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外

2012 10월 이집트, 요르단 6 - 카이로 둘째날 피라미드

게으른 웬디 2013. 3. 8. 11:25

 

 

 

밤새 화장실에 두어번 들락거리고 불편했지만 얼른 약을 먹고 조치를 취해 조금 나아졌는데 일행 중에

두명이나 나같은 증세를 보여서 인솔자는 매우 당황했다. 그중 한분은 구토 증세까지 보여 너무 늘어져서

오늘 일정은 포기하고 방에서 쉬겠다고 했다. 방으로 찾아가 내가 가진 약을 나누어 드리고 지압을 좀

해드렸다. 나도 겁이 나서 아침식사는 굶기로 했다.

기자 ( Giza )의 유명한 3대 피라미드는 B.C 2700년경  쿠푸왕, 카프레왕과 멘카우레왕이 세운

것으로 그중 쿠푸왕의 대 피라미드는 세계에서 가장 큰 것으로 고대 7대 불가사의 중 현존하는 마지막

하나이며 아직도 건축의 비밀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쿠푸왕의 피라미드는 20년에 걸쳐 2만 ~ 3만명의 인원이 동원되어 건축되었고 바티칸의 성 베드로

대성당을 통째로 넣을 수 있을 정도의 크기이다. 피라미드의 밑면은 정확한 정사각형이고 각 능선은

정확하게 동서남북을 가리키고 있다고 하며 내부의 왕의 현실엔 두개의 환기구가 있어 각각 오리온

자리와 북두칠성을 향하고 있어 파라오의 영혼이 하늘로 올라가는 것을 돕는다고 했다.

얼마나 신비롭고 과학적인가. 신비와 과학이라는 두 단어가 함께 쓰여 어색하지않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다.

 

 

                                쿠푸왕의 대피라미드 - 사람의 크기와 비교하면 얼마나 거대한지 알 수 있다

                         대피라미드로 들어가는 입구와 그 윗쪽에 원래의 입구가 보인다

 

 

쿠푸왕의 대 피라미드는 내부 입장이 하루 200명으로 제한이 되어 있어 우선 일찍 부터 그곳으로 가기로

했다. 대개의 패키지 투어는 20달러나 하는 티켓을 따로 구입해야 하는 내부 입장은 생략한다고 했다.

가까이 가서 보니 정말 어마어마한 규모여서 압도당했다. 사진으로 보는 피라미드는 별로 현실감이 없어서

크기가 가늠이 되지않았던거다. 피라미드를 쌓은 맨 밑단의 돌은 사람 키를 넘길정도로 높은 것이었다.

원래 피라미드는 백색 석회암으로 덮여 있어 단단하게 내부를 보호할 수 있었지만 중세 이슬람시대에

이르러 회교 사원이나 다른 건물의 건축 자재로 사용되어 지금은 남아있지않다고 한다.

위대한 인류의 유산을 한낱 건축 자재로 이용해버린 무식하고 야만스러움에 허탈감마저 든다.

피라미드를 건축할 때 만든 원래의 입구보다 10미터 밑에 새로이 만든 입구 ( 사실은 도굴꾼들이 뚫어놓은

입구 )를 통해 내부로 들어가면 좁고 가파른 통로를 허리를 구부리고 한참을 기다시피 올라가야 파라오의

현실에 다다를 수 있다. 땀에 젖고 숨이 턱턱 막히며 올라가 현실에 다다른 난 솔직히 좀 실망스러웠다.

아스완에서 가져온 붉은 화강암으로 만든 대왕의 석관외에 별로 볼 것이 없었다.

내가 건축을 안다면 통로를 만들어 그 거대한 구조물의 무게를 견딜 수 있는 현실을 만들고 그것이 오랜

세월 문제없이 버티어낼 수 있게 과학적으로 설계하고 건축해낸 이집트인들의 지혜에 대해 감탄하고

더 꼼꼼이 살펴봤을텐데. 하지만 그걸로 끝이었다. 그저 내부를 한번 들어가본 것으로 만족이었다.

 사실 투탕카멘의 무덤 말고는 모든 파라오의 무덤들이 도굴되어 남아있는게 아무것도 없으므로 당연하기도

하지만 벽화도 없고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규모에 압도 당했을뿐... 

피라미드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낙타를 잠깐 타고 사진을 찍기로 했다. 인솔자는 낙타꾼들에 대해  

단단히 주의를 주었다.  1달러만 주면 태워준다고 해서 낙타에 오르면 끌고 멀리 한적한 곳으로 가서

갑자기 50달러를 내라고 하고 항의하면 탈 땐 1달러, 내릴 땐 50달러라면서 내려주질않는 바가지

수법을 쓰고...여하튼 수많은 장사꾼들이 끈질기기도 하고 바가지도 잘씌우니 아주 조심하고 흥정을 잘해야

한다고 했다. 최강 삐끼로 유명하다고.

