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월 멕시코 10 바깔라르 I
가방을 정리해서 한개로 줄여 가방 하나는 숙소에 맡기고 ( 하루에 60페소였나? ) ADO 버스를 타고 바깔라르로 갔다.
바깔라르 ( Bacalar ) 는 플라야에서 남쪽으로 버스를 타고 4시간 정도 내려가면 있는 작은 마을로 현지 멕시코인들에게도 아직 잘 알려지지않은 아름다운 호수를 끼고 있는 한적한 마을이다. 체투말이라는 벨리즈와의 국경도시에서 수십킬로밖에 안되는 아주 작고 조용한 마을인데 요즘 막 알려지기 시작해서 곧 개발이 많이 되면 이곳도 시끌벅적해지고 달라지겠지.
버스 터미널도 제대로 안보이는 곳에 버스를 내려주어 택시를 타고 예약해둔 숙소로 갔다. 한적한 마을에서도 더 한적한 외딴 곳 호숫가에 자리잡은 숙소에선 영어를 한마디도 못하는 직원이 우릴 맞았다. 전혀 말이 안통해 그는 전화를 걸어 주인을 바꿔줬고 통화를 하고나서 겨우 체크인이 되었다.
거대한 민물호수인 바깔라르 호수의 그림 같은 모습에 반해서 다른 지역 숙소보다 훨씬 비싸지만 큰맘 먹고 이곳으로 정했는데 풍경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여기보다 교통도 편하고 마을이 가까운 곳에 위치한 호숫가 숙소는 너무 비싸 엄두를 못내겠고. 호수 앞에 나무로 된 데크가 있고 그늘과 해먹이 있어 호수를 보며 쉴 수도 있고 , 선베드도 있고 , 카약과 자전거도 원하면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비치가 되어있다.
숙소 건물 2층 옥상에서 바라보는 풍경
늦은 점심을 먹으려고 손짓발짓으로 식당을 물어보니 방향을 가르쳐주어 나섰는데 길이 울퉁불퉁 비포장으로 한참을 땡볕에 걸어나가 인도가 따로 없는 차도로 다시 걸어가니 겨우 식당이 하나 나왔다. 10분이 넘게 불편한 길을 걸어야 겨우 식당이라니 ㅠㅠ 다행히도 음식은 아주 맛있었다. 세비체와 까마론 ( 새우요리 ) 을 시켰는데 내입맛엔 아주 잘맞았지만 신걸 싫어하는 기호한텐 세비체의 식초맛이좀 강하다고 했다.
저녁에 이렇게 또 걸어나와 식사를 하긴 힘들고 위험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 깜깜한데 차도에 바짝 붙어 걸으면 얼마나 위험하겠는가 ) 식당과 반대 방향인 마을쪽으로 물과 간단한 음식을 사러 다시 15분쯤 걸어갔다. 렌트카가 있어야지 우리같은 뚜벅이 여행자는 힘든 곳이다.
구멍가게도 있고 비록 문을 닫았지만 작은 시장도 있었다. 물과 빵, 컵라면 등 비상 식량을 사서 택시를 타고 숙소로 귀환했다. 기호는 카약을 타고 잠시 놀고 난 호수를 감상했다.
내 입맛엔 잘맞는 세비체
물 위의 해먹은 누우니 호수물에 잠긴다
수영도 하다 카약도 하다 기호는 즐겁게 논다
시간에 따라 호수의 물빛은 색이 달라진다
불편함은 좀 참으면 되지...호수 물빛이 정말 예뻐서 모든 것이 용서가 된다. 근데 호수 앞 데크에 있는 해먹은 젊은 연인이 차지하고 해가 질 때까지 나올 생각이 없네 ㅠㅠ 저기 누워 있으면 신선놀음이 따로 없겠구만... 컴컴해지기 시작해서야 해먹 차례가 왔다. 밤길을 걸어 식당에 가긴 싫어 컵라면과 빵이랑 맥주 등으로 저녁을 대충 때웠다.
밤에 기호는 곯아떨어지고 난 호숫가로 나가 별을 감상했다. 모기가 무서워 오래 있지도 못했는데 여러방 물려버렸다. 피가 아니라 지방을 빨아먹는 모기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부질없는 생각을 해본다 ㅋ
아침 8시경 호수
아침 10시경 호수
다음날은 택시를 불러타고 미리 검색해둔 세노떼 꼬깔리토스로 갔다. 물빛도 아름답고 스트로마톨라이트라는 특이한 선캄브리아대의 남세균류 퇴적 화석을 볼 수있는 곳이라 해서 갔는데 도착해보니 너무 한산했고 입구에서 우리에게 뭐라고 설명하는 부부가 있는데 알아듣지는 못하겠고 뭐지 그러고 있는데 그 부부와 반갑게 인사를 나눈 지나가는 아저씨가 영어 통역을 해주었다.
알고보니 이곳에 있는 유일한 식당이 리뉴얼 공사중이라 사람이 없는 것이었다. 물에서 굳이 놀 수는 있지만 먹을 것이 아무것도 없고 편의시설도 이용할 수 없으니 난감했다. 근처의 아술 세노떼로 가야하나 잠시 고민하다 근처 호텔로 가서 놀기로 했다. 택시를 타고 싶은데 불러줄 수 있겠냐고 물어보니 그 아저씨가 태워주겠다는 것이 아닌가.
꼬깔리토스 바로 앞이 집이라는 아저씨는 잠깐 집에 들러 물건을 하나 가지고 호텔까지 태워다 주겠다고 했다. 영어를 유창하게 하지는 못하시지만 이곳이 너무 아름다워서 은퇴를 하고 이곳에 집을 직접 짓고 있다면서 유쾌하고 친절하게 이것저것 얘기를 했다.
세노떼 꼬깔리토스
감사의 인사를 여러번 드리고 호텔 Los Aluxes 에 들어가 호수가 좋은 자리에 자리를 잡고 점심 식사를 주문했다. 입장료를 내고 시설을 이용하거나 아니면 식사나 음료를 시키면 된다해서 우린 점심 식사를 했다.
나무 데크로 호숫가에 길을 만들고 호수위에 그네를 만들어 예쁜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해놓아 인기 만점이었다. 빨리 마음을 결정해서 갔으니 사진 몇컷이라도 찍었지 조금만 늦었으면 그나마 사진도 못찍었을뻔 했다.
서양애들도 특히 젊은 애들이 매너가 없긴 매한가지인듯 한번 그네를 잡으면 온갖 폼을 다잡고 수십, 수백장의 사진을 찍으며 독점을 하고 양보할 생각이 조금도 없다. 걔들은 몸매가 되니 가슴이나 엉덩이가 다 드러나는 아슬아슬한 비키니를 입고 별별 포즈를 다잡고 아주 화보를 찍고있다 ㅠ 좀있다 한국인 여자 둘이 왔는데 그애들을 기다리며 사진을 찍지못해 애가 닳아 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곳곳에 그네를 달아놓아 사진을 찍게 해놓았다
프사로 써보자고 기호도 나도 그네에서 사진을 찍었다 ㅎㅎ
호텔 앞 호수 먼쪽을 보면 물색이 또 달라진다
스파게티와 타코를 주문했는데 음식맛은 쏘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