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1. 8. 16:03ㆍ아프리카 外
둘쨋날 아침부터 나일강의 서안으로 향했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나일강의 서쪽은 해가 지는 곳으로 내세의
세계로 가는 길목이라 여겨 무덤과 장례와 관련된 신전들을 서안에 배치했다.
왕들의 계곡으로 가다가 입구에서 멤논의 거상이라는 커다란 석상을 보았다. 원래 아멘호텝 3세라는 파라오의 장제전 앞에 세운 것이나 장제전은 홍수로 유실되고 석상만 남아있는데 후대의 그리스 인들이 일리아드에 나오는 아가멤논처럼 생겼다고 붙인 이름이라고 했다.
이집트 인들은 신석기 시대부터 농사와 가축을 키웠고 부족국가가 생겨나고 B.C 4,000년 경에는 상, 하
이집트로 나뉘어 천년을 대립하다가 B.C 3100년경 비로소 나르메르가 상 하 이집트를 통일하고 최초의
파라오가 되어 초기 왕조시대를 열었다. 이때부터 문자로 기록이 시작되었다. 그후 고왕국 ( B.c 2650 ~ 2040 ), 혼란기였던 중왕국시대 ( B.c 2040 ~ 1565 )를 거쳐 신왕국시대 ( B.C 1565 ~ 1070 ),
이민족의 지배를 받기 시작하고 그레코 로만시대를 거친 후 이슬람제국에 점령되고 내내 이민족의 지배하에 있다가 20세기초에 이르러서야 나라를 되찾게 되었다.
고왕국시대에는 파라오의 무덤으로 피라미드를 건설했는데 초기의 피라미드는 상자식이나 계단식으로 지금
흔히 알고있는 피라미드의 형태는 아니었다. 차차 지금의 피라미드 형태로 발전했으며 장제전 ( 죽은 파라오의 집 )과 무덤을 함께 두어 피라미드 복합체를 이루었다.
신왕국 시대에는 도굴을 막기위해 장례식도 치르고 파라오가 내세에서 재생 부활하도록 기원하는 의식도
거행하는 장제전과 무덤을 멀리 떨어지게 두었다.
나일강에서 멀리 떨어진 사막 바위 골짜기에 굴을 파서 무덤을 만들고 입구를 봉쇄해서 찾지 못하도록 했다.
도굴꾼들에 대한 형벌도 산채로 껍질을 벗기는 가혹한 형벌을 행했으나 그래도 황금과 보물에 대한 유혹은
컸다. 모든 무덤들이 도굴을 당하고 아주 젊은 나이에 의문의 죽음을 맞이한 투탕카문의 무덤만이 도굴을 면해
그 화려했던 당시의 모습을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다.
파라오들의 무덤이 있는 왕가의 계곡을 갔다. 15달러에 3개의 무덤을 골라 입장할 수 있는데 모든 무덤이
공개된 것은 아니고 보호를 위해 안식년제를 도입해 15 ~ 20개 정도의 무덤만 공개하고 있었다.
카메라 촬영은 전혀 허용되지않고 입장할 때 검사까지 했다. 입구에서 계단을 내려가 통로를 들어가면
여러개의 방들이 있고 마지막에 시신을 안치하는 구조로 되어있는데 재위기간이 길수록 무덤이 크고 내부 장식도 화려했다. 무덤 내부는 채색도 전혀 손대지않고 그대로였는데 여전히 아름다운 색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너무
놀라웠다.
카메라 소지가 금지되어 사진을 한장도 못 찍는 것이 아쉬웠다. 대신 사진 엽서를 판매하고 있었는데 살까
조금 생각하다가 그만두었다.
왕가의 계곡 입구 - 62번째로 발견된 것이 투탕카문의 무덤이고 최근 63번 무덤이 발견되었다
파라오들의 영원한 안식처 왕가의 계곡을 뒤로 하고 걸출한 여왕 핫쳅수트의 장제전으로 갔다.투트모스 1세의
딸이며 투트모스 2세의 왕비였던 그녀는 남편이 죽자 아직 어린 후궁의 아들 투트모스 3세의 섭정을 하다가
스스로 왕위에 올라 영토도 확장하고 수많은 기념 건축물을 세우는 등 파라오로서의 힘과 권력을 과시했다.
그녀는 남장을 하고 턱에 가짜 수염을 달았다고 한다. 장제전에서 본 그녀의 석상에 수염이 달려 있어 이상
해서 질문을 했더니만...어쩐지...
뒤로 바위산이 병풍처럼 둘러선 위치에 핫쳅수트의 장제전은 당당하고 화려하게 서있었다.
1997년 이곳에서 이집트 정부에 반대하는 이슬람 원리주의자 과격파들이 외국인 관광객들을 상대로 테러를
자행해 수많은 일본인 관광객을 포함해 70명이 넘는 사망자와 90명이 넘는 부상자가 나왔다고 한다.
관광 수입이 중요한 수입원인 정부에서는 관광객들의 안전 보호에 힘을 기울일 수 밖에 없고 그래서인지
총을 든 경찰 들이 여기저기 보였다.
