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7. 2. 11:30ㆍ1997 ~ 1998 미국생활
생활이 조금씩 안정되면서 주말이 오면 집에서 멀지않은 공원이나 산, 호수 들을 찾아갔다.
이웃들과도 가고 우리끼리도 가고.
결혼 후에도 우리 부부는 각자 바빠 주말다운 주말을 잘 보내지 못했고 결혼 직후 가진 첫아이를 유산
으로 잃고 그후 4년동안 아이가 생기지않아 불임클리닉에 다니고 하느라 스트레스가 엄청났다.
그러니 여유로운 생활은 꿈도 못꾸고 살았었다.
난 미국 생활을 하면서 직장을 다니지않으니 시간에 여유가 많아졌고, 남편도 근무시간이 짧아진
데다 주 5일만 근무하면 되니 황금같은 주말의 이틀이 생겨나 난 너무나 행복했다.
아이들도 어리니 공부에 대한 부담도 없고 ( 아니 그런게 어떤건지 아예 몰랐다 ) 주말만 되면 놀러갈
궁리에 바빴다. 친하게 지낸 큰아이 친구 엄마가 나중에 주말마다 우리 차가 안보이면 또 놀러갔구나
하고 남편한테 바가지를 긁었다고 해서 웃기도 했다.
우리가 살았던 동네에서 북쪽으로 1시간 거리 이내에도 예쁜 호수와 공원들이 많았다.
꽤 자주 갔던 베어 마운틴과 세븐레이크는 가까우면서도 아기자기하게 예쁘고 아이들과 피크닉하기
좋은 장소 였다. 단풍이 들면 단풍이 드는대로, 서리가 내려도, 눈이 온 풍경도 모두모두 그림같이 예쁜
이곳들을 우리 가족은 참 좋아했다.
특히 베어 마운틴 ( Bear Mountain )은 뉴욕 주립공원인데 허드슨 강을 내려다보는 경치가 아주 아름
답고 단풍철에 특히 고운 자태를 보여준다. 미국 독립전쟁 당시엔 중요한 군사적 요충지로서도 의미있는
곳이라고 한다. 멀리 여행가기 부담스러울 때 손님이 오셔 바베큐를 하고 싶을 때 그냥 심심할 때
후다닥 대충 꾸려 찾아가기 좋은곳이었다.
어느 쌀쌀하다못해 조금 추웠던 겨울의 초입에 우린 점심을 싸서 이곳으로 피크닉을 갔었는데 백인
여자가 바구니에 아주 갓난 아기를 데리고 소풍 나와 있었다. 아무리 보아도 너무 작은 아기이길래
아기가 참 조그맣구나 하고 말을 걸어보니 평화롭게 미소를 지으며 그아기엄마는 낳은지 몇일 안되었어
하는게 아닌가. 너 괜찮니? 오늘은 추운데 이렇게 아기랑 밖에 나와도 괜찮니? 하고 난 진심으로
걱정이 되어 물어보았다. 그녀는 그럼 아주 좋아 하며 또 평화롭게 웃어주었다.
우리나라 산모라면 상상도 못할 일인데... 난 큰아이를 7월에 낳았는데 산모 병동에서 만난 어느
산모는 바람든다면서 그 삼복 중에 트렌치코트에 버선을 껴신고 머리엔 스카프까지 두르고 있었다.
이렇게까지 하는 것도 참 유난떤다고 하겠지만 그 추운 날씨에 아기 낳은지 일주일도 안된 산모가
아기와 함께 추운 공원 피크닉이라니... 한참을 혼자서 있더니 한눈에도 아주 무거워 보이는 커다란
피크닉 가방과 아기 바구니를 번쩍 들고 주차장으로 씩씩하게 걸어가는 그녀가 보였다.
정말 서양인들이랑은 종자가 다르긴 한가봐...정말 통뼈인가봐....난 남편한테 나도 모르게 이렇게
중얼거렸다.
우리가 자주 갔던 베어스 마운틴에 곱게 단풍이 든 모습
바베큐도 하고 가족들과 피크닉하기엔 최적의 장소
세븐레이크가 살짝 얼어있다. 추운 겨울에 찾아가면 눈이 온 모습도 아름답다
뉴욕주 북쪽으로 한시간여 달려 올라가면 모홍크 국립공원 ( Mohonk National Park )이 있다.
남편이 모홍크 마운틴 하우스 ( 모홍크 호수가의 호텔 )에서 학회가 있었다. 아름답기로 소문난 곳이라
가족이 모두 따라가기로 했다. 모홍크 호수는 인디언 말로 하늘 속의 호수라는 뜻으로 약 1200 ft 높이의
산상호수로 동부의 스위스라고 불릴 만큼 아름다운 호수로 호숫가에 빅토리아 풍의 산장 형태의 아름다운
호텔이 유명한 곳이다. 등산코스도 잘 되어있고 아기자기하고 로맨틱하게 꾸며져있는 호텔은 아주
인기가 높다고 한다.
호수 뒤로 보이는 건물이 모홍크 하우스이다. 아쉽게도 사진이 잘 나온게 없다 ,,,
등산로 입구의 벤치도 아기자기한 모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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