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월 스페인 마드리드 2
밤잠을 설쳐서 아침에 늑장을 부리다 다른날보다 아침식사를 늦게 했다.
룸에 전기포트가 없어 프론트에 전기포트를 빌려달라 문의하니 영 불친절한 대답이 돌아온다. 말이라는게 아 ~다르고 어 ~다른 법인데, 내딴엔 예의를 갖춰서 조심스레 물어본건데 대응이 이렇게 돌아오니 기분이 몹시 나빠졌다. 서비스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의 자세가 아니다.
날씨가 꾸무리해서 우산을 챙겨서 스페인 광장으로 갔다. 스페인의 대표작가 세르반테스의 사후 300주년을 기념해서 만들어진 스페인광장의 중앙에는 세르반테스의 기념비가 있고 앞쪽에 로시난테를 타고있는 돈키호테의 동상과 노새를 탄 산초판사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스페인광장
세르반테스 기념비
날씨가 점점 흐려져서 서둘러 데보드 ( Temple de Debod ) 신전으로 이동했다. 고대 이집트 신전인 데보드 신전은 마드리드 왕궁과 알무데나 대성당 근처에 있는데 마드리드에 도착한 첫날 탄 택시 기사가 추천해준 장소였다. 관광객들에게 유명한 장소는 아니라서 조용하고 평화로웠고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풍경도 좋았다. 개와 산책하는 근처 주민들이 많았다.
점심을 먹으러 인터넷에서 봐둔 중국인이 운영하는 뷔페 식당에 갔는데 스시와 중국 음식과 식어버린 딤섬 약간이 있었고 해산물과 채소를 고르면 즉석에서 바로 볶아주는게 특징이었다. 마침 옆 테이블에 어르신과 함께온 한국인 관광객 가족이 있었는데 무슨일인지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음료를 주문하며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나도 주문해서 마셨던 차이니스 티에 뜨거운 물을 더 부어달라 했는데 대뜸 거절당했다 ㅠ
나도 기분이 언짢았는데 저 한국인 가족도 뭔지 불쾌한 일을 당한듯 싶었다.
데보드 신전
데보드 신전 전망대에서
재미있는 간판의 레스토랑
산미겔 시장
하몽이 주렁주렁
광장에서 퍼포먼스를 하는 사람
식사후 마요르 광장 근처의 산미겔 시장을 구경하러 갔다.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산 미겔 시장은 원래 재래시장의 형태였지만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마드리드 시청에서 투자를 해서 리모델링을 해서 현재의 모습처럼 식재료보다 음식을 주로 판매하는 현대적인 시장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마요르 광장으로 가서 헤밍웨이가 즐겨 찾았다는 보틴이라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어 기네스북에도 오른 식당을 찾아봤는데 이상하게 눈에 띄질 않았다. 좀 귀찮아져서 찾는걸 포기하고 숙소 근처에서 거리 구경과 윈도 쇼핑을 좀하다 숙소로 돌아왔다.
결국 날씨가 사나워졌다. 눈보라가 치는 밖에 나가기도 싫고 귀찮기도 해서 컵라면으로 저녁을 때웠다. 인터넷 빵빵하니 삼둥이 동영상을 보면서 맥주나 한캔 마셔야지...
다음날 원래는 똘레도를 갈 계획이었는데 밤새 바람소리가 심상치않더니 태풍이라도 부는듯 거세게 불고 날씨가 안좋아 프라도 미술관으로 계획을 바꿨다. 편한 운동화를 신고 옷도 최대한 편안하게 입고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갔지만 어찌나 규모가 방대하고 소장품이 많은지 완전 녹초가 됐다. 중간에 당근케익과 커피를 마시며 휴식을 취한 후 또 열심히 관람을 했지만 역부족... 하루만에 프라도를 정복할 수는 없다. 유명한 작품 위주, 유명한 작가 위주, 관심있는 작가나 유파 위주 등 계획을 짜서 본다해도 힘들다.
오후 늦게서야 프라도를 나오니 하늘이 눈부시다. 그새 날이 개어 말짱한 얼굴로 우릴 맞이하는 마드리드에 배신감을 ... ㅎㅎ
힘도 들고 허기가 져서 택시를 타고 한인 식당인 가야금으로 가서 떡볶이. 육개장, 김치찌개를 시켜 폭풍 먹방을...
숙소로 돌아가 조금 자고 일어나 저녁에 마드리드 젊은이들이 즐겨찾는 쇼핑 핫플레이스 푸엔카랄 거리로 구경을 갔다. 특이하고 재미있는 디자인의 옷이나 패션 소품, 기념품들이 많아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