입구에서 꽤 멀어 트램을 탔더니 트램 운전기사가 자꾸 옆에 앉으라 해서 빈자리도 없어 보이고 해서
옆자리에 앉았더니, 이름도 물어오고 아이가 몇이냐 어디서 왔느냐 말을 시키더니 자기는 아이가 둘인데
어리다며 박시시 ( 일종의 팁인데 도움을 받고 고마워서 자발적으로 주기 보다는 달라고 강요하는 조금 이상한 느낌이 드는 팁이다 ㅎㅎ )를 달라고 했다.
말 몇마디 나누고 박시시라니... 기분이 별로 좋지않아 주지 않았다.
핫쳅수트의 장제전
남장을 하고 수염을 단 핫쳅수트의 석상 ( 죽은 후의 모습이라 수염 끝이 말려있다 ) - 손에 왕권을 상징하는 갈고리와 생명을 상징하는 앙크를 쥐고 있다.
신전 앞을 지키는 남자 - 총을 들고 있었지만 친절한 그와 함께 기념사진도 찍었다
다음엔 람세스 3세의 메디넷 하부 신전으로 갔다. 10월인데도 날씨는 너무 더웠고 태양은 너무도 뜨거웠다.
반팔보다는 얇은 긴옷이나 스카프 등으로 피부를 가리는게 나았다.
중동 지역의 사람들이 입는 긴 옷과 터반이 왜 필요한지 알게 되었다. 긴 원피스 같은 이집션의 옷 ( 갈라베아 ) 이 질좋은 이집트의 면으로 만들어 시원하고 햇빛을 가려주는 것이다. 여성의 갈라베아는 주로 검정색이
많다고 한다. 우리도 커다란 면 스카프를 사서 잔뜩 가리고 다녔다.
람세스 3세의 신전은 보존 상태가 좋고 매우 아름다웠다. 기둥과 벽의 부조도 선명하고 표현이 잘 되어 있어
전투 장면이나 종교 의식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람세스 3세의 신전
이렇게 완전히 가려야할 정도로 태양이 이글거렸다
점심 식사를 한 후 좀 쉬었다가 룩소르 신전 앞으로 갔다. 밤에 보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 보였다. 물론 입장권을
또 사지는 않고 밖에서만 보았지만...
해가 기울기 시작한 나일강변엔 사람들이 많았다. 미라 박물관을 갈까 하다가 카이로에서 국립 박물관을 가기로 해서 그만 두고 사람 구경을 했다. 그런데 왠지 그곳 사람들이 우리를 더 구경하는 눈치였다....ㅎㅎ
힐끔힐끔 보기도 하고, 손을 흔들어 주기도 하고, 웃어 주기도 하고...
대체로 사람들이 순박하고 친절했다. 물론 장삿속으로 접근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그거야 어디나 관광지는
마찬가지이니까.
밝을 때 보는 룩소르 신전은 또 다른 느낌이...
나일강을 떠다니는 크루즈 배 - 성수기엔 수많은 배가 다녔다는데... 쓸쓸해 보였다
관광객들을 태우고 다니는 마차 - 호객 행위가 심했다 ( 목적지에 도착하면 미리 흥정한 것과 다른 가격 얘기를 하며 당황시키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
갈라베아를 입고 터번으로 머리를 가리고 주식인 빵 아이시를 사가지고 가는 남자
나일강변에서 서로 사진을 찍어주며 한가로운 시간을 보냈다
마차를 타라고 집요하게 따라다니던 마부
저녁엔 인솔자가 이곳에 살 때 친구인 사람의 Bar에 가서 맥주도 한잔씩 하고 오징어 튀김, 치킨, 감자 튀김
등을 시켜 먹었다. 예약도 없이 갑자기 떼로 들이닥친터라 주인은 반가워하면서도 정신없는 눈치였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 음식을 내오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
즐겁게 시간을 보내다가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편의점에 가보니 일행중 한분이 맥주를 사고 있었다.
엉 ? 이슬람권 국가 편의점에서 맥주를 팔리가 없는데 하고 보니 맥주 캔과 모양만 똑같은 무알콜 음료였다.
그러면 그렇지...
호텔로 들어와보니 정원에서 수피 댄스 ( Sufi Whirling ) 를 공연하고 있었다. 수피댄스는 원래 터키 콘야
지방에서 비롯된 종교적 의미가 있는 춤으로 이슬람권 국가에서 볼 수 있다. 터키에서는 세마리고 부른다고
한다. 터키에 갔을 때엔 일부러 공연을 보러가지않아 보지 못했지만 호텔에서 공연을 해주니 구경했다.
남성 무용수가 화려한 큰 치마를 입고 한자리에서 30~ 40분간을 빙글빙글 회전하는 춤인데 속도가 빨라
지면서 신과의 영적인 교감 상태가 된다고 한다.
일행이 찍은 사진이다 ( 내가 찍은 사진은 애석하게도 제대로 나온게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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