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2019 1월 멕시코 11 바깔라르 II

게으른 웬디 2019. 3. 3. 00:00

 

 

호텔에서 식사를 하고 어느 정도 앉아있다 다시 택시를 타고 숙소로 돌아오니 숙소 주인이 반색을 하며 맥주를 내주고 얘기를 시킨다. 숙소 주인은 투숙객들과 얘기 나누는걸 엄청 좋아하는 타입인듯 끝도 없이 수다를 떨었다. 직원들은 영어를 전혀 못해서 대화가 안되는데 주인은 영어를 좀 했다. 자기가 사는 집은 숙소에서 차로 2~30분 쯤 떨어진 체투말이라는 벨리즈와의 국경도시라면서 무엇이든 자기한테 얘기하면 다 해결해주겠다고 얘기를 했다.

함께 앉아 잠시 얘기를 나눈 호주 부부는 멕시코에서 3년 일하면서 살고 남미와 멕시코 전국을 여행중이라고 했다. 여행이 끝나면 잠깐 호주로 가서 가족을 만난후 아시아 쪽이나 다른 나라에 가서 일해보고 또 여행하다 옮기고....유쾌하고 여유롭고...  살아가는 방식도 스타일도 여러가지이다. 용감하고 여유로운 그들이 살짝 부럽기도 했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고수의 경지가 아닐까.

기호는 운동삼아 자전거를 타고 마을로 가서 ATM 에서 현금 인출도 해오고 카약도 타고 수영도 잠시 하고 신나게 놀았다. 난 빨래를 좀 해서 옥상에 널어놓고 한가로운 시간을 보냈다.

저녁엔 주인한테 부탁해서 식사를 배달시켰다. 식당이 멀어 택시를 불러타고 나가거나 밤길을 걸어나가야 하니 가격이 400페소로 좀 비싸도 배달음식을 시키는게 최선이었다.  통째로 튀긴 생선과 샐러드, 밥, 또띠야와 소스가  같이 왔는데 다행히 맛이 있었다.

 

 

기호가 자전거를 타고 마을에 가서 찍어온 바깔라르 표지판 

오늘은 우리에게도 해먹이 차례가 왔다

뭐든지 처음은 서툴다. 전날 저녁엔 해먹에 오르다 넘어질뻔...

 

수영을 하고 카약을 타고,  해질 무렵이 되어가며 추워하는 기호

맛있었던 배달음식

저녁의 호수

바깔라르를 떠나야하는 날이라 아쉬워 새벽에 호수가로 나가니 해가 뜨기 시작한다

 

새벽의 호수

 

 

다음날은 숙소 주인한테 미리 부탁해둔 보트 투어를 했다. 프라이빗 투어라 기호와 나 둘만 타는 것인데 원래 배타는걸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워낙 예쁜 바깔라르 호수를 실컷 봐서 좋았다. 물빛이 어찌나 아름다운지....

보트를 운전해준 아저씨는 우리가 한국인이라고 한국 음악을 틀어주셨다.  한국 드라마 OST 를 모아놓은 음악들었는데 내가 애정하는 임재범의 사랑이 흘러나와 깜짝 놀랐다. 이런 지구 반대편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임재범의 음악이라니... 물이 얕은 곳에선 보트를 세워놓고 수영을 하라고 했지만 난 물에 들어가는게 싫어 배에 앉아 있었고 기호만 물에 들어가 좀 놀았다.

 

 

 

거대한 호수는 마치 바다같은데 물빛은 어찌나 순하고 예쁜지...

 

여기저기 카메라 들이대느라 분주하지만 바다나 호수 등의 사진은 눈으로 보는 만큼의 표현이 절대 어렵다

 

한가롭게 예쁜 호수를 감상하며 신선놀음을...

