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8월 아이슬란드 8 Hvitsekur , 스나이스펠스 반도
다음날 누룽지로 아침 식사를 하고 핫도그와 삶은 계란으로 점심 도시락을 싸서 일찍 길을 나섰다.
북부에 있는 아이슬란드 제 2의 도시 아큐레이리 ( Akureyri ) 를 잠시 들러 약국에서 핸드크림만 하나 사고 갈길이 멀어 아쉬운 발길을 재촉했다. 바다를 끼고 있는 도시의 모습은 아주 평화롭고 아름다워 보였지만 오늘 예약해놓은 숙소까지는 먼길을 달려야 하므로.
먼저 북유럽의 특징적인 주택의 모습을 볼 수 있는 Glaumbaer 로 향한다. 지붕에 잔디가 자라고 있어 겨울철 추위와 바람으로 인한 피해를 방지한다고 하는데 특이하고 귀엽기도 한 모습이다. 많은 이들이 구경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었다.
다음으로는 사진 찍는이들에게 인기있는 스팟이라는 북서부의 Vatnsnes 반도에 있는 Hvitsekur 로 향했다.
1번 링로드를 달리다 중간에 비포장 도로를 갈아타고 가야 Hvitsekur 에 도달하는데 막상 도착해보니 길도 제대로 없는 낭떠러지 언덕을 내려가야 바닷가에 서있는 이 기암괴석에 이를 수 있었다. 발목을 다친 남편은 무리가 되는 위험한 곳이라 전망대에서 기다리라 하고 핸드폰만 들고 혼자 내려갔다. 미끄러운 흙과 바위로 된 낭떠러지를 정말 벌벌 떨며 기다시피 내려가다 엉덩이로 밀고 내려가다 하며 가다 어린 아들과 아들보다 더 무서워하고 있는 서양인 아빠를 만났다. 나보다 더 벌벌 기고 있는 그들을 보니 위안도 되고 약간 여유도 찾을 수 있었다.
내려가보니 위에서 본 것보다 훨씬 거대했다. 바닷가에 이런 커다란 바위가 덩그러니 있는게 참으로 신기했다. 해질녘이나 새벽에 왔다면 더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겠구나 싶었지만 막상 현실은 벌벌 기어내려가느라 큰 카메라도 가져가지 못하고 주머니에 달랑 핸드폰만 있을 뿐이다 ㅎㅎ
바닷가 기괴하고 거대한 바위 Hvitsekur 까지 내려가는 길은 멀고 험했다
까마득히 머네..ㅠ
정말 벌벌 떨며 오랫동안 기어내려 가고있던 부자, 나도 기어내려갔지만 이들은 나보다 더 심했음 ㅋ
이젠 남서쪽으로 링로드를 달려 Stadur 라는 아주 작은 마을에 있는 North Star 호텔에 체크인을 했다. 정말 황량한 길 위 허허벌판에 있는 그 호텔은 무인 리셉션이고 방 앞에 키 박스가 있어서 미리 이메일로 알려준 비밀번호를 누르면 키를 꺼내 들어갈 수 있는 시스템이다. 따로 식당도 슈퍼마켓도 없는 황량한 곳이라 길 건너편에 있는 주유소에서 간단한 음식과 필요한 물품을 살 수 있다는 안내도 메일로 보내주었다. 주유소에 가서 핫도그와 아이스크림을 사먹고 숙소로 돌아왔다.
우리는 슈퍼마켓에서 사두었던 대구포와 칩을 안주로 맥주를 마시고 하루를 접었다
허허벌판 호텔의 무인 리셉션
호텔 외엔 아무것도 보이지않는다
이제 아이슬란드 여행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서쪽의 스나이스펠스 반도로 향했다. 먼저 첫 목표지는 커크쥬펠 ( Kirkjufell ) 이다. 아이슬란드 여행 카페에서 누군가 올린 사진을 보고 산의 모습이 너무 신비로워 보여 들려보리라 마음먹은 곳이었다.
스나이스펠스 반도에 들어서 바다를 끼고 달리는데 또 창밖의 풍경이 예술이다. 시간이 더 허락된다면 더 천천히 풍경을 즐기며 다니고 사륜구동 차를 타고 못가본 내륙 여행도 해보고 할텐데...
바닷가의 작은 예쁜 마을인 Grundarfjodur 를 지나고 얼마 안되어 먼저 커크쥬펠 폭포가 나오고 그 맞은편에 마치 동화에 나오는 마녀의 고깔 모자 같은 모양의 커크쥬펠 산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곳 역시 월터는 상상이 현실이 된다라는 영화의 배경이 된곳이라고 한다.
사진에서 봤던 내가 반했던 커크쥬펠의 모습은 눈이 쌓이고 낮이 아닌 어스름한 빛일 때의 모습이라 더 신비로워 보였지만 여름 대낮의 모습일지라도 충분히 특이한 모습이긴 하다. 물론 사진에서 봤던 그 신비롭고 동화같은 모습하곤 거리가 많이 있지만...
스나이스펠스 반도에 들어서니 또 다른 아름다운 풍경이 맞아준다
바다를 끼고 달리는 길이 가도가도 아름답다
Grundarfjodur 마을
커크쥬펠 폭포가 보이는곳에 차를 세웠다
체력이 약한 우리 부부는 커크쥬펠 폭포는 멀리 바라보기만하고 패스하기로 한다 ㅎ
그토록 오랜 시간을 달려 찾아간 커크쥬펠
열심히 인증샷을
이제 다시 반도의 남쪽 Budhir 라는 작은 마을의 오래된 교회를 보러가기로 했다.
그 마을로 가는 길은 또 어찌나 아름다운지... 하늘과 구름과 길, 멀리 보이는 바다까지 ... 완벽한 조합이다.
작은 묘지와 함께 있는 바닷가의 오래된 교회가 눈물이 나게 아름다운 모습이다. 늙은 페인트공이 창문틀을 칠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