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0월 미서부 7 세도나, 호스슈 벤드
10월 30일 금
아침에 일어나니 날이 활짝 개어 기분이 풀리고 밝아졌다.
세도나 ( Sedona )는 참 깨끗하고 아름다운 도시였다. 미국에서 선정한 아름다운 여행지 1위라는 명성답게 첫인상부터 깨끗하고 좋았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몇일 머물며 구경하고 쉬어가도 아주 좋을 곳인데... 시간이 아쉽다.
우선 Airport Lookout 으로 가서 탁 트인 세도나의 전경을 감상했다. 붉은 바위들이 유난히 많이 보이는 아름다운 자연 풍경과 깔끔하게 꾸며진 도시이지만 기 ( 氣, 볼텍스 Vortex ) 때문에 더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2억 7천만년 전에 형성된 붉은색의 사암 지층에서 볼텍스라는 강한 전자기 에너지가 방출이 되는데 전세계에 볼텍스를 내뿜는 곳이 몇군데가 있고 그중 세군데가 세도나에 몰려 있다고 한다. 기를 받기 위해 전세계의 기인, 도인, 예술인, 명상가들이 몰려들고 기치료나 휴양을 하러 오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세도나의 숙박비는 다른 도시에 비해 훨씬 비싸다 ㅠㅠ
높은곳에 있어 전체적인 전망을 보기 좋았던 Airport Lookout
다음으로 방문한곳은 Holy Cross Chapel .
위치도 좋고 건물 자체도 매우 아름답고 인상적인 교회였다. 도시의 한켠에 자리잡은 교회는 아름다운 바위산들을 배경으로 하고 있고 상당히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어 세속적인 세상과 멀리 떨어져 있는 느낌이 들었다. 화려하지도 초라하지도 않은 경건하고 단아한 모습의 건물이 내마음에 들어왔다. 예배당 안에 들어가 차분히 앉아 있으니 마음이 가라앉고 저절로 정화가 되는 느낌이 들었다. 잠시 기도를 했다.
교회로 올라가는 입구
교회 앞에서 주위를 바라보는 전경이 매우 아름답다
교회 앞 독특한 모양의 선인장들
시내로 다시 이동해서 볼텍스가 가장 강하다는 벨락 ( Bell Rock ) 을 잠시 구경하고 예쁜 공원 같은 느낌의 멕시코풍 공예상가인 틀라크파크 ( Tlaquepaque ) 로 갔다. 갤러리들이 있고 예쁜 가게들과 카페, 식당들이 있고 정원이 있어 잠시 들러 구경하고 쉬기에 좋은 곳이었다.
아쉬움을 가득 안고 다음 행선지인 페이지 ( Page ) 를 향해서 길을 재촉했다. 비록 잠깐이긴 하지만 중간에 플래그스태프 근처에서 히스토릭 루트 66번 도로를 달려봤는데 감회가 새로웠다. 히스토릭 루트 66번 도로는 동부 시카고에서 서부 로스엔젤레스까지 이어진 미국 최초의 대륙횡단 길이다. 예전부터 미국 대륙횡단을 자동차로 해보고 싶었으므로 66번 도로를 잠시 달려보며 언젠가 해보리라 다시 마음을 먹었다 ㅎㅎ
세도나에서 페이지로 가려면 다시 북쪽으로 가야하는데 황량한 길을 한참동안 달려야 했다.
페이지에 도착해서 숙소에 체크인을 하고 바로 호스슈 벤드를 보러갔다. 호스슈 벤드는 페이지에서 아주 가까이에 있어 늦은 오후이지만 잠깐 다녀오기로 했다.
호스슈 벤드 룩아웃 ( Horse Shoe Bend Lookout ) 은 주차장에서 왕복 2킬로미터쯤 걸어야 한다. 그늘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황량한 길을 뜨거운 태양아래 한참 걸어 전망대에 도착하니 덥고 지쳤지만 아찔한 절벽아래 말발굽 모양으로 휘감고 굽이쳐 흐르는 콜로라도 강의 절경이 기다리고 있었다. 난간도 없고 바위가 견고하지않으니 조심하라는 경고문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덜덜 떨릴만큼 무서운 높이의 전망대인데 사람들은 절벽 끝에 다리를 내놓고 앉아 인증샷을 찍느라 희희낙락이다. 남편도 겁이 많은편이고 고소공포증이 심한 난 오금이 저려서 도저히 앞으로 나가질 못하니 우리 사진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더워서인지 두려워서인지 모를 땀이 등에 배인다.
페이지로 가는 길
한참동안 트레일을 걸으니 멀리 전망대가 보이기 시작한다
다른 사람들은 이렇게 절벽 끝까지 다가가 사진을 찍는데 나로선 불가능한 일이다.
다른 사람이 찍은 사진을 보면 웅장하고 멋있는 말발굽 모양인데 내 사진은 영....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