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권

2006 늦가을 캄보디아, 베트남

게으른 웬디 2011. 12. 27. 11:21

 

 

 

친한 친구 혜숙이와 연희랑 캄보디아 여행을 갔다. 모임에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갑자기 의기투합이 되어 그동안 가보고 싶었던 앙코르와트를 보러가기로 결정을 했다.

 

공무원인 혜숙인 부랴부랴 휴가를 내고 나역시 남편한테 허락 (?)을 받고 준비를 했다.

 

이왕이면 베트남에도 잠깐 다녀오는게 낫겠다 싶어 함께 묶어놓은 여행상품을 골랐다.

 

비행기는 베트남 호치민에서 한번 갈아타고 캄보디아의 시엠립 ( Siem Reap ) 공항에 

 

도착했다.

 

정식으로 비자를 받고 입국하는데도 트집을 잡고 노골적으로 급행료를 바라는 입국

 

심사팀의 부패한 모습에 경악했다.

 

11월 중순이 넘었는데도 열기가 확 느껴지는 시엠립이었다.

 

날씨가 얼마나 더운지 가이드는 아침 일찍 관광을 시작하고 한낮엔 호텔에서 쉬고

 

오후에 더위가 한풀 꺾이면 다시 관광을 할거라고 말했다.

 

캄보디아에 와서 자리잡은지 몇년 되었다는 가이드는 여자분이었는데 설명도 열심히

 

하고 얘기를 들어보면 캄보디아를 정말 사랑하는 마음이 엿보였다.

 

캄보디아는 캄보디아어를 사용하는 크메르족이 전 국민의  90%를 차지하며 그외 베트

 

남과 중국인, 고산족들이 있다. 소승불교를 95%이상이 믿고 있고 군림은 하나 통치는

 

하지않는 국왕이 존재하는 입헌군주국이다. 여전히 정국이 불안정해서 부정부패가

 

심하고 치안도 썩 안심할 수는 없다고 했다. 아직도 전국에 800만개 이상의 지뢰가

 

매설되어 있어 인적드문곳은 주의해야 한다고 한다.

 

너무도 가난하고 무지해서 아시아에서 에이즈 바이러스 전염율이 가장 높다고 했고

 

수인성 전염병이 빈발하니 물은 꼭 생수를 사먹어야했다.

 

우리가 방문한 시기에 처음으로 신호등을 만들었다고 했다. 곧 있을 행사에 외국의

 

손님들이 많이 방문해서 부랴부랴 만들었다고 하니...

 

수도인 프놈펜까지 가는 길도 단 하나라고 했다. 관광객들이 많이 오는 시엠립이

 

이정도이니 다른 곳의 사정은 뻔했다.

 

세계 7대 불가사의 중에 하나인 앙코르와트 ( Angkor Wat )는 번성했던 크메르제국의

 

앙코르 왕조가 12세기에 세운 세계에서 가장 크고 아름다운 종교 건축물이다.

 

사원의 도읍이라는 뜻을 지닌 이 사원은 크메르 제국의 황제가 힌두교의 중요신인

 

비슈뉴 신에게 바쳐진 것으로 사원이 서쪽을 향하고 있는데 이는 서쪽에 사후 세계가

 

있다는 힌두교의 교리와 일치하며  왕의 사후세계를 위한 사원이라고 알려져 있다.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으며 밀림 속에 숨겨져있다가 세상에 알려졌다.

 

그외 앙코르 톰 유적군과 자야바르만 7세가 어머니를 위해 지었다는 따프롬, 반띠아이

 

쓰레이 등을 구경했다.

 

 

 

                                     

 

                          

                                                     앙코르와트의 중앙성소

 

 

                                                 따프롬사원

 

 

                                  바이욘

                                          아름다운 부조

                      부조가 정교하고 아름다운  반띠아이 쓰레이

 

 

 

 

특히 마음을 사로잡은 곳은 따프롬 사원이었다. 유명한 곳이니 만큼 관광객이 아주

 

많은 것이 좀 서운했지만 폐허가 되어 방치된 사원을 거대한 나무가 감싸고 꿰뚫고...

 

나무들 때문에 더 파괴되고, 나무들 때문에 완전히 무너지지않고 지탱이 되는 묘한

 

이중적 현상을 볼 수 있었다. 인간의 권력으로 세운 규모가 크고 웅장한 사원이 자연의

 

힘에는 굴복하고마는 허무함과 세월의 무상함이 함께 느껴지는... 표현하기 힘든 기분

 

이 들며 쓸쓸했다. 아주 오래 머물며 감상에 젖어보고 싶었지만 일정에 따라야하니

 

아쉬움을 안고 이동을 해야했다. 이럴때 패키지 여행이 싫어진다.

 

 

 

 

 

 

 

 

                                  코끼리테라스

 

 

 

사원들을 구경하고 나오니 코코넛을 하나씩 껍질을 벗겨 빨대를 꽂아 마시게 해주었다.

 

차갑지도 않고 맛도 별로였으나 그냥 받아 마셨다. 조잡한 기념품도 팔고 물도 파는

 

길거리 휴게소인 셈이다. 어린 아이들이 쫒아와 원달러를 외쳐댔다. 불쌍해서 1달러씩

 

주려하자 가이드가 제지했다. 구걸을 하는 애들한테 계속 주다보면 그애들은 평생

 

구걸만 하게 된다며 차라리 물건을 사주든가 돕고 싶다면 한국으로 돌아가 후원금을

 

보내주라고 했다. 

