 신의

신전을 들렀다. 고대 이집트 인들은 악어를 온갖 위험이나 재해를 막아주는 성스러운 동물로 여겼다고 한다.  

콤옴보는 황금의 언덕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기원전 180년경 프톨레마이오스 왕조 때 착공하여 로마시대에

완성된 이 신전은 여기저기 파손이 되긴 했어도 아름답기도 하고 기둥이나 벽에 새겨진 부조에서 흥미로운 것들이 많이 발견되어 꽤 유명한 곳이었다.

또한 나일강변에 세워져 있어서 경치도 아름답고 나일강의 수위를 재는 우물식 나일로 미터도 볼 수 있었다.

 

 

 

 

                             지붕은 유실되었지만 기둥이나 벽이 무척 아름답다

                               석재의 이음새 부분이 무척 과학적이다

                당시의 수술에 사용한 의료기구가 부조에 새겨져 있다

출산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생명을 뜻하는 앙크도 선명하게 부조되어 있다

                      우물식 나일로 미터 앞에서

 

 

햇빛이 너무 강렬하여 그리 긴 시간을 구경한 것이 아닌데도 어지럼증이 느껴졌다. 모자나 햇빛을 가릴 것이 아무것도 없이 이대로 좀 더 있으면 열사병이 걸리겠다 싶을 정도였다.

다시 버스로 이동을 하다가 잠깐 화장실을 가기 위해 들른 작은 휴게소에서는 화장실 사용료를 받았다.

허접한 두루말이 휴지를 조금 떼어주고 일파운드씩을 받았다. 명색이 유료 화장실이면 좀 깨끗해야 하지않나...

화장실에서 나오니 이번엔 물건을 팔기위해 집요하게 따라 붙었다.

질이 좋아보이지않는 물건만 잔뜩 쌓여있어 가게 사람들과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노력했다. 조금만 눈길을

주면 흥정을 하려고 따라오니...

 

 

 

                              유료 화장실인데 이러면 곤란하지않은가

필사적으로 물건을 팔아보려는 남자의 눈빛이 애처롭다

 

아스완은 나일의 진주라는 별명을 갖고있는 도시로 북회귀선이 지나가며 나일강 상류에 위치한다.

주위는 온통 황량한 사막이고 일년내내 건조하고 따뜻하여 ( 덥다 ) 관절염으로 고생하는 유럽인들한테

인기있는 휴양지라고 한다. 또한 아가사 크리스티의 추리 소설 나일강 살인 사건의 무대로도 유명하다.

고대 신왕국 시대 지금의 수단, 에티오피아 등 중부 아프리카로 내려가는 관문이 되었고 아프리카의 진귀한

물자들이 이집트로 들어오는 무역의 중심지 역활과 향신료 거래로 유명한 도시였다.

아스완에서 남쪽 수단과의 국경까지는 모래언덕이 나일강과 맞닿아 농경지도 없고 마을도 없는 사막지대

인데 고대 이집트인들은 이지역을 누비아 ( Nubia) 라고 불렀으며 이 지역에 사는 사람들을 모래를 먹고사는

야만족이라고 업신여겼다.

이 누비아 지역에 왕조 시대의 유적들이 많은데 아스완 하이댐을 건설하면서 수장된 것이 많다. 아부심벨을

 비롯 일부는 유네스코 등의 도움을 받아 이전되어 보존되었지만 수몰된 아까운 유물이 많다. 또한 정착해서

살고있던  누비안들은 일부는 수단으로 가고 대부분 아스완 지역에 정착해서 살고 있다.

누비안들은 체격이 크고 흑인에 가까운 피부색과 모습으로 오리지널 이집트 인들과는 외모가 조금 다른데 예술적

기질이 있는 사람들이었다고 한다.

이동하며 보니 길가에 보이는 집들이 지붕이 없거나 아주 허술한 경우가 많았는데 일년내내 거의 비가 오지

않아 굳이 지붕이 없어도 되고 허술하게 지붕을 덮어 햇빛을 가렸다가 밤엔 더우니 지붕을 걷어버린다고 했다.

하긴 가방 속에 넣어둔 껌이 다 녹아서 껍질을 까기 힘들어 버릴 정도로 더운 날씨이긴 했다.

 

 

아스완에 도착하여 서둘러 펠루카 ( 바람의 힘만으로 움직이는 큰 돛이 달려있는 나무로 만든 무동력선  )를

타고 나일강 중간에 떠있는 섬에 있는 식물원 보태니칼 가든으로 갔다.

펠루카를 타자 어디선가 쏜살같이 작은 배가 한척 다가오더니 열 두어살 쯤으로 보이는 남자애 두명이

큰소리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멜로디는 밝고 많이 들어본 곡인데 왜 그리 구슬프게 들리는건지...

그냥 아이들이 안돼보여 드는 관광객의 감상적인 선입견이었을까... 볼펜을 두자루 주자 노래를 부르며 다시

다른 배로 가버렸다.

그냥 작은 식물원으로 대단히 희귀한 식물이 있는 것 같지는 않고 전체적으로 조용하고 산책하기 좋은곳

이었다. 나일강 가운데 있어서 경치도 아주 좋았다.

원래 아스완의 나일강 풍경이 이집트에서도 가장 아름답기로 유명하다고 했다.

 

 

 

  슬픈 표정도 아니었고 노래도 밝은 곡이었는데 큰소리로 부르는 그애의 목소리에 슬픔이 느껴졌다

           아주 낡은 펠루카와 세월을 오래 함께 하신 듯한 포스있는 선장님과

 

                              식물원에서 바라본 나일강

                       고요히 물고기를 잡는 어부의 모습이 평화로웠다

 

                                     식물원 검표원은 매우 무료해 보였다

 

                                 식물원을 나올 무렵 해가 지려 하고 있다

                 해가 질 무렵의 아름다운 나일강 ( 일행이 찍은 사진이다 )

                  펠루카에서 바라본 강 건너편의 모습 - 귀족들의 무덤이 있는 곳이라 한다

                                  저녁식사로 먹은 갑오징어 튀김과 생선요리

 

 

 

저녁엔 아스완 향신료 시장 구경을 갔다. 확실히 더운 낮보다는 도시 전체가 저녁에 활기가 보였다.

재미삼아 향신료 가게에 들어가 사프란을 물어보니 이집트 산(産)과 이란 산을 보여주는데 그냥 봐도

품질의 차이가 확 느껴졌다. 이란 산이 더 비쌌지만 조금만 살거니 이란 산으로. 그래도 확실히 싼

가격에 샀다. 집에 가서 과연 이걸로 요리를 할지는 의문이지만...ㅎㅎ

조잡한 기념품도 하나 사고 ( 짐을 늘리지않으려 아주 작은걸로 결정하고 일행들이랑 여러개를 같이

흥정해서 샀다 ) 여행지에서 늘 사는 자석도 두어개 샀다.

과일 가게로 가보니 과일이 아주 싼데 여러명이 한꺼번에 들어가니 가게 주인이 너무 정신없어 했다.

애플망고 등을 사서 숙소로 돌아왔지만 시차와 피곤함에 지쳐 먹을 엄두는 나지않았다.

 

 

                               이름모를 향신료가 가득 쌓여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