수심이 얕은곳에 도달해서 닻을 내리고

허벅지 수준의 깊이에 풍덩

 

 

 

 

 

 

 

 

호수를 한바퀴 돌며 세노떼가 있는곳도 가르쳐 주었는데 세노떼 네그로는 수심이 80 ~ 100 미터가 넘는곳이 있을 정도로 깊어 과연 그곳의 물색은 검고 짙었다. 그밖에 세노떼 에스메랄다와 꼬깔리또스도 보았다. 번역기와 손짓발짓, 짧은 영어를 동원해 잠시 아저씨와 얘기를 나눴는데 아저씨 딸도 수의대 학생이라 해서 은근히 반가웠다 ㅎㅎ

바깔라르 호수는 물색깔이 일곱가지나 된단다. 시간별로, 물깊이에 따라 색이 달라진다는데 일곱개를 다 구분해서 보진 못했지만 정말 다양하고 아름다운 색채를 보여준 아름다운 바깔라르에 오길 정말 잘했다.

 

 

 

물 색깔이 확연하게 다른게 사진에서도 보인다. 호수와 연결된 세노떼란다.

세노떼 근처엔 수생식물들이 예쁘다

확연히 물빛이 진한 세노떼 네그로

아저씨는 기호한테 운전대 (?)도 잡게 해주셨다.

사람좋게 생긴 아저씨와 함께

 

 

 

 

배를 타고 다니며 물색깔이 곳곳마다 다름을 눈으로 확인

 

 

투어를 마치고  짐을 챙겨  ADO 버스 정류장으로 가서 허름한 식당에서 점심을 때웠다. 혹시 예약해둔 것보다 좀 더 이른 버스를 탈 수 있나 문의해보니 완전 매진이라 불가능하단다. 한참을 기다려 4시간 정도 버스를 타고 플라야델 카르멘으로 돌아오니 저녁 7시가 넘었다. 미리 예약하고 짐도 맡겨둔 The Yak 에 가니 리셉션에서 방이 없다는거다. 이게 무슨 소리야 !!

열심히 뒤져보더니 1월 18일이 아니라 2월 18일에 예약이 되있다고 하는게 아닌가. 도대체 그날 예약을 받은 똥멍청이 직원은 어디 있는거야.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매니저가 와서 자신들의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를 했다. 짐 맡긴 비용을 환불해주고 다른 숙소를 알아봐서 예약해주고 그 숙소까지 택시를 태워주겠다며 음료를 내주고 거듭 사과를 했다.

화를 내봤자 없는 방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순순히 매니저가 예약해준 호스텔로 갔다.

Namastay Hostel 은 새로 지은 숙소라 깨끗하긴 했지만 방이 작고 모든 공간이 협소했다. 2층 침대가 2개가 있어 평소엔 4인용 도미토리로 쓰일텐데 우리 둘이 써도  좁을만큼 모든게 작고 미니미니다. 특히 화장실은 뚱뚱한 사람은 볼일 보기도 힘들만큼 엄청 좁았다.  그래도 시내에 있는 바의  free beer  쿠폰도 주고 위치는 괜찮은 편이었다.

저녁식사가 늦어져 근처 식당에서 또르타와 타코를 사다 먹었다. 현지인들이 인정하는 맛집인 듯 바글바글 손님이 들끓었다.  숙소앞 카페에 앉아있던 태권도복을 입은 아이를 보고 기호가 블랙 벨트라고 얘기하며 반가워하자 아이 아빠가 기호한테 태권도 시범을 보여달라 해서 갑자기 발차기 시범을 보여줬다 ㅋㅋ

 

 

바깔라르 버스 정류장 근처. 터미널은 당연히 없고 작은 사무실에 대기 의자 몇개가 다이다.

달려드는 파리 쫒느라 정신없었던 버스 정류장 앞 식당의 점심식사

나마스떼 호스텔의 4인 도미토리룸, 물론 우리 둘이 썼다.

 

식당 안도 꽉차고 바깥에도 줄을 길게 서있을 만큼 맛집,  또르타와 타코 두가지 다 맛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