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

2016년 6월 동유럽 비엔나

게으른 웬디 2016. 6. 15. 13:16

 

Flix Bus 는 독일을 본거지로 하는 국제 구간 운행도 많은 편리한 버스로 인터넷 서칭을 하다가 우연히 알게 됐는데,  프로모션 기간에 미리 예약을 해서 프라하 - 비엔나 구간은 특히 아주 싼 가격 ( 1인당 9 유로 ) 에 살 수 있었다. 우린 버스 정류장 중 Main Railway Station 을 택했는데 ( 정류장이 두어군데 이상이라 편한곳을 선택할 수 있다 ) 버스를 타는곳이 기차역 앞의 아주 애매한 길가여서 과연 이곳이 국제 버스가 서는 정류장일까 의문이 들어 안내센터에 물어도 신통한 대답을 못듣고 노심초사하며 기다리느라 지쳐버렸다.

그러나 시간이 되자 역 앞으로 버스가 뚜둥 ~ 나타나 많은 사람들이 내리고 탔다. 짐을 싣고 버스에 오르니 그리 붐비지도 않고 컨디션도 괜찮았다. 국제버스인지라 차내에 화장실도 있고 간단한 스넥과 음료수도 판매하는게 재미있었다.

 

 

 

 

약 4시간 쯤 걸려 국경을 넘어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도착했고 예약해둔 아파트먼트 형태의 호텔로 택시를 타고갔다.

일단 배가 고파 눈에 띈 숙소 근처의 한식당으로 가서 식사를 했는데 마침 손에 들고있던 물병이 있어 음료수 주문을 망설였더니 대뜸 싫은 소리를 앙칼지게 하는게 아닌가.  어찌나 불친절하고 말을 정 떨어지게 하던지 다음부턴 그 식당 앞으로 걸어가기도 싫을 정도였다. 머나먼 타국에서 반가운 마음에 들어간 동포의 식당에서 받은 면박에 마음이 많이 상했다.

가장 가까운 슈테판 광장으로 가서 슈테판 성당 부근부터 구경하다가 일단은 비엔나의 링을 한바퀴 돈다는 트램을 타고 도시에 대한 감을 잡기로 했는데 트램 표를 파는곳을 찾지 못하고 동전도 없어 한참을 걸었다.  어느새 저녁이 되어 맥도날드에서 겨우 동전을 바꿔 돌아오는 트램을 타고 숙소로 귀환했는데 헛수고만 하고 물이랑 맥주등을 사야할 슈퍼마켓도 다 문을 닫아버려 우울해졌다. 아침에 버스 정류장 때문에 고생한 것 부터 한인 식당, 트램 등등 오늘은 안풀리는 날이다 ㅠ

 

 

슈테판 대성당

 

 

다음날 아침 일찍 슈퍼 문을 열자마자 물이랑 과일, 간식거리, 맥주 등을 사놓고 인포메이션 센터에 가서 48시간 Free 교통 티켓부터 샀다. 

오전에 메트로와 트램을 갈아타며 좀 멀리 있는 쇤브룬 궁전부터 갔다. 우린 나름 일찍 갔다고 생각했는데 벌써 티켓을 사려는 줄이 길었다.

티켓은 전실을 다 보는 그랜드 투어와 일부는 들어가지 못하는 임페리얼 투어 두 종류였는데 우린 임페리얼 투어로 티켓팅을 했다.

 

 

쇤브룬이 베르사이유와  다른 점은 궁전에서 바라보는 정원이 더 높은 쪽으로 보이는 점이다.

 

 

 

 

 

 

정원도 아주 넓고 잘 손질이 되어있다

 

 

 

쇤브룬은 " 아름다운 샘 " 이라는 뜻으로 17세기 초 마티아스 황제가 당시 이 지역의 숲의 사냥터에서 아름다운 샘을 발견한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합스부르크 가의 여름 별궁인 이 궁전은 오스만 투르크에 의해 파괴되었다가 1696년 프랑스 베르사이유 궁전을 본떠서 새로이 건설하기 시작해 18세기 중엽 마리아 테레지아 시대까지 공사를 해서 1441개의 방이 있는 대궁전으로 완성이 됐다.

화려한 궁전 내부와 정원을 구경하고나니 덥기도 하고 궁이 넓어서 좀 지치긴 했으나 클림트의 그림을 보러 벨베데레 상궁으로 다시 가기로 했다. 쇤브룬에서 가려면 트램을 탔다가 메트로로 갈아타고 다시 트램을 타야만 하는 루트이지만 48시간 교통 이용권이 있어 문제가 없다.

벨베데레 궁전은 비엔나의 유력자였던 오이겐 공의 여름 별궁으로  하궁과 상궁 사이에 완만한 언덕에 프랑스 식 정원이 있다. 현재 하궁은 바로크 미술관인 오스트리아 미술관으로 사용하고 상궁은 19, 20세기 회화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특히 상궁엔 오스트리아의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의 대표작 <키스>가 전시되어 있어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다. 그림에 깊은 조예가 있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그 유명한 작품을 한번쯤 진품으로 보는 기회를 저버릴 수는 없지.

