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

2016년 6월 동유럽 부다페스트

게으른 웬디 2016. 6. 16. 13:18

 

 

이번엔 새벽부터 이동이다.

역시 예약해둔 Flix Bus 를 타러 ( 비엔나 - 부다페스트 구간은 1인당 19유로 ) 갔는데 이번엔 버스가 꽉차서 답답했다. 세시간 정도 걸려서 갔는데 버스도 프라하- 비엔나 구간의 버스보다 훨씬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부다페스트는 도나우 강을 사이에 두고 왕궁, 겔레르트 언덕 등이 있는 부다와 시내 중심가, 국회의사당등 번화가가 있는 페슈트의 2개 지역으로 나뉘어 있는데 우린 페스트 지역으로 숙소를 정했다.

숙소가 오페라하우스에서 가까운 곳이라 낮에 오페라 하우스 가이드 투어를 해봤다. 오페라 하우스 내부를 설명을 들으며 구경하고 미니 콘서트도 보여주는지라 남편도 흥미있어 했다. 네오르네상스 양식으로 지어진 국립 오페라 극장은 내부가 화려하고도 기품이 있어 매우 아름다웠는데 헝가리를 사랑했던 시시 ( 엘리자베트 황후 ) 가 몰래 와서 왼쪽 무대 발코니에서 자주 오페라를 감상했다고 한다.

 

 

 

 

 

 

 

 

 

 

약간 이른 저녁으로 굴라쉬를 먹고 야경투어를 하러 모임 장소인 성 이슈트반 대성당으로 갔다.

부다페스트는 속칭 야경 깡패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야경이 멋있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 야경투어를 신청해놓았다.  밤에 돌아다니기엔 길도 낯설고, 남편 발도 불편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불편한 위치에서 보는 야경이 멋있다니 여러가지 이유에서 투어를 택한 것이다.

성 이슈트반 대성당은 숙소에서 가까운 편이라 슬슬 걸어서 갔다. 성인이 된 헝가리의 왕 이슈트반에게 봉헌된 성당으로 네오르네상스 양식으로 지어진 본당 중앙의 돔이 96미터이고 양쪽에 80미터의 탑이 있다. 이는 헝가리가 건국한 연도인  896년의 숫자와 맞춘 것이라는 뜻이 숨어있다.

 

 

 

성 이슈트반 대성당

성당 정면 입구의 위쪽엔 " 나는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 ( 요한복음 14장 6절의 ) 의 구절이 새겨져 있다

 

 

야경 투어는 겔레르트 언덕에서 시작했다. 도나우 강 ( 독일어로 도나우 강, 헝가리어로는 두나 강, 영어 이름은 다뉴브 강 )은 독일에서 시작해서 오스트리아, 슬로바키아, 헝가리, 루마니아 등 10개국이나 거쳐 흑해로 흘러가는 강으로 겔레르트에서 바라보는 정경이 매우 아름답다.

도나우강의 진주, 동유럽의 파리로 불리우는 부다페스트의 도나우강은 강폭이 크고 강에 놓여진 다리들도 매우 아름다워 강 주변의 경치가 이런 애칭을 얻게하는데 큰 기여를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겔레르트 언덕은 해발 235미터의 작은 바위산으로 정상에 전쟁후 소련 병사의 위령비가 세워져 있다. 언덕 중턱에는 11세기초에 순교한 이탈리아의 수도사 성 겔레르트 상이 있다. 

 

 

 

겔레르트 언덕에서 바라본 도나우 강과 페스트 지역

 

 

 

 

다음은 어부의 요새로 이동했다. 도나우 강변에 지어진 요새로 옛날 이곳에서 어부들이 적의 공격을 막았다는 설과 이 언덕의 시장을 지켰던 어부 조합이 있어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는 설이 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도나우 강과 페스트 지역의 모습도 매우 아름다웠다. 조명을 받고있는 마차시 교회는 지붕의 모습이  매우 특이했다.

