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월 멕시코 6 와하까 III , 칸쿤으로
숙소가 시장 바로 앞이라 샤워도 하지않고 나가 해장국인 메누도를 한번 더 먹으러 갔다. 이날따라 주문을 받으며 아주머니가 자꾸 이것저것 말을 시키고 고르라고 해서 곤혹스러웠다. 말이 안통하니 답답해 하고 있는데 식사를 하던 백인 남자가 통역을 해주었다. 아카풀코에서 왔다는 그는 영어와 스페인어를 다 유창하게 잘해서 양쪽의 말을 중간에서 통역이 가능했다. 우리가 스페인어를 못해도 누군가 나서 항상 도와줘서 큰 문제없이 여행을 할 수 있다. 친절한 멕시칸들 ...
또띠야보다 빵이 먹고 싶어 빵가게에서 미리 빵을 사서 들고가 메누도와 먹으니 더 맛이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시장에서 쌀, 바닐라, 계피와 꿀 등이 주재료라고 하는 멕시코 전통 음료인 오르차타를 사서 마셨는데 우리 둘 다 매우 마음에 들었다.
슬슬 시내 구경을 하러 가자고 나섰다. 아이스크림과 샤베트의 중간쯤 되는 니에베 ( Nieve ) 를 사먹었다. 니에베 전문점에 들어가보니 종류가 엄청 다양하고 가짓수가 많아 놀랐다. 니에베는 스페인어로 눈이라는 뜻이다. 아이스크림으로 엘라도 ( helado ) 라는 단어가 있지만 니에베 (눈 ) 라고 따로 부르며 전문점까지 있는게 흥미롭다. 호두와 리몬맛, 칠리맛을 골라서 먹었는데 진짜 아이스크림에서 매콤하고 자극적인 고추맛이 나는게 참 재미있고 매력이 있었다 ㅎㅎ
길거리에서 파는 감자 튀김도 사먹었는데 바삭바삭 아주 맛이 있었다.
일명 고기시장인 11월 시장
큰 통 중 왼쪽이 오르차타
고추맛이 나서 특이했던 니에베
산토 도밍고 성당 옆의 박물관엔 나만 입장해서 구경했고 박물관을 아주 싫어하는 기호는 밖에서 쉬고 있었다.
거리에서 봤던 해골 문양이 들어간 티셔츠가 마음에 들어 찾아다녔는데 막상 사려고 마음 먹고 찾으니 마음에 쏙 드는걸 찾기가 쉽지않아 한참을 헤맸지만 결국 실패.
환전을 하러 은행에 가보니 거래 고객이 아니라며 거절 당하고 사설 환전소에서 환전을 했다. 안전상 카드 사용이 꺼려지기도 하지만 숙소에서도 모두 현금 결제를 요구하니 현금이 금세 바닥이 나서 환전을 하거나 현금 인출을 자주 해야한다.
숙소에서 잠시 쉬고 다시 11월 시장으로 가니 전날 갔던 가게 여자애가 알아보고 반갑게 인사를 했다. 고기를 골라 앉아 먹는데 앞자리의 여자가 아주 흥미롭게 우리를 바라본다. 이번엔 매운 고추는 사지않고 양파, 채소 믹스와 각종 소스, 리몬을 사서 배부르게 먹었다. 가격도 착하고 재미있고 맛도 있으니 일석삼조이다 ㅎㅎ
시내를 걸어가는 커플의 헤어스타일이 재밌다
한번 더 간 고기 시장
다음날은 드디어 칸쿤으로 이동이다. 멕시코에 온지 어느새 일주일이 넘었다.
이른 아침 택시를 타고 와하까 공항으로 이동. 와하까 공항은 예상대로 작았다. 특이하게도 공항 라운지가 검색대를 통과하기 전에 있었다. 음식도 아주 조금 있고 시원찮은 라운지였지만 직원은 친절하게 서빙을 했다. 더듬 더듬 짧은 영어로 수줍게 얘기하며 열심히 응대하는 그 직원이 고맙고 좋게 보였다.
와하까에서 칸쿤으로 가는 직항이 없어 국내선이지만 환승을 해야하므로 1시간 쯤 비행기를 타고 멕시코시티에 도착해서 다시 라운지에 들어가 쉬었다. 멕시코시티 공항 라운지는 크고 아주 좋았다. 의자에 다리 받침이 있어 다리를 피고 앉기도 편하고 좋지만 이번엔 직원들이 딱 붙어서 과잉친절이라 불편할 지경이었다.
우리가 타야할 게이트 옆에 앉을 자리가 없어 옆에 있다 조금 늦게 갔더니 우리 이름을 방송으로 부르고 있었다. 깜짝 놀라 정신없이 뛰어 비행기를 탔다. 이런일은 처음이다 ㅎㅎ
1시간 반 걸려 칸쿤에 도착. 공항에서 칸쿤 시내까지 ADO 버스를 타고 가서 터미널 근처에 예약해둔 숙소로 갔다.
칸쿤 숙소 호스텔 하이나는 가격대비 너무 열악했다. 문을 열어 처음 우리를 맞고 체크인을 해준 할아버지는 느리고 억센 억양의 영어를 했는데 자기 말만 하고 우리 말은 들을 생각이 별로 없다. 물론 그 가격에 좋은 시설을 기대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기본적인 것도 안되니 ㅠㅠ 방은 지저분하고 아주 낡았고 부킹 닷컴에서 본 사진은 이정도는 아니었는데 사진을 찍은이가 누굴까 존경심이 들 지경이었다. 물건을 정리하기 쉽지않게 너저분하면서 좁은데다 와이파이도 안되고 ...이런방을 이 가격에 내놓다니 분노가 치밀었다. 그래도 그 와중에 살아보겠다고 편의점 옥소에서 핫도그를 사와 입속에 우겨넣었다. 모기가 있어 얼른 모기약을 켜놓고 씻으려 하니 욕실 물이 안빠진다.
리셉션에 당장 얘기하니 자주 있는 일인지 드라이버 두개를 들고 와서 열어보더니 다시 와서 본격적으로 작업을 시작했다. 배수구를 뚫어주는데 독한 냄새가 나는 약품까지 붓고 하느라 화학약품 냄새가 나고 욕실 바닥은 엉망으로 더러워졌다. 2~30분을 낑낑 대더니 욕실 바닥을 대충 닦아주고 나간다. 너무 기분이 상해 오늘 저녁까지는 자겠지만 내일은 나가겠으니 내일 숙박비를 환불해달라 했다. 의외로 순순히 환불을 해주어 부킹닷컴을 뒤져 새 숙소를 예약했다. 신경이 날카로워져서 신경안정제를 한알 먹고 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