 

 

 

오페라 대극장

벨베데레 상궁의 입구

벨베데레 상궁

 클림트의 < 키스 >는 워낙 유명한 작품인지라 모형을 만들어 주고 기념 사진을 찍도록 해주었다

벨베데레 상궁에서 바라보는 하궁

 

 

 남편이 여행을 오기 전 골프를 치러갔다가 발목을 좀 다쳤었는데 프라하 걷기 투어를 하면서 무리가 되었는지 걸음을 걸으면 아파하고 힘들어했다. 아파도 잘 티를 내지않는 사람인데 저리 힘들어 하는걸보니... 어지간히 아픈가 보다. 나 역시 시차로 인해  피곤한데다 남편이 걷기 힘들어하니  무리한 관광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주 유명한 작품만 좀 보고 벨베데레를 빠져나왔다.

트램과 메트로를 갈아타며 숙소 근처로 오면 슈테판 광장 앞이 된다. 슈테판 성당 내부를 잠시 구경하고 전망대로 올라가 비엔나 시내를 조망했다.

 

 

슈테판 대성당

 

 

 

 

슈테판 성당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시내

 

 

 

파이프 오르간이 멋이 있다

슈테판 광장은 늘 사람들이 붐비고

그라벤 거리의 삼위일체상, 10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페스트의 유행이 끝난 것을 감사하며 세운 기념탑

 

셋째날,

호프부르크 왕궁을 보러갔다. 트램을 타고가서 내린곳의 입구로 들어가니 가장 먼저 모짜르트 상이 보인다. 왕궁 정원을 가로질러 시시 ( Sisi ) 박물관, 황제의 아파트먼트, 은식기 박물관 등을 차례로 구경했다.

시시는 합스부르크 왕조의 황제 프란츠 요제프의 황후 엘리자베트의 애칭이다. 그녀는 독일 바이에른의 공작 가문의 둘째딸로 태어나 자유분방하게 자랐는데  15세 때 오스트리아 황후 후보였던 언니가 선 보는 자리에 동행했다가 프란츠 요제프가 한눈에 반해 언니 대신 황후가 되었다. 16세의 어린 나이에 비엔나의 궁에 들어온 엘리자베트는 엄격한 궁정 생활을 견디지 못해서 정신 이상을 일으켜 요양 생활을 하기도 하고 자주 오랫동안 여행을 하기도 했다. 이후 오스트리아와 헝가리 이중 제국이 세워지고 엘리자베트는 헝가리를 좋아해서 비엔나 왕궁보다 부다페스트 교외의 괴델레 성에 머무는 경우가 많았다고 하며 헝가리 국민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고 헝가리의 후원자가 됐다. 외아들 루돌프 황태자가 애인과 자살한 사건 이후 엘리자베트는 여생을 상복만 입고 살았고 무정부주의자에 의해 암살되었다. 시시 박물관을 구경하면서 검은 옷을 입은 황후의 초상화를  많이 봤다. 궁전의 박물관들을 구경하고 미하엘 문으로 나가니 미하엘 광장에 이른다. 

 

 

 

모짜르트 상

호프부르크의 뒷쪽 모습

 

남편 뒤로 오스트리아 황제 프란츠 1세의 동상이 보인다

 

미하엘 문

 궁전 내부나 박물관들은 촬영을 할 수 없지만 은식기 박물관은 촬영이 허용이 되어있다

 

미하엘 광장 쪽에서 본 미하엘 문

 

 

3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비엔나의 카페를 체험하고 쉬면서 간식도 먹어볼 요량으로 전통있는 카페를 찾아갔다. 합스부르크 시대에 황실에 케이크를 납품했고 황제 프란츠 요제프의 특별 후원을 받았다는 데멜 ( Demel ) 에 가보니 역시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 유명한 케이크 자허 토르테와 아나 토르테, 커피를 시켜 먹으며 휴식을 즐겼다. 맛있긴 한데 너무 달다...

 

 

미하엘 광장 근처

카페 데멜

 

우리 부부는 도시만 구경하는 여행은 좋아하는 편이 아니고  자연 경관을 보는걸 훨씬 좋아하는 편이라 뭔가 좀 아쉽고 서운하다. 복잡한 도시만 돌아다니자니 답답하고 ...

남편의 컨디션이 좋지않아 숙소로 돌아가 쉬었다가 이른 저녁을 먹으러 슈테판 성당 북쪽  플라이슈마르크트 거리의 그리헨바이젤 ( Griechenbeisl )이라는 레스토랑을 찾아갔다. 미리 검색을 해두었다가 찾아갔는데 밖에서 보기엔 그리 크지도 않고 눈에 띄지도 않았는데 무려 500년이나 되었다는 역사깊은 곳이었다. 오스트리아 식 돈까스 비슷한 요리인 슈니첼은 이미 맛을 본지라 웨이터에게 추천을 해달라 해서 생맥주와 같이 시켜봤다. 남편이 시킨 것은 요리의 이름은 기억이 나지않지만 우리나라 꼬리 곰탕 같은 모습이고 국물이 냄비에 따로 나와 떠서 먹게하는게 신기했다.

 

 

 

 

 

 

그리헨바이젤 바로 옆에는 비잔틴 양식의 그리스정교회가 있다

 

국회의사당

국회의사당 앞 지혜의 여신 아테네 상, 왼손에 창을 오른손엔 승리의 신 니케를 들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