 

 

 

 마차시 교회

 

어부의 요새

 

 

 

 

영웅광장, 헝가리 건국 1000년을 기념하여 지은 광장

대천사 가브리엘과 마자르족의 족장, 다른 부족장, 이슈트반을 비롯한 국왕들, 지도자들의 상이 있다

 

 

 

도나우 강변의  버차니 광장으로 가서 강 건녀편의 국회의사당을 조망했다. 조명이 환하게 켜진 국회의사당은 원래의 본분은 사라지고 마치 야경을 위해 세워진 듯 아름답다. 적어도 야경을 즐기는 관광객한텐 그렇게 보일 정도의 자태이다 ㅎㅎ

평소 게으름 탓에 야경 멋있게 찍는법을 숙지하지 못한 게 후회가 되지만 어쩌랴... 지금 후회해도 별로 개선될 여지가 없는 내 게으름인걸 잘 아는 나자신이다.

영웅광장을 거쳐 안드라시 거리를 끝으로 야경 투어는 끝이 났다. 영웅 광장은 밤이어서 그런가 휑하기도 하고 공사중이어서 어수선했다.

 

부다페스트 둘쨋날.

야경에 반해 이번엔 도나우 강을 유람하는 배에서 야경을 즐기고자 크루즈 예약을 먼저 했다.

다음엔 전철과 트램을 갈아타며 세체니 다리 근처 부다 왕궁의 언덕으로 올라가는 케이블카를 타러 갔다. 늦은 시간이 아닌데도 케이블카를 타려는 사람들의 줄이 무척 길었다. 왕궁의 언덕은 도나우 강을 따라 남북으로 이어져 있으며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고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되어 있다. 케이블카를 타고 왕궁으로 올라가면 입구에 " 툴루 " 라는 헝가리 건국의 아버지 아르파드를 낳았다는 전설의 새 조각상이 있다. 툴루 조각상 앞에는 관광객들이 많아 겨우 옆모습만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세체니 다리 건너편에 부다 왕궁이 보인다

왕궁의 언덕으로 가는 케이블카

 

세체니 다리 근처엔 관광객들이 붐비고 투어 상품을 판매하는 호객꾼들도 많다. 세그웨이를 탄 여성이 무언가를 열심히 홍보하고 있다.

툴루 조각상

왕궁의 언덕에서 내려다 보는 세체니 다리

왕궁 앞을 지키는 호위병들

 

삼위일체 광장의 삼위일체 상

낮에 보는 마차시 교회

 

낮에 보는 국회의사당의 모습은 확연히 다르다

성 이슈트반의 기마상

 

 

밤에 조명을 받은 모습을 본 느낌과는 확연히 달랐다. 왕궁의 언덕을 내려와 세체니 다리에서 멀지않은 곳에 있는 한식당을 찾아가 점심 식사를 했다. 난 새로운 음식 맛보는걸 즐기는 편이지만 낯선 음식을 계속 먹는걸 힘들어 하는 남편을 위해 여행 코스를 짤 때 한번씩 한식당을 검색해서 가야 남편도 즐겁고 새로운 힘이 생긴다.

여전히 발이 아픈 남편은 숙소로 돌아가 좀 쉬기로 하고 난 혼자서 중앙시장을 구경하러 갔다. 현지인들도 많이 가는 재래시장인 중앙시장은 1층엔 과일, 채소, 육류, 소시지 등  다양한 상점들이 있고 2층엔 음식점들이 들어서 있다. 이것 저것 구경을 하다가 헝가리의 특산품인 토카이 와인 한병과 파프리카 가루, 헝가리 대표 디저트 펄러친터 ( 크레페 종류 )를 사서 숙소로 귀환했다. 숙소에서 맛본 펄러친터는 크림과 쵸콜렛을 듬뿍 쳐서 맛있긴 한데 역시 너무 달다.

 

 

 

중앙시장의 외관

 

 

 

 

이른 저녁에 도나우강 주변을 도는 트램들을 갈아타며 강 경치를 즐기다가 세체니 다리 근처에서 내려 사진을 찍고 크루즈 타는 장소로 갔다.

저녁 식사를 하며 시간이 되길 기다려 야경 크루즈를 타니 배안에서 작은 연주회도 해주고 와인을  한잔씩 제공해 주었다.

배안에서 보는 야경도 역시 일품이었다. 도나우강의 도도한 물결과 함께 부다페스트의 마지막 밤이 흘러가고 있었다.

이번엔 준비도 부족했고 짧은 시간에 세도시나 둘러보겠다는 다소 무리한 계획 때문에 아쉬움이 많이 남는 여행이 되고 말았다.

 

 

 

 

트램을 몇번씩 갈아타며 도나우 강 주변을 돌았다

 

가장 아름다운 세체니 다리

야경 크루즈에서 보는 국회의사당 역시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