 

공부를 해서 이 가난을 헤쳐나갈 수 있게 학교 짓는데나 이런데다 후원을 해달라며 

 

힘을 주어 말하는 가이드가 마음에 들었다. 

 

프놈바켕 사원에서는 일몰의 아름다움을 보았고 북한이 경영한다는 식당에서 평양

 

냉면을 먹고  작은 공연도 보았다.

 

밤에는 우리끼리 툭툭이 ( 오토바이를 개조해서 만든 교통수단 )를 타고 레드피아노

 

라는 카페엘 가서 맥주를 한잔씩 했다. 영화 툼레이더의 촬영지였던 이곳에서 그 촬영

 

팀이 자주 들렀다고해서 유명해진 곳인데 역시 유명세만큼 사람이 많았다.

 

안젤리나 졸리는 어디쯤 앉았을까 상상하며 맥주를 마시니 기분이 좀 업되기도 하고.

 

카페 벽에 작은 도마뱀이 보여 역시 더운 나라에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툼레이더팀이 자주 들렀다고 유명해진 카페

 

                                크메르의 미소 ( 앙코르의 미소 ) 앞에서

 

 

 

 

                                                     킬링필드

 

                                    톤레삽 호수의 수상가옥

 

 

킬링필드에 잠시 들러 유골들을 봤다. 캄보디아 인구의 1/3인 200만명을 학살했다는

 

크메르루즈의 어이없는 잔인함에 치가 떨렸다. 어떤 이유, 어떤 이념으로도 동족을

 

그렇게 죽일 권리도 이유도 명분도 없다.

 

캄보디아의 젖줄이자  동양 최대크기의 톤레삽 ( Tonle Sap ) 호수에 갔다. 누런 황톳

 

물로 채워진 거대한 이 호수엔 담수어가 많이 잡혀 가난한 이들에게 중요한 식량이

 

되어주고 있다. 하지만 육지와 가까워 수상가옥들이 세워진 곳은 오염이 너무 심해

 

보여 걱정이 되었다.

 

캄보디아를 출국하는데 부패한 공무원들은 또 여권을 쥐고 놓아주질 않았다. 출국

 

하는데도 블랙머니를 요구하는건 처음봤다.

 

이제 베트남 하노이로 향했다.

 

하노이는 시엠립보다 상당히 북쪽이어서 덥지않고 오히려 살짝 살쌀했다.

 

그래봤자 가을 날씨였는데 베트남 사람들은 춥다고 파카에 목도리도 두르고 모피를

 

입은 사람도 보였다. 그들한텐 이게 아주 추운 날씨일테니...

 

호치민 묘소를 방문해 베트남 건국의 아버지이자 민족의 영웅 호치민의 시신이 담겨

 

있는 유리관을 보았다.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있었는데 자국인들은 꼭 한번 이곳을

 

방문해서 참배하는게 소원이라고 했다.

 

역사 박물관과 응옥썬 사당을 구경하고 시내에서 씨클로 ( Cyclo )를 타보았다.

 

좁은 골목길을 돌며 시장구경도 하고 거리의 모습을 찬찬히 살펴봤으나 하노이도

 

매연이 심했다.

 

 

                                      호치민 묘소

                                                          역사박물관

                자전거와 오토바이가 유난히 많은 하노이 시내

 

 

 

                                             하노이 구시가지의 거리모습

 

 

좋아하는 베트남 쌀국수를 원조의 나라에서 제대로 맛보고 하롱베이로 이동했다.

 

하노이보다는 덜 복잡하고 시골 냄새가 나서 그런지 호텔의 급수가 확 떨어졌다.

 

대한항공 광고에도 등장하는 하롱 베이 ( Ha Long Bay )는 바다위에 떠있는 3천여개

 

의 섬과 바다가 조화가 되어 만들어내는 아름다움으로 유명하며 유네스코 문화유산

 

으로 지정되어 있다. 하롱 ( 下龍 )이라는 뜻은 한자어 그대로 용이 바다로 내려왔다는

 

뜻으로 전설에 의하면 외세의 침략에 용이 맞서 싸우다가 뱉은 보석들이 섬이 되었

 

다고 한다.

 

하롱 베이 국립공원으로 가서 유람선을 탑승하기로 했다.

 

거대한 하롱베이 동굴을 구경하고 배를 타고 섬 사이를 다니며 경치를 구경하는게

 

관광코스였다.

 

아름다운 섬들의 모습을 구경하다가 배위에서 판매하는 해산물을 사서 선장에게 주면

 

회도 떠주고 요리도 해주었다. 우리도 한국에서는 비싸서 먹기 힘든 다금바리회와

 

다양한 해산물을 맛보았다. 아름다운 경치와 맛있는 음식...낙원이었다.

 

사실 유람선을 타고 경치 구경하는걸 썩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감동이 마구 밀려오진

 

않았다. 다시 하노이로 귀환하여 서울로 돌아왔다.

 

 

 

                    이런 해산물을 고르면 회도 떠주고 쪄주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