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

2017 8월 아이슬란드 3 디르훌레이, 레이니스피아라

게으른 웬디 2017. 9. 5. 23:58

 

 

아침 일찍 일어나 소시지를 데쳐 핫도그를 만들어 점심 도시락도 싸고 아침 식사도 하고 길을 나섰다.

숙소에서 가까운 레이니스피아라로 먼저 가니 도로 공사로 10시 가까이까지 길이 클로즈라고 한다.

길을 되돌아 나와 디르훌레이 ( Dyrholaey ) 로 먼저 갔다. 디르훌레이 등대로 올라가는 길은 비포장 도로로 큰차와 마주치면 낭패다 싶게 좁은데다 그 경사가 어마어마해서 무서웠다.

그래도 올라가보니 탁 트인 바다가 보이면서  가슴이 시원해졌다. 검은 모래의 광활한 해안선의 모습이 너무나 인상적이다.  

수많은 퍼핀과 이름모를 새들이 절벽에 둥지를 틀어 그야말로 절경이었다. 사람들이 모두들 퍼핀을 구경하고 사진을 찍겠다고 즐거워하고 있었다. 귀한 종류인 퍼핀들을 관찰할 수 있는 장소로 유명세를 타는곳이라 역시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 높은 절벽에서 내려다 보는 해안은 매우 아름다웠지만 한편 안전 장치가 거의 없어 두렵기도 했다.

아이슬란드는 대부분의 관광지에 안전 장치나 인공적인 조형물. 건축물을 거의 만들어 놓지않아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어 마음에 들었다.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아가고 안전 사고가 자주 발생하면 점점 그곳도 변화하겠지만 아직은 위험한 곳은 위험한 대로 관광객이 알아서 조심하며 즐겨야 한다.  우리가 방문하기 2주전쯤 굴포스에서 관광객 한명이 추락해서 실종이 됐고 한참 뒤에 시신이 발견됐다고 했다. 자연 그대로 지키고자 하는 그곳 사람들의 순수한 노력이 잘 지켜지고 간직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관광객도 한마음으로 자연을 훼손하지않고 아껴주는 양식있는 사람들만 구경하기를 바란다.

 

 

 

 마켓에서 산 소시지와 소스로 만든  핫도그 도시락

좁은 경사를 올라가면 탁트인 전망이 나온다

검은 모래가 특이한 디르훌레이 앞 바닷가

 

 

언덕 위에 등대가 예쁘다

 

 

 

퍼핀을 관찰하는 사람들이 매우 많았다. 서양인들이 특히 야생 조류 관찰하는걸 즐긴다고 들었다.

 

디르훌레이 언덕 위에서 바라본 레이니스피아라 바닷가 모습

 

 

 

다시 레이니스피아라 ( Reynisfjara Beach ) 로 가서 주상절리 바위의 모습과 동굴 구경을 했다. 블랙 비치라는 별명답게 검은 모래 해변이 특이했다. 바닷가에서 방금 다녀온 디르훌레이 언덕이 멀리 보이는 모습도 멋졌다.

 

 

 

레이니스피아라로 가는 길 마을 입구의 작은 교회

 

 

 

주상절리 지형이 뚜렷하게 보인다

확실히 검은 자갈과 모래의 해변이다

이번엔 레이니스피아라에서 멀리 디르훌레이 언덕을 바라봤다

 

 빙하가 있는 곳을 향해 동쪽으로 계속 이동했다. 아침에 비크에서 주유를 한다는걸 둘다 깜빡 잊어 가도가도 황량한 길만 나와 기름때문에 스트레스를 좀 받았다.  점심 때가 되어 피크닉 테이블에서 도시락으로 싸온 핫도그와 삶은 계란, 커피를 먹었다.  보온병을 두개나 챙겨와서 즉석국이나 커피,  차를 마시니 속이 따뜻하고 좋다.

아이슬란드나 노르웨이는 수도에서 나오는 물을 그대로 받아 마셔도 문제가 없어서 굳이 비싼 생수를 사서 마실 필요가 없는걸 자랑으로 여길 만큼 좋은 수질을 자랑한다. 그래도 난 워낙 배탈이 잘나는 편이라 불안해서 물을 한번 끓였다 식혀서 병에 담아 다녔는데 매일 저녁마다 남편은 물을 끓여서 식혀 마실 물을 준비해주고 아침엔 또 뜨거운 물을 보온병에 여행내내 준비했다. 식사준비와 소소한 챙길 거리가 많아 분주한 나로선 남편이 늘 잊지않고 물을 맡아주어 편하고 고마웠다.

