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8월 아이슬란드 6 데티포스, Krafla 화산지대
이제 데티포스 ( Dettifoss ) 를 가기위해 에질스타디르에서 북쪽을 향해 달린다. 또 산을 하나 넘고 있다. 지대가 점점 높아지는데 가는 길이 역시 너무나 아름답다. 여전히 비가 오다 잠깐 갰다 하며 날씨가 흐려서 비에 젖은 창밖의 풍경이 색감이 더 아름답고 마치 수채화 같다. 계속해서 북부로 이동하니 확실히 더 추워진다. 위험하고 비포장인 864번 도로의 풍경이 훨씬 더 멋지다지만 안전하게 그냥 862번 도로를 택해 데티포스로 접근했다.
아무도 없는 길을 한없이 달리는 기분이 묘했다
한참만에 빗길에서 만난 차가 무척 반갑기까지 ...
자동차에 표시된 외부 기온은 섭씨 5도. 남부보다 훨씬 춥다. 비가 계속 내려 햇빛마저 없으니 더 추웠다. 추워서 옷을 있는대로 껴입고 우비까지 입으니 움직임이 불편하고 럭비선수 마냥 거대해진 내 모습이 창피하기도 하고 ㅠㅠ
주차장에서 폭포까지는 제법 걸어야 했다. 데티포스는 또 웅장하게 우릴 맞아 주었다. 유럽에서 가장 크고 강력하다고 알려져있는 데티포스의 모습에 다시한번 자연의 위대함을 느끼게 된다. 바로 이곳에서 영화 프로메테우스의 첫장면을 찍었다고 한다.
데티포스까지 600 미터라는 표지판을 보자 싫어하는 남편 ㅋㅋ
추운데다 비바람 부는 미끄럽고 진흙탕이 뒤섞인 바위길을 한참 걷자니 힘이들긴 했다
데티포스는 과연 포스가 대단했다
차안에 있는 옷은 다 껴입었는데도 추웠다. 한겨울 패딩을 입어도 전혀 과하지않을듯
물방울이 거센 비처럼 튀어 옷이 젖고 몹시 추웠다.
발목을 한번 다친후 고질병이 되어 걷는걸 더 힘들어하는 남편은 데티포스의 아버지로 불리며 데티포스의 발원이 되는 셀포스를 보러가길 싫어했다. 셀포스까지 진흙과 돌이 많은 불편한 길을 상당히 많이 걸어야 하는데 비바람이 불어 너무 춥고 발목이 아파 힘이 들다는 이유였다. 그래도 여기까지 와서 포기하고 싶지않아 열심히 설득도 하고 우기기도 해서 결국 셀포스 근처까지 갔다. 바로 앞까지 가서 보려면 훨씬 더 걸어야 했지만 나도 이쯤에서 타협하고만다. 멀리 보이는 모습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셀포스에서 데티포스까지 이어지는 협곡의 모습도 너무나 멋지고 웅장했다.
도대체 폭포를 몇개를 보는거야 하며 불만스럽게 얘기했던 남편도 막상 폭포에 도달하면 그 각각의 모습이 다르고 특징이 있고 모두 다 멋있어서 즐거워했다.
셀포스까지 가는길도 근사하다
멀리 보이는 셀포스도 멋진 모습이다
뚱하던 남편도 결국 즐거워한다 ㅎㅎ
절벽위에 서있는 사람들이 아슬아슬하다
주차장에서 도시락으로 싸온 핫도그를 커피와 함께 점심으로 먹고 이젠 서쪽을 향해 출발. 어느새 아이슬란드의 둘레길을 반바퀴를 넘게 돌았다.
북부지역의 Krafla 화산지대에 도달해서 화장실도 들를겸 먼저 지열발전소를 잠깐 견학했다. 화산지형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지열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니 따로 생산 비용이 들지않는 정말 부럽고 고마운 천연 자원이고 이를 잘 활용하고 있는 아이슬란드인들이 지혜롭게 느껴졌다. 레이캬비크를 비롯해 여러 지역에서 난방과 천연 온수 공급도 무료로 해주고 있어 그 점도 부러웠다. 다만 온수에서 유황 냄새 같은 냄새가 좀 나는게 흠이지만 비용 절감을 생각하면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는 소소한 불편함이다.
지열 발전소
Krafla 화산지대는 1724년부터 1980년대 중반까지 이어진 화산폭발로 형성된 활화산 지역으로 현재도 지하 3킬로미터에 마그마가 흐르고 있다한다. 근처 용암지대에 있는 Leirhnjukur 지역을 한참동안 트래킹을 했다. 이 트래킹 코스에는 특이한 모습의 지형이 펼쳐져 구경을 하며 천천히 걷다보니 높은곳의 전망대까지 가보고 싶은 마음이 생겨 계속 걷게 되었다. 중간 중간 구멍이 많이 보이는데 그 깊이가 100미터도 넘는다고 하니 놀라웠다.
처음엔 이끼가 잔뜩 낀 곳을 지나 나무판자로 된 산책로를 한참 걷다보면 용암이 식어 굳어진 화산암들이 많은 오르막길이 나오고 마치 외계 행성 같은 느낌의 새로운 지형이 나타난다. 잘 닦인 등산로가 아니라 바위 사이로 길을 찾으며 걸어야 하는 지형이라 걷기가 꽤 힘들었다. 그래도 높은곳에서 바라보는 전망이 아주 멋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갈라진 지역 틈새에서 가스가 피어올라 열기가 느껴지고 화산이 살아있음을 느낀다
목도가 끝나고 바위 사이 화살표 표시를 찾아가며 트래킹을 시작한다
햇빛에 아주 약한 피부를 가진 남편은 얼굴까지 완전히 가리고 트래킹을.
한참을 바위사이를 걷다보면 어느새 어디로 가야할지 길을 찾기 힘들어진다
여기저기에서 유황 섞인 가스는 분출되고 있고 험한 길은 잠시만 방심하면 바위에서 미끄러져 부상당하기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