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 18. 04:00ㆍ북미
11월 1일 일
서머타임이 해제 되었다. 페이지는 아리조나 주에 속하므로 서머타임을 실시하지 않아 해당이 안되지만 우린 어차피 최종 목적지가 네바다 주 라스베가스이므로 서머타임 해제를 염두에 두어야 했다. 게다가 네바다와 유타, 아리조나주와는 시차도 한시간이 난다. 이번 여행에선 세개의 주를 넘나들고 시차와 서머타임 등 국가간 이동이 없는데도 시간이 헛갈리는 경험을 하게되어 그것도 재미있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출발을 해서 지도를 보고 경치가 아름다운 도로를 찾아 어느 길로 갈지를 생각하다가 그랜드 캐년 노스림 ( Grand Canyon North Rim ) 을 잠깐 들러 가기로 즉석에서 결정했다. 이런게 자유여행의 묘미가 아닌가 ㅎㅎ
역시 길 주위가 다 아름답다. 그러나 남편은 이제 바위, 캐년이라면 지긋지긋하다 라며 농담을 한다. 사실 그동안 너무 아름다운 자연 속에 몇일 동안 계속 있었더니 웬만한 경치에는 감탄도 나오지않을 만큼 무감각해진 우리가 재미있다.
그랜드 캐년 노스림에 도착해서 비지터 센터에 가보니 문이 닫혀있다. 도로가 닫힌건 아니지만 이제 곧 겨울이 다가오니 도로도 통제할 모양인가 보다. 남편은 국립공원 연간 패스를 또 한번 써야하는데 못했다고 아쉬워 한다 ㅋㅋ
브라이트 엔젤 포인트 트레일을 ( Bright Angel Point Trail ) 을 가볍게 트래킹하다 중간에 되돌아왔다. 어차피 시간과 체력이 모두 허락하지 않을테니 완주는 생각지도 않았다. 그래도 잠깐 다녀온 트레일 중 오금이 저리는 장관을 잠시 즐길 수 있었다.
페이지에서 그랜드 캐년 노스림 쪽으로 가는 길은 정말 차 한대 보기가 힘들고 오지의 느낌이 물씬 났다
Kanab 을 지나 그랜드 캐년 노스림으로 가는 길에 있던 Kaibab 비지터센터
예정에 없던 그랜드 캐년을 잠시 들러서 원래 예상보다 시간이 지체되었지만 즐겁게 시닉 드라이브를 또 찾아서 이동했다.
Kanab 을 지나 자이언 캐년 ( Zion Canyon )을 관통하는 도로를 지났으므로 국립 공원 연간 패스를 결국 또 사용할 수 있었다 ㅎ
잘생긴 바위들, 나무들... 자이언 캐년의 위용에 또 한번 감탄하며 구경하지 못하고 그저 지나쳐야만 하는 아쉬움을 가득 안고 달렸다. 아주 잠깐씩 서서 사진만 두어장 찍었지만 이미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으니 서두르자는 남편의 재촉에 저항할 수 없었다. 게다가 라스베가스에 입성하면 양식 싫어하는 남편을 위해 한식당에 가서 저녁을 먹기로 해서 점심도 가볍게 대충 때운 터라 배도 슬슬 고팠다.
그런데 라스베가스로 이어지는 15번 하이웨이를 한참 달리다가 갑자기 길이 막혀버렸다. 아예 주차장처럼 차들이 서서 꼼짝을 안했다.
큰 사고라도 난건지... 영문을 모르고 30분을 그대로 서있었다. 좀 있으니 차들중 일부는 하이웨이를 벗어나 길도 아닌 사막 속으로 가버리기도 했다. 그들은 인근의 마을로 간다면 허허벌판을 달려 어떻게든 로칼 도로를 찾아낼 모양이지만, 우린 길도 모르고 주위에 다른 길도 마을도 전혀 보이지않는 그저 사막 한복판 라스베가스로 가는 유일한 도로 한가운데서 어쩔도리 없이 시동을 끄고 답답한 시간을 보내야 했다. 한참을 서있다 거북이 걸음으로 차가 조금씩 움직였다. 이렇게 답답하게 30분쯤 느리게 움직이다가 서서히 길이 뚫려 아주 깜깜해져서야 라스베가스에 들어가게 되었다. 아리조나와의 시차 때문에 한시간 벌었지만 길에서 허비한 시간이 한시간 이상이라 ㅠㅠ
우선 저녁 식사부터 하러간 한식당 대장금은 음식값도 비싼 편이고 밑반찬으로 나온 감자 샐러드에선 쉰내가 나고 음식맛도 그리 좋지않고...
고생해서 간 보람이 없이 실망이었다.
예약해둔 호텔 Paris 는 체크인을 하려고 서있는 사람들의 줄이 마치 공항 비행기 체크인을 연상케할 정도로 줄이 길어 놀랐다.
남편은 지쳐 쓰러지고 난 그래도 아쉬워서 호텔 근처만 잠깐 구경하러 나가봤는데 역시 환락의 도시답게 화려하고 다소 퇴폐적이고 복잡한 낯선 풍경에 주눅이 들었다. 그동안 너무 한적하고 조용하고 황량한 곳만 다니다 와서 적응이 되지않는다 ㅎㅎ
11월 2일 월
저녁 비행기라 시간을 좀 보내야 해서 일단 체크아웃을 해놓고 호텔 내부의 아케이드로 가서 아침 식사를 했다. 완탕 누들수프와 딤섬을 먹었는데 만족스러웠다. 파리 호텔의 내부는 파리를 테마로 꾸며 놓아 하늘의 느낌을 내게 하는 높은 천정에 파리의 거리 모습을 재현해 놓아 재미가 있었다. 실내에 있는데 파리 거리를 걷는 듯한 느낌이 나는게 신기했고 그만큼 넓이가 어마어마하게 넓은거라 규모에 놀랐다.
구경을 좀 하다 디저트로 딸기 크레페와 커피도 마시고 시간을 보내다 라스베가스 아울렛 구경을 갔다.
별로 쇼핑할 마음도 없고 2주를 훌쩍 넘긴 여행에 지치기도 해서 딸아이 줄 선물이나 좀 고르고 앉아서 쉬었다.
다른 한식당에서 순두부와 된장찌개로 이른 저녁 식사를 하고 렌트카를 반납하니 비로소 이번 우리 여행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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