우린 잠깐 낙타를 타서 사진만 찍는 것으로 단체로 흥정을 했다.

쿠푸왕의 아들 카프레 왕의 피라미드가 세 피라미드 중 가장 아름답다고 손꼽히고 쿠푸왕의 것보다 약간 작은

크기인데 약간 높은 지대에 위치해서 더 높게 보인다. 게다가 꼭대기의 보존상태가 좋아서 흰 석회암의

부분이 남아있다. 카프레의 아들 멘카우레의 피라미드는 잇달은 거대한 피라미드 건설이 초래한 재정난에 

부딪쳐 가장 작게 건설되었다. 세 피라미드가 함께 나오게 기념촬영을 하는것도 잊지않았다.

 

 

 

                          꼭대기에 흰 석회암 부분이 남아있는 카프레 왕의 피라미드

 

 

 

 

 

 

                       피라미드 앞의 최강 삐끼라는 장사꾼들 - 그러나 장사가 영 시원찮다

세 피라미드가 함께 나오게 인증샷

 

 

스핑크스 쪽으로 이동을 했다. 스핑크스는 동물의 왕인 사자를 숭배하면서 생겨난 것으로 고대 이집트에서

신성한 존재로 여겼다. 적을 무찌르는 힘이 있어 신과 파라오의 수호자였다. 사람의 얼굴을 하고 사자의

몸을 가진 이 세계에서 가장 큰 석조 조각품은 카프레 왕이 건설한 것으로 정확하게 동서를 향해

앉아 있으며 눈은 해가 뜨는 동쪽을 응시하고 있다고 한다. 머리에 파라오를 상징하는 두건을 쓰고 턱에

파라오처럼 수염을 달고 있었지만 현재 수염은 떨어져 나가 없다. 또한 코 부분이 망가져있는데 나폴레옹의

이집트 원정 때 병사들이 얼굴에 대포를 쏴서 망가졌다고도 하고, 혹은 코가 없으면 부활할 수 없다는 고대

이집트의 전설을 들은 이슬람 군이 망가뜨린 것이라고도 한다. 나폴레옹의 조사단이 턱의 수염 조각을 

근처에서 발견하고 로제타 스톤과 함께 영국군에 넘겨주어 현재 영국의 대영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어릴적 읽었던 그리스 신화에서 여성의 모습으로 표현되었던 스핑크스의 수수께끼 얘기가 생각나고 수수께끼를

풀었던 오이디푸스도 생각나고....

가까이에서 보니 스핑크스도 아주 거대한 크기였다. 석회암을 깎아서 만들었다는데 피라미드와 마찬가지로

스핑크스도 역시 이것을 건설케한 파라오의 권력 과시욕이 엄청나다고 느꼈다. 

스핑크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다가 많은 관광객들을 만났다. 한가족을 만나 함께 사진을 찍고 싶다고

하니  아이들 아버지가 기꺼이 사진을 찍어 주었다. 아이가 귀여워서 볼펜을 하나 선물했다.

피라미드를 구경하고 버스를 타러 나오다가 많은 여학생들이 몰려와서 함께 사진을 찍었다. 수학여행을

왔다는데 아이들은 매우 쾌활했다. 어느 나라이건  하이틴들은 참 잘 웃는다. 자꾸 이름을 물어봐서 대답

해주느라 정신이 없었다. 이름을 말해줘도 까르르,  찍은 사진을 보여줘도 까르르... 급기야는 인솔한 선생님이

주의를 주고 흩어지게 했다. 내가 여자니까 경계심이 없고 외국인에 대한 호기심이 있어  웃어대며 반갑게 인사를 하는 그아이들이 참으로 예뻤다.

 

 

 

 

                     스핑크스 앞에서 만난 온통 검은천으로 가린 여인을 도촬

피라미드를 지키고 있는 스핑크스

바위들의 이음새를 보고 감탄했다. 원래의 모습은 살리면서 과학적으로.

 미소가 아름다운 소녀

아빠는 사진을 찍어주고 작은 아이는 수줍어 하고

수학여행 온 아이들 중에 유난히 예쁘고 쾌활했던 아이들과 함께. 이름을 말해줬는데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귀엽고 명랑한 여학생들, 사춘기 소녀들은 어느나라나 똑같다

히잡을 쓴 여학생들, 인솔하신 선생님이 정신없어 하시게 잘 웃고 발랄했다

 

 

 

점심식사를 하고 카이로의 이슬람 지구로 이동해 시타델 성벽과 요새를 방문했다. 시타델은 십자군으로부터

카이로를 지키기 위해 지어진 이슬람 군의 요새로 1,176년에 건설되었고 살라딘이 거주했고 궁전과 이슬람

사원, 박물관이 있다..

당시 파티마 왕조가 힘을 잃은 상황에서 쿠르드 출신인 살라딘이 실권을 쥐고 실질적인  왕이 되었다.

