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권

2015년 7월 중국 서북부 비경 3 칠채산

게으른 웬디 2015. 8. 12. 09:54

 

 

다시 네이멍구에서 감숙성 ( 간쑤성, 甘肅省 )으로 돌아가  장예 ( 장액 張掖 )로 이동했다.

감숙성의 성도인 란저우에서 둔황으로 가는 하서회랑의 중간쯤에 위치하는 장예 ( 장액 ) 은 오랜 역사를 가진 도시로 한나라 때 곽거병이 흉노를 물리쳐 그이후 실크로드의 요충지가 되었고,  물이 풍부하고 토지가 비옥해서 풍요로운 고장이며 한약 감초의 특산지라서 감주 ( 甘州 ) 로도 불리웠다. 마르코폴로가 유럽에 소개한 ` 칸피추 ' 가 바로 장액을 가리킨다고 한다.

장액의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모래투성이의 몸을 제대로 씻지 못했으니 샤워를 하고 다시 모였다. 

장액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인 칠채산 ( 七彩山 )은 시내에서 한시간이 채 안걸리는 곳에 위치해 있었다. 

비온 뒤, 일출 때, 석양이 질 무렵 보는 칠채산이 가장 아름답다하여 오후 늦은 시간에 시작해서 일몰시까지 구경하고  늦은 저녁을 먹기로 했다.

칠채산에 도착해보니 과연 유명한 관광지답게 사람들이 매우 많았다.  1~ 4 구역으로 나뉘어 전망대를 올라 둘러보는 코스이고 각 구역 간을 셔틀 버스가 다니고 있어 원하는 곳에서 타고 내리며 구경하고 또는 도보로 이동하며 관광할 수도 있지만 워낙 넓은 지역이라 일부 구간만 걷기로 하고 셔틀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먼저 셔틀을 타고 이동해 칠채산의 전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1 구역  전망대를 오르니 넓은 대지에 끝없이 펼쳐진 선명한 퇴적암의 무늬가 너무 신기했다. 정신없이 셔터를 눌러대며 단숨에 전망대 몇개를 정복했다.  해발 1800 미터나 되는 높은 지역이라 숨도 차고 힘들었지만 일몰 때까지 4 구역을 다 돌아보려면 서둘러야 했다.

 

 

 

 

 

 

 

 

 

 

 

 

 

2 구역으로 가보니 마치 주름치마를 펼쳐놓은 듯한 모양의 아름답고 부드러운 구릉의 색상이 화려했다. 티벳족의 화려한 의상을 연상시키는 모습이 너무 멋있어서 어떻게 이런 지형이 이토록 넓은 지역에 생겨났는지... 자연의 솜씨에 그저 감탄할 뿐.

3 구역으로 이동할 때 작은 해프닝. 셔틀이 오길래 반가워서 무조건 뛰어 올라탔는데 차안의 사람들이 소리를 질러대고 무서운 얼굴을 하는게 아닌가. 왜 그러는지 이유를 몰라 어리둥절 하는데 좀 있다 그이유를 알게되어 매우 민망해졌다.  우리가 셔틀을 탄 곳은 내리는 장소였고 타는 장소엔 많은 관광객들이 줄을 길게 늘어서 기다리고 있던것. 떠듬떠듬 서투른 중국어로 앞에 앉은 중국인 아저씨한테 몰랐다고 사과하니 어디서 왔느냐고 묻더니 알아들을 수는 없지만  이것저것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었다. 

 

 

 

 

 

 

 

 

마지막  4 구역은 가장 환상적인 색채와 모습을 자랑하는 그야말로 무지개산이었다. 오랜 세월 동안 형성된 퇴적암의 단층이 선명하게 보이면서 색깔도 아름답고 특이해서 정말 신기했다. 아름다운 색색의 수채화 병풍을 보는듯...  마치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에 와있는 느낌이었다.

여행을 가기전 사진을 봤을 때 너무나 색 보정을 심하게 해놓은 사진을 봐서 설마 하는 마음과 오히려 살짝 거부감 마저 생겼었던 곳인데 실제로 보니 과연 대지의 색채 예술이라 불릴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충분치않아 정신없이 걷고 셔터 누르고 또 이동하고...  좀 아쉬웠다. 정말 정신없이 칠채산 구경 시간이 지나가버린 것 같다.

 

칠채산은 2010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되었고 단하국가지질공원 ( 丹霞國家地質 )이라는 정식 명칭이 있다. 단하는 붉은 노을이라는 뜻으로 이렇듯 다채로운 색을 지닌 흙산을 단하지모 ( 丹霞地貌 )라 부르는데 오랜기간 풍화와 퇴적 작용으로 붉은색 사암이 단층화되어 주름지게 된 지형을 뜻한다.  황토 속에 포함된 철분과 다른 광물질의 산화작용으로 다양한 색깔을 내게 되었고 그중 흰색의 지층은 소금결정으로 오랜 세월 전 이곳이 바다였다가 지층활동으로 솟아오른 곳이라는 설을  뒷받침 해준다.

칠채산은 별로 알려지지 않았다가 10여년전 홍콩의 사진 전시회에 출품된 일몰 사진을 사진작가들이 합성사진으로 의심해서 사실확인을 위해 찾아보고나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그후 중국의 대표 풍경으로 부상했다. 실크로드 여행에서 그동안 외면 받았던 도시였던 장액은 덕분에 인기있는 관광지가 되었다.

 

 

 

 

 

 

 

 

 

 

 

 

 

 

 

일행이 찍은 칠채산의 모습, 아무런 보정이 없이 그냥 있는 그대로 찍은 내 핸드폰 사진과는 역시 다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