 

 

 

잠시 점심 식사를 하기위해 쉰곳

쌓아놓은 돌맹이들은 작은 무덤들이었다.

 

 

이끼가 가득한 지역을 지나는데 차창 밖의 모습이 마치 외계 행성 같다.

저 이끼가 자라는데 얼마나 많은 세월이 쌓여 있을까... 영겁의 시간의 무게가 느껴지는 장엄한 모습이다. 기후의 특성상 다른 식물이 자라기에 적당하지 않으니 이끼만 겨우 생명력을 유지하며 녹색을 보여준다. 아이슬란드 사람들은 그 이끼조차도 귀하게 여겨 함부로 밟거나 훼손하지않는다고 들었다. 그 마음이 귀하게 여겨지고 고스란히 나에게도 전해지는 기분이다.

좀 더 진행을 하다보니 홍수로 무너진 다리를 조형물로 세워둔게 나왔다.

다행히도 Hof 라는 아주 작은 마을이 나와 주유를 하고나니 남편이 부쩍 명랑해졌다. 티는 안내고 있었지만 속으로 걱정이 많이 되었던 모양이다. 나도 속으로 걱정을 많이 했었다 !

이제 기운을 내서 빙하 지대를 향해 고고 ~~

 

 

 

무척 인상 깊었던 이끼지역

 

 

 

 

 

 

멀리 보이던 빙하가 많이 가까워졌다

여름이 되면 빙하가 녹아내리기 시작해 곳곳에 작은 폭포들이 생겨난다. 그림같은 마을 풍경이다

 

무너진 다리를 조형물로

 

 

 

 

 

거대한 바트나요쿨 빙하 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스카프타펠 국립공원에 들어서 스바르티포스 주차장을 찾았다. 역시 유명한 곳이라 차가 많아 주차를 겨우 하고 인포메이션 센터를 들어가보니 역시 사람이 많다. 다른 때와 달리 대충 둘러만 보고 얼른 나와 폭포를 보려고 서둘렀다.

지나가는 사람한테 스바르티포스 가는 길을 물어보니 아주 자신있게 웃으며 손가락으로 길을 가리켰다.....이게 문제의 시작이었다 ㅠㅠ

좀 늦은 오후 시간이라 저녁 때가 얼마 안남은 시간이라 얼른 폭포를 구경하고 돌아오려고 너무 서두른게 화근이었다. 털모자도 쓰고 목에 스카프도 두르고 조끼에 바람막이에 옷을 꽤 따뜻하게 껴입었는데도 바람이 아주 심하게 불어 체감온도가 심하게 떨어지고 온몸이 떨리도록 추웠고 거센 바람을 헤치며 걷기가 힘들었다. 한참을 뛰다시피 걸었는데 넓은 빙하가 보이고 빙하가 녹아 흐르는 개울이 나왔다. 느낌이 쎄했다. 아무리 봐도 폭포가 나올 것 같은 지형이 아니었다.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물어보니 그사람은 너무나 이상하다는듯한 표정으로 여긴 폭포가 아닌데...하는게 아닌가 !

아뿔싸 !  그러고보니 우리가 길을 물어본 사람은 중국 여자였는데 내가 물어본 말이 뭔지 정확히 듣고 대답한게 아닌 것 같았다. 그냥 무조건 고개를 크게 끄덕이고 방향을 가리켰을 뿐인데 한번 더 확인할걸 시간이 없어 그냥 내 편한대로 무조건 달려간 내탓도 있었다. 평소엔 안내소에서 길도 묻고 각종 정보도 확인을 하는데 일이 꼬이려니 마음이 바빠 그냥 지나쳤던 것이다.

이미 한시간여를 걸어왔고 되돌아가면 저녁 때가 되는데다 추위와 바람과 싸우느라 너무 지쳤고 배도 고프기 시작했다.

다시 인포메이션 센터까지 돌아가보니 우리가 갔던 쪽의 반대 방향으로 가야 폭포로 가는 길이었다.  왕복 두시간 가까이 또 가기엔 무리인 시간이었고 체력도 너무 떨어졌다.

검은 주상절리 바위에서 떨어지는 폭포라 해서 기대가 컸는데... ㅠㅠ  시간이 없어 포기하고 돌아서는데 내가 한 짓이 너무 바보같고 화가 났다.

 

 

 

 바트나요쿨

 

 

 

 서둘러 걸어갔는데 멀리 빙하만 보이고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