십자군의 영국의 사자왕 리처드 1세와의 전쟁으로 유명하기도 한 살라딘이 치세하는 동안 이집트는 크게

번영했다.

그중 가장 유명한 무하마드 알리 모스크를 관람했다. 카이로에서 가장 유명한 이슬람 사원이다.

터키의 건축 양식을 따라 지어졌고 모스크 내부에 무하마드 알리의 무덤이 있다고 한다.

반바지나 민소매 차림은 엄격히 금지되어 무릎 정도 길이의 반바지를 입은 나도 제지 당하고 약간의 돈을

지불하고 긴 옷을 빌려 입고 입장했다.

원래 이집트에서는 여자들이 가린다는 뜻을 지닌 히잡을 써서 머리카락을 가리는 일이 흔하다. 입까지

가리면 니까무 ( 니깜 )이고 아프간이나 사우디에서는 온 몸을 완전히 가려버리는 부르카를 입는다.

이집트에서는 히잡도 법으로 정해져 있지않고 개인의 자유 의사대로 하면 된다. 세속주의 이슬람을 추구했던

무바라크 시대엔 여성 뉴스 앵커에게 히잡을 쓰지않도록 했으나 새로이 들어선 무르시 대통령 시대엔 정통

이슬람 주의로 돌아가려는 움직임으로 뉴스 앵커가 히잡을 쓰고 출연한다고 했다. 

모스크 내부는 터키에서 보았던 사원처럼 내부가 참 아름다웠지만 터키만큼 화려하진 않았다.

엄숙하고 경건한 분위기였다. 

또 단체로 구경을 온 여학생들을 만나 사진을 함께 찍었다. 이름을 묻고 상기된 모습으로 즐거워하며

사진을 찍고 즐거워 하더니 헤어질 때 이집트 식으로 뺨 키스를 해주는 그애들이 사랑스러웠다.

 

 

 

 시타델의 성벽과 요새

 

 

 

 

열심히 설명을 들으며

 무하마드 알리 모스크

 

 

 

 

무하마드 알리 모스크의 내부

 긴옷을 빌려 입고서야 입장이 허용되었다 

 아이들의 친구가 찍어주었는데 많이 흔들려 아쉬웠다

 뚜렷한 눈매와 높은 콧날, 미인이 참 많다

 

 

 모스크 내부의 천정이 아름답다

모스크에 입장하다가 다양한 고운 색의 히잡들이 예뻐서

 거리에서 만난 청소하는 여인들

 온통 검은색으로 꽁꽁 두른 여학생들

시타델 성벽위에서 내려다 본 카이로 시내

 

 

카이로에서 유명한 재래시장인 칸 엘 칼릴리를 방문했다. 최대 규모의 시장답게 사람들이 많고 복잡했다.

우리가 도착한 시간은 오후 늦은 시간으로 곧 해가 지게 되어 시장 앞 광장을 가려주는 대형 우산들이

접히고 있었다. 워낙 덥고 태양빛이 강하니 낮에는 아주 커다란 우산들을 펴서 그늘을 만들고 저녁엔

접는거다.  초대형 우산들이 일제히 접어지는 모습이 신기했다.

 

 

칸 엘 칼릴리 시장 앞의 대형 우산 

 

 

 

시장 골목들을 돌아다니며 구경을 하고 작은 기념품과 차 ( tea )를 흥정해서 조금 사고...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다리가 아파 시장 앞 광장에 있는 찻집에서 차를 마시며 지나가는 사람들 구경을 했다.

 

저녁식사는 카이로 레스토랑 순위 3위 안에 든다는 시장안의 유명한 나깁 마흐푸즈 카페에서 하기로

했다. 전통 복장을 하고 서빙해주는 레스토랑 직원들과도 기념촬영을 잊지 않았다.

 

 

 

 

 

 

 시장 광장 뒤엔 이슬람 사원이 있었다

 시장에서 만난 모녀 - 사진을 찍어 보여주자 밝게 웃어주며 이름을 물어왔다. 악수를 하고 헤어졌다. 

 시장의 일상적인 모습이다. 아이시를 배달하는 아이가 아직 어린듯 했다.

이집트 인들의 주식인 아이시 ( 빵 ) 

 다른 이집션들과 달리 이 청년은 사진 찍히는걸 거부했다 ( 미안...얼굴은 안나오게 찍었어요 )

 

시장 앞 광장의 카페 - 뒤로 모스크가 보인다 

 

 

우리가 식사를 한 레스토랑 - 입구는 화려하지않다 

 

레스토랑 직원들과 함께

버스 안에서 본 시장 풍경

인구밀도가 높은 도시답게 아주 혼잡하다

차선도 없고 마구잡이로 끼어드는 차량들 - 이런데서 운전은 여간한 담력과 실력이 아니고서는...